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에 깊고 짙은 음영을 넣어주지 못한 게 안타깝다. 착하고 순진하고 어수룩하기만 한 주인공은 생각이 없고 답답해 보인다. 이야기가 진행됨에 따라 캐릭터에 변화가 있고, 성장과 치유가 일어나야 하는데 그런 도약은 발생하지 않는다. 여전히 아기 같고 수줍으며 도무지 재미가 없다.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얼굴조차 밋밋하게 느껴진다. 올해 여성영화제 상영작이기도 한 <데저트 플라워>는 실화를 바탕으로 아프리카 여성의 화려한 성장과 감춰진 아픔을 여성 감독의 시각으로 다룬다는 점에서 기대를 갖게 했다. 하지만 감독의 분명하고 힘찬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극적 재미도 부족했지만,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여성에게 자행되는 야만적인 행위에 대한 문제의식을 일깨우기에도 역부족이었다. 고통과 감동이 한데 섞인 와리스의 드라마틱한 삶을 엮어내기엔 감독의 역량이 부족해 보인다.세계적인 슈퍼모델 와리스 디리의 기적 같은 감동실화를 영화화하여 4월 최고의 기대작으로 떠오른 <데저트 플라워>(수입/배급: ㈜영화사 구안)가 실제 이야기의 주인공과 극중 주인공으로 출연한 배우의 특별한 인연으로 화제다.영화 <데저트 플라워>의 실제 인물인 기적 같은 여정의 주인공은 바로 1990년대를 대표하는 슈퍼모델인 와리스 디리. 강제 결혼을 피해 고향 소말리아에서 도망친 와리스는 영어도 할 줄 모른 채 런던의 맥도날드에서 일하던 중 유명 사진작가 테렌스 도노반의 눈에 띄어 모델 일을 시작하고 점차 국제적인 명성을 얻게 된다. 이후 뉴욕으로 이주, 초대 슈퍼모델 중 한 사람으로 각광 받았으며 유명 패션잡지의 표지를 장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