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서 예능프로 나오는 배우는 악역을 하면 안되는구나라는 사실을
오늘 영화 해결사를 보면서 새삼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추석시즌에 흥행할 만한 영화로 나름대로 기대하고 시사회까지 찾아가 영화를 봤는데...
무엇보다도 이 영화의 가장 큰 문제는 악역인 이정진씨가 전혀 사악해 보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그가 출연하는 KBS 예능버라이어티 <남자의 자격>의 '비덩(비쥬얼 덩어리)' 이미지 때문인지,
전혀 사악해 보이긴 커녕 아주 사람 좋아보이는 훈남 스타일로 보이더군요...
이정진씨가 나올때마다 웬지 주위에 이경규씨, 김태원씨가 나올것 같고, 예능프로에서처럼 훈훈한 미소를 보여줄 것 같고... 도저히 이정진씨를 사악한 존재로 몰입하기가 힘들더군요.
영화 <아저씨>의 감독이 악역인 태국 배우를 캐스팅한 이유도, 한국에서 도저히 새로운 악역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배우를 찾을 수가 없어서 찾다가 찾다가 태국배우를 캐스팅했다고 하는데...
이 영화의 감독은 무슨 생각으로 TV예능프로에서 훈훈한 이미지를 풍기는 배우를 악역에 캐스팅했는지...
도무지 이해를 할 수가 없네요.
설경구씨 캐릭터도 공공의적이나 강철중이나 이전에 출연던 액션영화 캐릭터들과 별 다를게 없고...
한마디로 영화 <아저씨>와 너무 비교가 되는 영화더군요.
영화 <아저씨>를 시사회로 봤을 때는 "와! 다음에 돈내고 한번 더 봐야지"라고 생각했는데,
영화 <해결사>를 보고 나서는 솔직히 시사회 보러 온 차비가 아깝더군요.
영화의 스토리도 90년대 영화<누가 용의 발톱을 보았나>부터 시작해서 헐리웃 액션영화까지 어디서 많이 본 스토리를 여기저기 짜집기 한 듯한 느낌이고,
영화속 캐릭터들도 하나같이 전형적이고 틀에박힌 캐릭터들이더군요.
아! 형사로 나온 송새벽씨만 제외하구요.
그나마 송새벽씨만 아니었으면 중간에 나갔을 겁니다.
한국 액션 영화의 새로운 수준을 제시한 <아저씨>때문에 앞으로 눈높이가 높아져 이제 이런류의 구태의연한 영화는 못 보겠네요...
차라리 <아저씨>를 한번 더 보는게 나을 뻔 했습니다.
이 영화는 그리 추천해 드리고 싶은 영화는 아니지만,
영화 <아저씨>를 안 보신 분이나 KBS <남자의 자격>을 안 보시는 분들은 그나마 좀 볼만할 수도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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