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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색 몬테 크리스토
butbary 2002-03-25 오전 12:05:12 770   [2]
각색이라하면 소설 등의 이야기를 원작으로 해서 영화나 연극,
TV드라마를 만드는 것(극화)을 말합니다. 이런 경우는 상당히
많은데, 예를 들자면 "쥬라기 공원"을 언급할 수 있겠습니다.
뭐, 요즘에는 거꾸로 극화가 인기를 얻어서 소설화 되는 경우도
종종 있었던 것 같습니다.

어째튼 아쉬운 것은 소설을 먼저 읽고 '아, 언제 영화가 나올려나'
생각하면서, 기다리고 기다리다, 마침내 만들어진 영화를 보면
실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는 것입니다. 주로 소설, 그러니까
비시각적인 매체가 제공하는 그 풍부한 상상의 세계를 시각매체가
따라잡울 수 없다는 거죠. 또는 한 사람(감독)의 눈에 비친 내용은
다른 사람(독자)의 눈에 비친 그것과 다르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
이라고도 할 수 있겠구요.

그러므로 각색을 할 때에는 원작에 충실할 것이냐, 아니면 원작을
바탕으로 새로운 내용을 만들어낼 것이냐,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은 영화? 죽도, 밥도 아니면 장사
망하는 거죠. 원작에 충실한 영화, 쉽게 말해서 소설을 있는 그대로
스크린에 표시하는 겁니다. 얼마전에 개봉했던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이 그 예가 되겠지요. 원작을 바탕으로 만들어낸 새로운 내용의
영화? 스타쉽트루퍼스가 그 예가 되겠죠.(개인적으로 원작자인
R. A. 하인라인을 매우 좋아해서, 솝꼽아 기다렸던 영화 중에 하나
였지만, 역시... 가공할만한 뒷통수를 맞았습니다. 그래도 아쉬워서
세번이나 봤건만 역시 그영화는 '새로운 내용'이었습니다. 원작과
동일한 것이라고는 주인공들의 이름뿐인...문제는 영화가 졸작이었다는
거죠. 전 원작에 충실한 스타쉽트루퍼스를 바랬던 것이었습니다.)

오늘 한대방송국에서 주관했던 '몬테크리스토'를 보았습니다.
운동을 빼먹고(죄송합니다, 사범님. 들통나면 저 죽습니다.) 보았는데,
결론은 '오, 보길 잘했다. 볼만한 영화였다'입니다. 사실은
영화 '몽테크리스토'가 원작에 충실한 영화이길 기대했습니다.
알렉산드르 뒤마가 쓴 '몬테크리스토 백작' 또는 '암굴왕'이라는
소설은 매우 좋아하는, 그래서 몇번씩이나 되풀이해서 읽었던 책이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영화 '몬테크리스토'는 새로운 내용의 영화였습니다.
주인공인 에드몽 당테스(영화에서는 에드몬드 단테스라고, 영어식
발음으로 고쳐져서 나오더군요. 실은 프랑스가 배경인데, 훗,
영어를 쓰다니)가 모략에 당해서 십수년간 형무소 생활을 하다가
탈출해서 복수를 하는 큰 줄거리는 원작과 동일했습니다. 하지만
여러 등장인물들이 빠지고, 원작에서 가장 흥미진진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당테스, 아니 몽테크리스토 백작의 복수-복수를 위한
크고 작은 전략이랄까요?-가 비교적 단순하고 새로운 것으로 바뀌고,
등등. 기대했던 내용들을 눈으로 보지 못해서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아쉬움은 그정도면 충분했습니다. 영화 '몬테크리스토'는
새로운 내용의 영화였기 때문입니다. 이제까지 본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각색이라는 생각이 들었지요. 원작의 내용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는지 초반전개가 조금 느린 듯도 했지만, 전체적인 흐름도
마음에 들었고, 적절한 긴장감과 간혹 섞여있던 어색하지 않은 유머도
좋았습니다. 너무 유명해서 식상한 배우들이 나오지 않았다는 것도
(배우들이 들으면 왜 자신들의 수준을 낮추냐고 불평할지도 모르지만
뭐, 원체 아는 사람이 적으니, 큭) 좋았습니다. 새로운 내용 중에 좀
불만스러웠던 것을 굳이 꼽으라고 한다면, 시간 상의 제약(각색의
어려운 점의 첫째가 이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때문인지 원작보다 짧아진
백작의 복수극이 좀 작위적이었다는 것과(기구를 타고 등장했던 건 좀
오바한 듯한...) 결말부의 호소력이 약하다는 것 정도를 들 수
있습니다.

그래도 아까 말씀드렸듯이, 결론은 '볼만한 액션영화였다'입니다.
무차별적으로 때리고, 맞고, 쏘고, 터지는 영화를 위해 쓰는 돈,
원체 아까워하는 저입니다만, 이 영화 찌르고, 때립니다. 오히려
뭔가 가슴에 찡해서 눈물 한방울이라도 안흘릴 수 없는 영화를
더 좋아하는 저입니다만, 이 영화 미안하지만 눈물 한 방울도
안납니다(원래 원작의 장르도 멜로나 드라마류가 아니므로). 하지만
적절하게 스릴있고, 즐거웠던 영화였던 것 같습니다

만약 영화를 보실 거라면 원작을 한번 읽어보시면 좋을 듯합니다.
영화보기 전에 읽으신다면, 분명코 마음에 드셨을 원작에 대한
나름의 기대를 갖고 영화를 보시게 될 것이고, 영화를 본다음
읽으신다면 영화보다 더 흥미진진한 원작에 감탄하실 것 같습니다.

인생도 각색 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지금의 선택에 후회스러운 적 많으니까요.
하지만 그런 기회는 절대로 오지 않겠지요.
인생은 영화처럼 지켜보는 것이 아닌,
그 속에 들어가서 직접 행하는 것이니까요.
영화속 주인공이 영화를 각색할 수 없듯이 말이죠.

- 사류비평가, 곤.

(총 0명 참여)
jhee65
영화속 주인공이 영화를 각색할 수 없듯이 말이죠.   
2010-08-22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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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테 크리스토(2002, Alexandre Dumas' The Count Of Monte Cristo)
제작사 : Spyglass Entertainment, Count of Monte Cristo, Ltd., World 2000 Entertainment, Ltd. / 배급사 : 브에나비스타 인터내셔널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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