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겐 너무나도 잘 알려진 알렉산더 듀마의 원작소설 '몬테 크리스토 백작'을 기억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멋진 원작을 영상으로 옮기기엔 너무나 힘이든다. 왜냐하면 그건 바로 대중들이 그 원작의 감동을 고스란히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영화 몬테 크리스토 백작은 그런 면에 있어서 원작소설을 고스란히 재현했다기 보다는 헐리우드 버전으로 손을 본 느낌이 많이 든다. 개인적으로 헐리우드 버전으로의 각색을 좋아하지는 않는다. 많은 물량과 화려한 배역진을 통해서 새롭게 태어나기는 하지만 제작자의 손에서 해피엔딩으로 허무하게 끝이나기 때문이다.
아무튼 이 영화를 보면 우선 '프리퀀시'와 '하이 크라임'에서 샤프한 형사나 군인역을 보여줬던 짐 카비젤이 주인공 에드몬드 단테스를 맡고 있고, '메멘토'에서 선이 굵은 연기를 보여줬던 가이 피어스가 악역 페르난도역을 맡고 있다.
에드몬드 단테스(짐 카비젤)은 페르난도(가이 피어스)와 절친한 우정을 나누는 사이이다. 하지만 페르난도는 단테스의 여자를 사랑하고 질투한 나머지 우정을 배반하게 되고 단테스는 감옥에 수감하게 된다. 그러자 단테스는 감옥에서 복수를 꿈꾸며 하루하루를 보내다가 귀인을 만나 탈옥에 성공하고 막대한 부를 기반으로 차츰차츰 복수의 칼날을 갈 게 된다.
'워터 월드'와 '의적 로빈후드'의 감독이었던 케빈 레이놀즈의 헐리우드 버전이다 보니 좀더 화려한 의상과 멋진 배경, 그리고 화려한 배역진, 거기다 스타급 배역을 등에 업고 있다. 원래 원작이 좋다보니 줄거리야 더할 나위 없이 좋지만 헐리우드 버전에서는 복수의 화신으로서의 단테스를 약하게 묘사하고 있다. 또한 잘 생긴 짐 카비젤은 단테스의 인물을 잘 이해하고 있지 못한 듯 하다. 글을 잘 몰라 나폴레옹의 편지로 곤경에 빠지는 그런 순진하기만 한 바보역엔 어울릴지 모르나, 복수의 화신으로서의 단테스는 그가 잘 표현을 못하고 있는 듯 하다. 내러티브의 전개나 인물설정 등에서의 치밀한 짜임새보다는 그냥 돈 쳐바른 오락물일뿐이다. 따라서 원작을 모르는 이에겐 괜찮은 어드벤쳐물 한편일테이지만 원작을 알고 있는 이에겐 더 없이 실망인 작품으로 보인다. 리차드 챔벌레인 주연의 (1975년도 작) 몬테 크리스토 백작에 오히려 한표를 주겠다.
from 또올 (newddol@orgio.net) http://www.kyoko.p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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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테 크리스토(2002, Alexandre Dumas' The Count Of Monte Cristo)
제작사 : Spyglass Entertainment, Count of Monte Cristo, Ltd., World 2000 Entertainment, Ltd. / 배급사 : 브에나비스타 인터내셔널 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