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쨌거나 저쨌거나~~ 영화는 범죄 현장에서 시작됩니다. 그리고 태식과 소미가 말은 하지 않아도 서로를 의지하는 사이라는 것을 조금씩 드러냅니다. 앞으로 벌어질 거대한 사건의 타탕성을 설명해 주는 건데요, 근데 사실 이 부분이 좀 약합니다. 영화를 보기전에 이미 드라마가 약하다는 건 어느 정도 알고 본 것이기 때문에 그 점을 감안하고 봤지만 그래도 스토리가 너무 힘이 빠집니다.
"아저씨"는 개봉전에 이미 테이큰의 한국 아류작이라는 평이 있었습니다. 테이큰을 굉장히 재미있게 본 저도 그래서 더욱 기대를 했었죠^^ 한국에서도 재미난 액션영화가 나올 때가 되지 않았습니까~~ ㅎㅎ 열혈남아로 수컷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개싸움을 보여줬던 이정범 감독이 야심차게 준비 한 작품 이기도 하거니와 원빈!! 이름만 들어도 꽃들이 날아다닐 듯한 원빈씨가 잔인한 전직 요원으로 최강의 액션을 보여 준다니 평소에 액션이 그리 땡기지 않던 저도 개봉 날만 손꼽아 기다렸다면 믿으실까요~~?? 부끄럽지만 사실입니다...
그런데 저는 영화를 보면서 내내 소리를 지르거나 인상을 쓰거나 둘 중 하나였습니다. 물론 중간중간 웃기도 했지만요~~ 진심으로.. 만식이와.. 종식이는 최곱니다..ㅋㅋㅋ 여기 나오는 조연분들의 연기가 장난이 아님을 모든분들께 꼭!! 알려드리고 싶네요~~ㅎㅎ 우선 원빈씨가 클로즈업 되면 저는 저도 모르게 탄식을 내뱉었습니다. 어떻게 거지머리를 해도!! 반삭을 해도!! 거지같이 입고 있어도!! 총을 맞아도!! 그는 멋집니다.. 특히 혼자 머리를 자르는 장면과 도끼들고 뛰는 장면에서는 남성분들도 탄식을 하시더군요..
그리고 제가 인상을 쓴 이유는... 이 영화가 모든 범죄의 집약체라는 겁니다. 이 영화에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자행되고 있는 범죄 중 그 죄질이 아주 안 좋다고 할 수 있는 범죄들이 영화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계속해서 그리고 끊임없이 나옵니다. 그것도 가장 극단적인 방법으로요.. 그리고 어쩌면 새로운 범행수법을 제시하기도 하죠.. 영화라는 이름으로 말이죠.. 전 예전에는 그냥 영화라는 이름으로 모든 영화를 보고, 분석하고, 평가 내리길 좋아했습니다. 그러나 언젠가 부터 더 자극적이고, 저 잔인하게.. 라는 슬로건 아래 다양한 범행 수법들을 쏟아내는 영화들을 기피하기 시작했고, 현재 그런 영화는 골라서 잘 보지 않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아저씨"라는 영화는 아무래도 많은 모방범죄를 양산할 듯 보입니다. 요즘처럼 현실과 게임을 구분하지 못하는 분들도 많고, 또한 많은 연쇄 살인범이나 범죄자들이 영화를 보면서 범행을 계획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면에서 봤을 때 이 영화는 그런 분들에게 매우 매력적으로 느껴지실 것 같습니다.(그래서 걱정이 되죠...저는...)
얼핏 보면 옆집소녀를 구하려는 그냥 옆집 아저씨는 소녀와의 관계는 레옹이지만 암울해 보이는 옆집 아저씨가 알고보니 정보요원이여서 그 많은 사람들을 모두 해치운다는... 굉장히 테이큰 스러운 진행 상황과.. 그리고 홍콩 느와르적인 영상의 색감까지.. 여기저기서 짜집기 한 듯한 그리고 낯설지 않은 이 모든 것이 저는 굉장히 불편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 "아저씨"를 제가 비난할 수 없는 건 액션에 있습니다. 뭔가가 굉장히 잘 짜여진 듯 보여지는 액션은 왜 이 영화가 많은 사람들에게서 찬사를 이끌어 낼 수 있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아저씨는 일반적인 액션이 아닌 동남아의 실전 무술인 브루나이 실라트나 필리피노 칼리 등을 3개월 동안 익혔다고 합니다. 감독은 원빈님께 액션의 순발력을 원하셨다고 했는데.. 그래서 그런지 원빈씨의 액션은 표정도, 감정도, 자비도 없습니다. 그리고 망설임도 없습니다. 이는 정을 최고의 덕으로 아는 한국인들의 정서와는 맞지가 않지만 그것에 대한 거부감은 들지가 않습니다. 다른면에서 보면 그가 정말 옆집 소녀를 찾기 위해 무차별적인 살인을 하는 건지. 아니면 아내를 잃고 그 동안 눌러왔던 분노가 옆집 소녀를 계기로 폭발한 건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한 가지 사실은 그는 목숨을 걸었다는 겁니다. 그래서 그는 무서울 것도 거칠것도 없습니다.
저는 하이라이트 부분을 보면서 문뜩 든 생각이 있는데요... 하이라이트의 등장 장면.. 참 낮익다... 하는 겁니다... 하지만 그 의문도 오래가진 않습니다. 바로 "올드보이"의 장도리 씬!!!! 그리고 그 씬을 능가하는 "아저씨"의 단도 씬!!! 평소에 단도는 그저 휙 던지면 콕 하고 박히는 듯한 인상의 그렇게 위협적이지 않으며 무기 중 표창과 더불어 가장 영향력 업는 무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 생각은 어제 영화를 보면서 시원하게 박살이 나버렸습니다.. 제가 봤던 어떤 액션 장면보다 인상깊었던 단도 씬!! 그냥 옆집 아저씨일 뿐인 태식은 단도 하나만으로도 살인병기가 됩니다. 그리고 그는 불필요한 어떤 움직임도 보이지 않습니다. 상대를 공격함에 있어 그 움직임의 깔끔함이란.. 마치 꿈을 꾸듯... 어디선가 브이 포 벤데타의 유명했던 공격이 연기처럼 표현됐던 바로 그 장면처럼~!! 태식의 움직임도 감히 새롭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액션에 너무 힘을 쏟아 부은 탓일까요...?? 모든 상황이 끝난 후에 맥이 빠진 느낌이란.. 정말 제가 머라 할말이 없더군요.. 뭔가 큰 반전은 아니었어도 그렇게 끝나는 건 아니죠~~ 네???
그리고 영화를 보면서 안타까웠던.. 한 가지... 태식을 움직이게 만드는 소미는 외로운 11살 소녀인데요.. 그런데 그 소녀는 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게 아니라.. 어른에 필요에 의해 존재하는 캐릭터라는 걸 너무 대놓고 보여주는 듯 했습니다. 만들어진 캐릭터.. 소미에게서는 아이에게 느껴지는 아주 작은 순수함도 느낄 수 없이 어른이 보고 싶은 아이의 모습만을 보여줍니다. 많은 영화들이 하는 실수를 그대로 답습한거죠... 아저씨라는 영화가 더 성공을 하려면 분명 태식의 액션 뿐 아니라 소미라는 아이의 캐릭터도 살아났어야 합니다. 하지만 아이가 나오는 모든 작품은 아이들의 눈에서 만들어져야 합니다. 물론 이미 세상의 때가 껴버린 어른의 눈으로 아이의 눈높이를 맞춘다는 게 어려울 지도 모르죠.. 하지만 아이를 이용해 억지로 눈물을 짜내려는 얄팍한 생각은 이미 수준 높은 관객들이 모를 거라고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영화를 만드시는 감독님이나 작가님이 아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 영화는 영화일 뿐이라는 걸 영화를 보시는 모든 분들이 인지하시길 바랍니다. 이 영화로 인해 피해를 당하는 단 한명의 피해자도 생겨서는 안되는 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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