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호감을 갖고 있지만 언니를 돌봐야 하는 양양은 쉽게 티엔커에게 마음을 열지 못한다. 하지만 티엔커는 양양에 대한 마음을 거두지 않는다. 장애의 짐도 기꺼이 감당하려는, 아니 장애를 짐으로 여기지 않는 티엔커의 마음은 어린 사랑이라고 치부할 수 없을 정도로 성숙하다. 장애에 구애받지 않고 밝고 건강한 사랑을 키워가는 이들의 모습은 아름답다. 더불어 장애를 딛고 독립적으로 살아가려는 언니 샤오펑과 고된 삶 속에서도 불평하지 않고 언니를 뒷바라지하는 동생 양양의 자매애, 그리고 장애를 장애로 여기지 않고 감싸 앉는 티엔커 부모의 사랑 등 건강하고 밝게 살아가는 주변 인물을 그린 서브플롯으로 이야기가 더욱 풍부해진다.<청설>의 착한 인물들이 일궈내는 아름다운 이야기는 풋풋한 사랑의 감성으로 인해 더욱 빛이 난다. 모니터를 부여잡고 양양이 메신저에 로그인하기만을 기다리는 티엔커, 집에 찾아온 티엔커를 창문 뒤에 숨어서 훔쳐보는 양양 등 사랑에 빠진 연인의 모습이 스케치된다. 두 인물의 눈물, 쿵쿵 뛰는 심장박동까지 고스란히 스크린을 넘어 전해진다. 그 중 수화로 이뤄지는 대화 신은 두 연인의 감정이 극대화되는 순간이다. 말소리가 아닌 손짓과 눈빛, 그리고 얼굴 표정 등 온몸으로 이야기하며 사랑을 주고받을 때, 흔치 않은 고요함이 절로 이들의 감정에 몰입하게 하고, 이들의 사랑에 귀 기울이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