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선 체면에 목숨 걸고 뒤에선 본능에 탐하여 취하고. 조선이라는 시대를 배경으로 이 모순을 시나리오 작가이자 데뷔작 감독이 된 김대우는 조소를 실컷 날린다. 제목처럼 서생과 음란함을 한데 엮어. 시절의 혼탁함은 저 멀리 인간에게 내재한 면들을 거리낌 없이 공유하고 즐기는 뒷골목 문화에 흠뻑 취한 선비가 자신에게 내재한 글쓰기 능력을 발휘하여 음란소설의 대가로 거듭나는 스토리 자체가 코믹하면서 전복의 재미가 있다. 닥터봉으로 코믹에 재능 있음을 일찍이 증명했던 한석규와 존재 자체가 희극스러운 오달수의 매력 그리고 답답한 관리에서 엉뚱한 자질을 발산하는 이범수 등 배우들의 하모니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