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소 뻔한 길을 내달린다... ★★★
흥신소를 운영하는 전직 강력계 형사 강태식(설경구)은 어느 날 불륜 현장을 잡아달라는 의뢰를 받고 급습한 모텔에서 여자의 시체를 발견한다. 게다가 그 여자와는 악연이 있는 사이. 범인으로 몰려 경찰에 쫓기게 된 태식은 누구가로부터 누명을 벗으려면 여당에 불리한 증언을 준비 중인 윤대희(이성민)를 납치하라는 전화를 받는다. 사면초가에 몰린 강태식은 과연 이 위기를 어떻게 벗어날 것인가.
우선 액션 영화를 표방하는 <해결사>에서의 액션 시퀀스들은 꽤 괜찮은 편이긴 하다. 분명히 <본 시리즈>에 영향을 받은 것임이 명백해 보이기는 해도, 몇 차례의 추격 장면이라든가 비상계단, 욕실 등에서의 다채로운 액션은 과다할 정도로 짧게 이어 붙임으로서 정신을 혼미하게 만든다. 그리고 사실 알고 보면 <본 시리즈> 이후 나온 액션 영화에서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받지 않은 영화가 과연 얼마나 되겠는가. 특히 스프링클러가 터진 정신병원 복도에서 태식과 살인마의 액션 장면은 강한 인장을 남긴다.
그런데, 액션장면만 그럴 듯하다고 좋은 액션영화가 되는 건 아닐 것이다. <해결사>의 전반적 느낌은 다분히 뻔한 길을 내달린다는 것이다. 모르는 상대로부터 전화가 걸려와 그 전화의 지시대로 움직이니 거의 오차 없이 경찰의 추적을 피해 도망갈 수 있다거나 가장 가까이에 자신을 배신한 사람이 있다는 등의 설정은 <이글> <잠복근무> 등의 영화를 그대로 연상시키며, 특히 독신인 형사와 딸의 관계 내지는 형사 딸의 캐릭터는 너무 진부할 정도로 전형적이다.
주연급들의 연기도 다소 실망스런 부분이 있다. 묘하게 설경구는 열심히 하지 않는 듯한 느낌이 있었고, 이정진은 내면의 표현이 없는 단선적 캐릭터로 아무런 매력을 주지 못한다. 특히 강태식과 장필호, 원주봉(주진모)이 꽤 오랫동안 가족처럼 인연을 이어왔다는 점에서 이정진의 연기에 더욱 아쉬움이 남는다. 반면 조연들의 연기는 이 영화에 유쾌한 활력을 불어 넣어 그나마 영화의 이미지를 살아 있는 듯 느끼게 한다. 오달수, 송새벽, 이성민, 앞으로도 여전히 주목할 배우들임이 분명하다.
※ 정치권의 비리를 액션과 결합해 나름 현실을 반영하려는 태도는 긍정가는 부분이 있지만, 사실 국회의원과 일개 강력계 형사가 이토록 굳건한 연대 관계를 맺고 있는 것 자체가 현실하고는 조금 괴리된 듯 느껴진다. 현실에서 국회의원이 정보가 형사라면 몰라도 강력계 형사와 인연을 맺을 일은 거의 없다. 좀 더 현실적으로 스토리를 맞춘다면 장필호(이정진)는 경찰이 아니라 검사인 게 좀 더 나아 보인다. 물론 영화에서의 재미를 위해 충분히 가능한 변용이라고는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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