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헐리우드 영화처럼, 미국의 지도자는 이 지구의 운명을 걱정하며 갖은 노력을 한다.
그리고 평범한 한 가족은 가장을 중심으로 똘똘 뭉치며 서로의 사랑을 재확인한다.
영화를 보고 있노라면 어떻게 저 차는 부서지지도 않고, 어떻게 저 사람이 비행기 조종을 저렇게 잘하며,
어쩜 저 두 사람이 그런 관계로 아는 사이냐며, 너무 어거지같다고 불만을 툭툭 내뱉게 되는 장면도 존재한다
이 뻔하디 뻔한 헐리우드식 영웅담. 하지만 <2012>에서는 영웅담이 조금 변주되어 나타난다.
우선 기존의 헐리우드 영화에서 미국 대통령은 영웅이 되어 살아남거나 영웅에게 최종 지시를 내리며
살아남곤 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선 죽는다. 이는 가족과 함께 바티칸에서 미사를 드리며 죽어가는 이탈리아의
수상의 모습과도 겹쳐지는데, 상당히 감동적이다. 또 다른 특이점은 이제까지의 영화들이 지구에 큰 재앙이
닥치기 전에 상황을 수습했다면, 이 영화는 지구에 재앙이 닥치는 상황까지도 보여준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미래를 함께 고민하자고 이야기한다. 꽤 신선한 발상이다.
2012년에 실제로 그런 일이 벌어질까. 솔직히 난 아니라고 믿는다. 그냥, 요즘의 이 불안정한 시대상이 더해준
약간의 망상이 여러 떠도는 말들과 겹쳐지는 것일 뿐이라 생각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살아남기 위한 배표를
사기 위해 10억 유로를 모으느니, 수많은 필부필녀들처럼 사랑하는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며 한 순간이라도
더 함께 하며 살아가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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