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학생 데이브(아론 존슨)는 존재감없는 하루하루를 자신의 친구들과 어울리는 재미로 살아갑니다. 그러다 문득 슈퍼히어로가 되기로 마음 먹고 인터넷으로 복장도 구입해 시민을 돕겠다며 거리로 나섭니다. 영웅의 길은 그가 생각한 이상으로 험란했고 생명을 위협받기도 하지만 우연히 갱들 싸움을 도와준 뒤 인터넷을 통해 새로운 영웅이 됩니다. 한편 슈퍼캅이었던 데이먼(니콜라스 케이지)은 억울한 누명을 쓰고 아내까지 잃은 뒤 민디와 함께 프랭크에게 복수만을 꿈꾸며 때를 기다립니다. 그러던 중 서로의 업무로 우연히 만난 그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영웅이 되지만 뜻하지 않은 사고로 인해 상황은 뒤바뀌고 남겨진 영웅들은 공동의 적 프랭크를 대적하기 위해 마지막 계획을 수행합니다.
원작자인 마크밀러의 마블 코믹스사 동명 만화 시리즈를 <레이어 케이크>, <스타 더스트>를 감독한 매튜 본의 연출을 통해 스크린으로 부활했습니다. 영웅을 바라 보는 독특한 시각의 마크 밀러는 이전 <와치맨>보다 더 인간에 초점을 맞춰 '왜 인간은 스스로 영웅이 되려 하지 않는가?' 라는 질문을 하고 매튜 본 감독은 그의 물음에 전작에서 볼 수 없었던 잔혹한 B급 액션 영상으로 원작의 질문에 대한 답을 찾습니다. 파격이다 못해 충격적이기한 등장 인물들 (특히 11살 힛걸의 거침없는 액션)의 모습은 슈퍼 히어로 영화의 새로운 흐름과 세대 교체를 연상시키며 기존의 슈퍼 히어로 영웅들의 영화와 다른 새로운 재미를 선사합니다. 이런 이유로 오락 영화에 인색한 비평가들조차 의외로 높은 점수와 관객들의 예찬으로 흥행 몰이를 하고 있네요.
"킥 애스"
'때려 눕히다', '엉덩이를 걷어 차다'라는 사전적 의미를 갖는 제목과는 달리 영화는 잔혹합니다. 자르고 찌르는 건 기본이고 나무 찜통에 사람을 넣고 터뜨려 버리거나 차와 함께 사람을 뭉개버립니다. 착한 사람을 괴롭힌 악당에게 당연한 댓가라는 이유로 거침없이 보여주는 폭력적인 행동은 선과 악의 구분이 없습니다. 아버지는 11살 딸에게 살인 기술을 가르치고 생일 선물로 칼을 사주며 총맞는 훈련을 시키기위해 방탄 조끼를 입혀 총을 쏩니다. 복수와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사용되는 폭력은 정당화의 논점에서 벗어나 있고 이를 평가할 법과 경찰은 그저 방관자적 입장에서 이들을 지켜볼 뿐입니다.
"긍정의 힘과 순수함의 완벽한 조화"
영웅을 꿈꾸던 데이브는 만화로 동경한 영웅이 되기 위한 조건으로 이것을 꼽았습니다. 존재감없는 학생에서 '킥애스'로 변한 뒤 모습엔 자신감이 생기고 악에 맞서서도 잘 될거라는 근거없는 자신감을 발휘하지요. 하지만 현실은 칼에 맞고 뺑소니를 당하며 자신이 집단 구타를 당해도 방관하거나 카메라를 찍을 뿐 누구하나 도와주지 않습니다. 모두 자신이 영웅이 되길 꿈꾸지만 선뜻 나서지 못하고 가면으로 얼굴을 가리고 영웅 복장을 입어도 인간이 갖는 현실의 벽은 영웅이 되기를 가로막습니다. 하지만 날지 못하고 총알을 막을 순 없어도 그런 능력을 발휘하는 현대의 장치를 통해 진정으로 꿈꾸던 영웅이 되어가는 모습은 누구나 영웅이 되려하면 영웅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을 줍니다.
"우리가 시작한 걸 끝내는 거야"
빅 대디와 힛 걸이 꿈꾸던 거대 악 프랭크에 대한 복수 그리고 킥 애스가 영웅이 되는 과정은 잘 짜여진 스토리와 뛰어난 영상 거기에 색다른 음악이 어울어져 신선한 재미를 선사합니다. 어둠속에서 조명을 바꿔가며 벌이는 총격전이나 마지막 악당과의 일전 그리고 30만불이나 하는 신비한 정체가 밝혀지는 결말과 마지막 바추카포 한방을 날리는 장면은 아름답고 감미로운 Pop , 가스펠, 동요 등 다양한 음악과 함께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만끽하게 합니다.
"쑈는 끝났어"
거침없는 한바탕 총질 뒤에 그들은 가면을 벗고 인간적인 모습으로 돌아가 본래의 자신을 소개합니다. 그리고 이들의 'Show'는 끝나 행복한 생활을 보여주지만 Queen의 'Show must go on'이란 노래처럼 다음 속편을 암시하며 아쉬워하는 마음에 위안을 줍니다. 영웅이 되려한 평범한 소년의 영웅 이야기는 조만간 새로운 이야기로 달라진 시대에 진정한 영웅에 대해 이야기하겠지요. 특별한 능력도, 막대한 부로 만든 최첨단 하이테크 장비도 없는 우리와 다른 바 없는 지극히도 현실적인 영웅 이야기는 우리도 마음만 먹으면 영웅으로 살 수 있다는 새로운 영웅의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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