나니아연대기에서 마녀로, 마이클 클레이튼, 번애프터리딩,
벤자민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등 많은 영화에 출연했음에도
52세 틸다 스윈튼은 매서운 눈과 날카로운 콧날로
우리에겐 그다지 친숙하지 않은 약간은 외계인처럼^^ 느껴지는 배우다.
대기업 가문을 이끌고 가는 남편은 회사일로, 자녀들은 다 커서 모두
외국에서 각자 자기 살 길 찾아 바쁘지만, 대저택에서 엠마(틸다 스윈튼)는
수놓기로 시간을 보내는 일상적 허무 중년기의 나홀로 고독에 젖어 있다가
어느날 아들 친구와 생각지도못한 격정에 휩싸이면서
드디어 수십년간 엄마로서 역할만 했던, 여자 라는 걸 잊고 살았던,
그 여자의 본능이 다시 뛰쳐나오게 된다.
그리고 걷잡을 수 없이 일이 전개되는데.
산레모 시내에서 그를 우연히 본 후 뒤쫒아가는 그 숨막히는 장면이
명장면이라고 할 수 있겠다^^
단 한번의 섹스로 그야말로 한 방에 훅 가버린 중년의 그녀는
온통 머리속이 뜨거운 격렬함으로만 가득할 뿐 그외의 다른 관계는 촛점이 흐려진다.
이걸 보여주기위해 영화의 전개는 처음부터 무려 80분정도 등장인물이 너무 많고
설정이 부스러기처럼 과하여 좀 심하다 할 정도의 지루함이 있다.
모든 건 왜 엄마에서 다시 본능적 여자로 탈바꿈하는지
심리적인 내면적인 본능적인 틸다 스윈튼의 모습에 촛점을 맞추고 진행된다.
중년의 그녀를 다시 뜨겁게 만들고 미치도록 활 활 타오르게 만든 그가 그리운 것이다.
재벌 부인답게 돈으로 얼마면 돼 얼마면 되냐구 의 자본주의적 사랑구매가 아니라
순수한 순진한 여자의 본능적인 사랑을 갈구할만큼 깨끗한 처녀마인드를 간직했기에
결국 동굴에서 지낼 만큼^^ 모든 걸 다 포기하지만 그후가 어떨지 궁금하기도 하다.
여담이지만, 유럽에서 중년여인들이 일부러 지중해나 중남미로 여행을 떠나는데
거기서 우연한 인연으로 하룻밤 원나잇 후 완전히 한방 훅 간 그리고 그 한번의 밤을
영원히 잊지못할 인생 최고의 밤이라고 추억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은데
아마 틸다 스윈튼도 그러지않을까 생각된다^^
루카 감독은 틸다 스윈튼만을 위한 영화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장이 아닐만큼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원숙한 에로틱한 성감이 풍부한 틸다 스윈튼의
모습을, 특히 촬영기법이 독특해서 인상적인, 특유의 유럽식 성인영화 표현방식으로
적나라하게 잘 보여주고 있다. 주변인들의 자잘한 이야기로 채우지말고
두 남녀의 불꽃사랑 폭풍사랑을 좀더 보여주는 방향으로 전개됐더라면 훨씬 좋았을 걸 하는
아쉬움이 무척 남는 영화다.
엄마에서 한 개인의 여자 로 그녀의 내면적 고충과 갈등 그리고 사회윤리 등 여러가지가
사랑 이라는 원초적본능과 충돌할 때 가차없는 현실을 누가 피해갈 수 있을까.
나는 사랑이다! 라고 당당히 외치며 정체성을 밝힌 여자, 본능적인 사랑
그 사랑이 전하는 메세지가 강렬하다. 비통하다. 파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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