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는 많은 부분 스포일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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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롤 압박이 심합니다.
(원래 저처럼 글 못쓰는 사람들이 말이 많습니다. -.-;;)
Daybreakers (새벽을 여는 자들)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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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급 영화란?
http://kin.naver.com/qna/detail.nhn?d1id=3&dirId=303&docId=88685300&answerNo=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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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크락을 닮은 영화? 배우들 때문에 보는 영화?
우선 이 영화는 성인영화입니다. 야한 영화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다소 충격적인 메시지와,고어적인 장면들이 곁들여진 약간은 매니아적인 영화에 가깝습니다.
더불어 이 영화에서 구세주처럼 등장하는 월렘 데포의 경우 '플래툰'에서의 전사의 모습은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으실 겁니다. 제가 본 영화 중에서라면 '분닥 세인트'의 약간 사이코틱하면서 다소 촐삭거리는 악동격인 형사의 모습에 조금 더 가깝게 닮아 있습니다. 나무 밑에서 노래를 흥얼거리며 심장에 손을 얹는 장면은 약간 이상한 아저씨 같으면서도 마치 삶을 달관한 듯한 그만의 특유의 매력적인 모습이기도 하죠. (표현력이 부족해서 말로 표현하기는 어려운데 '스파이더 맨'에서의 고블린 역 이후 개인적으론 월렘 데포의 캐릭터나 그가 던지는 대사들은 미소를 절로 짓게 만듭니다. 이런 배역은 그와 매우 잘 들어 맞는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면에선 배우들 때문에 보는 영화다라고 하는 편이 조금 더 편할 듯 합니다. 제가 가장 인상 깊게 본 영화 중에선 '이벤트 호라이즌'의 샘 닐이 이 영화에서는 탐욕적이고 냉혈적인 찰스 브롬리 사장역을 맡았고, 담배 하나 물었을 뿐인데도 '가타카'의 쓸쓸한 에단 호크의 매력, 그리고 그의 동생역으로 '트라이앵글'에서 그렉역을 맡았던 마이클 도어맨이 이 영화에선 마지막까지 중요한 단서 제공과 명령과 형과의 관계에서 내면적인 갈등을 겪는 군인으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트랜스포머2:패자의 역습'에서 주인공을 유혹하던 로봇 괴물로 출현했던 이사벨 루카스가 이 영화에선 찰스 브롬리의 딸로 등장해 갈등구조를 보이는 청순하면서도 고집 쎈 모습으로 등장하죠. 그녀의 마지막은 많이 안타깝습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웃으면 안되는데...
영화 마지막 끝날 무렵 월렘 데포("앨비스'코맥 역)와 클로디아 카번(오드리 베넷 역)이 서로 포옹을 하는 장면을 유심히 보시면 앨비스의 등에 Korea ~~ 뭐라고 쓰여져 있습니다. 별 의미는 없고..부산, 인천 뭐 이런 글자들이 옷에 새겨진 장면이 나왔던 것 같네요. 저도 자세히는 못봤는데 이 부분에서 조금 허허 거리게 만들더군요.^^ 몇 년 전 국내에서 유행했던 free hug가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
굉장히 진지한 장면인데도 저런 장면을 연출한 것이 의도적인 것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좀 당황스러우면서도 기분은 그리 나쁘지 않았습니다. 아주 잠깐 포옹 장면을 한 번 더 비춰 주는데..., 이건 뭐 그 심각한 장면인데도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어이가 없으면서도 아니 도대체 이게 뭐야 이런 생각도 들게 만들고, 그러면서도 기분은 나쁘진 않은, 좀 기분이 묘했습니다.
이것을 월럼 데포나 누군가의 국내 팬 서비스 차원에서의 삽입 장면인지, 우연의 일치인지는 모르겠지만, 이것이 만일 팬 서비스 차원의 장면이라면 나이가 들어도 악동처럼 짓궂은 월럼 데포에게 엄지 손가락을 들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블록버스터는 아니지만 참신하고, 뻔뻔하면서도 묘한 영화
그렇다고 이 영화의 분위기가 아래 제가 써 내려간 글처럼 엄청나게 무겁고 진지하지도 않습니다. 그것은 제가 처음 영화를 보면서 느꼈던 제 감정이고, 그렇다고 화려한 영화 광고처럼 '반지의 제왕', '디스티릭트 9' 어쩌구는 개인적으론 별 관계가 없는 영화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영화의 특징은 어둠 속의 칙칙하게 숨어있던 뱀파이어들을 인간 세상의 주무대로 끌어왔다는 것이 특징이고 이에 준하는 기발한 아이디어들이 마치 현실처럼 펼쳐진다는 점이기도 합니다.
어떤 분의 말씀처럼 아주 뻔뻔할 정도로 2편을 준비하는 듯한 엔딩은 영화가 뒤로 갈수록 뱀파이어형 서부극에 등장하는 장고의 유유한 발걸음처럼 다소 어이없는 B 무비같다는 생각을 더 많이 들게 만들수도 있습니다. 최대한 간단히 표현해서 이 영화는 참신하면서도 뒤로 갈수록 배가 산으로 가는 것 같은 이상한 느낌의 영화이면서도 뭐라 말하기 힘든 묘한 매력을 지닌 그런 영화입니다. 어떤 분은 펑크락적인 영화라고 하더군요.(전 무식해서 이런 건 잘모르지만..)
아무튼 좀 어이없으면서도 기발하고 또 가끔씩 재밌는 장면이 있어서 웃게 되면서도, 역겨운 장면도 있고, 조금은 황당해서 화가 나기도하고, 상당히 심경을 복잡하게 만드는 그런 묘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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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1:
어떤 분께서 이 영화 트레일러에 흘러나온 음악 제목이 뭐냐고 물으셔서 가져옵니다.
Placebo - Running Up That Hill [featured in Daybreakers]
http://www.youtube.com/watch?v=U-EacEMUvy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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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기억에 남는 장면 중 하나, 비교되는 두 장면
영화 속 도입부에 등장하는 위 장면은 후반부 뱀파이어 사회에 피가 부족해지고, 사회가 요동칠 때, 군대가 섭사이더를 제압하면서 전혀 다른 낙서들로 도배되게 됩니다.
아주 잠깐 그 장면이 비취죠. 거기엔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모든 인간들을 잡아들였다. 이제 무엇을 잡을 것인가? (Captured all humans. now what?)
영화의 거의 마지막 장면에서 비춰지는
BROMLEY MARKS world leader in blood pharmacy
라는 혈액회사의 자신감 넘치던 위용과 이미지 마저도 쌤 닐(브롬리)과 더불어 빠라바라바라밤이 되어 버리죠.
세밀한 자막 요청과 비교적 저렴한 예산임에도 참신한 작품
이 밖에도 이 영화는 놓치면 손해 볼 장면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한국의 극장에서 상영될 극장판 자막은 부디 세밀하게 작업해 주시기를 영화사 관계자님들께 한번 쯤 부탁드려 봅니다. 영화 초반부 새벽학교, 뱀파이어 미백치아광고 등 흥미로운 소재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이 영화는 많은 분들이 좋아할만한 활기 넘치고, 총알이 난사하고, 배꼽 잡게 코믹하면서도, 화려한 액션과 엄청나게 뛰어난 특수효과들로 똘똘 뭉친 그런 기존의 물량공세의 SF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가 아닐 수 있다는 점을 먼저 생각하셔야 할 것입니다. 제작비만 해도 기존의 SF 블록버스터 영화와도 거리가 멉니다.최근에 본 영화 중에서라면 <리전>이 2600만 불인 반면 이 영화는 2100만 불로 제작되었습니다. 오히려 이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에단 호크의 영화 중에서 꼽아보라고 한다면 <가타카>와 조금 더 닮아있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가 다루는 소재들과 메시지는 많은 부분에서 참신하고, 흥미롭고, 명확하여 매우 높이 평가하고 싶습니다. 커피 속에 흘러 든 혈액의 배분량, 이것이 줄어들었을 때 - 즉 뱀파이어들의 욕구가 충족되지 못했을 때, 그 사회는 요동칩니다. 이것은 얼마 전 아이슬란드, 그리스의 금융위기 사태나, 쌀 부족으로 베트남 등지에서 벌어진 사회혼란과 반정부시위 장면과도 유사합니다.
정치, 사회적 갈등을 연상시키는 장면들
혈액이 극도로 부족할 때, 뱀파이어들이 지하의 괴수 섭사이더로 돌변하여 뱀파이어 사회 자체를 위협한다는 것과 이를 뱀파이어 군대와 전경들이 출동하여 진압한다는 설정 또한 현재 국제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많은 사건들과 비교해 봐도 여러 부분 현실적이고 상징적입니다. 우파와 좌파적 시각의 뱀파이어 정치인들이 당면한 혈액부족사태를 놓고 벌이는 TV난상토론의 시각차 역시 지극히 현실적인 문제들과 닮아 있습니다.
뱀파이어 제국의 딜레마 - 피의 양극화와 이면의 사회적 문제
영화 초반부 자살을 하는 어린 뱀파이어, 부랑아 뱀파이어의 피의 구걸(가난)과 충족되지 못함에 대한 사회적 분노, 이를 제압하는 경찰 뱀파이어들, 이 장면을 가로지르는 듯 쫙 빠진 비싼 자동차가 지나가고 여기서 내리는 주인공……. 아주 어린 나이의 뱀파이어 아이들이 모여서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담배를 피우고(사실 그들은 10년이나 되었으니 이미 성인일지도 모르죠.), 어린 여아 뱀파이어가 어른(에단 호크) 뱀파이어 사회를 바라보는 묘한 표정의 장면들, 자신의 암을 정복하려다 결국 선택한 것이 뱀파이어라는 또 다른 삶의 주체인 지도자층 계열의 아버지와 뱀파이어로의 새로운 삶을 거부하는 딸의 선택적 갈등과 죽음, 섭사이더의 태양 학살, 상부에 명령에 복종하면서도 형을 걱정하는 뱀파이어 군인의 내면적 갈등, 인간의 피를 놓고 벌어지는 혈액회사들의 주식등락에 당면한 문제 등도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만듭니다.
이 영화는 피만 채워진다면 늙지도, 죽지도, 아프지도 않는, 불사의 존재 뱀파이어의 제국마저도, 그 사회가 결코 완전할 수 없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피를 빠는 그 순간부터 영원토록 나이를 먹지 않는다는 것은 겉으로 볼 때 행복할 것 같지만, 나이 어린 뱀파이어들에게는 성인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완전히 박탈당해 버립니다. 10년이 지나도, 나무처럼 4천년이 지나도, 뱀파이어는 늙지도 죽지도 않습니다. 영원한 생명이라는 그들이 말하는 신의 은총 뒤에 가려진 사실상 저주받은 삶인 것이고, 그들의 심장이 멈추어 버렸듯 그들의 시간은 정지되어 있습니다. 결국 뱀파이어 제국의 몰락은 그들 사회의 핵심인 피의 부족이 가져올 필연인 것입니다.
현실적 문제들을 떠오르게 만드는 설정들
불완전한 뱀파이어 사회처럼 자본주의 사회에서 모든 인간이 추구하는 최종적 욕망인 돈. 이것 역시 우리의 욕망을 완전하게 채워줄 수 없습니다. 특히나 그것이 한쪽에 쏠리거나 이 영화처럼 부족하게 되면 더욱 그렇죠. 뱀파이어 사회에서 인간의 피가 그 엠파이어를 지탱하고 유지하는데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것이라면, 인간 사회에서 우리가 추구하는 절대적 가치인 돈 역시 마찬가지인 것입니다.
자본주의 사회를 상징하는 것들을 대표적으로 이야기하자면, 기업가 정신과 노동력, 생산성 향상과 소비증대, 공급과 수요의 원리 등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그 중에 인구문제는 현재 우리나라가 당면한 매우 시급한 문제입니다. 2011년 이후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와 현재 벌어지고 있는 세계최고 수준의 초고령사회 진입속도, 저출산 문제는 단순히 문화적인 트랜드가 아닌 것입니다.
이는 저임금 고물가 노동 시장과, 빚을 끌어서라도 구입하지 않고서는 평생 동안 모은 임금으로도 매우 부담스러운 수도권 중심의 기형적 고가의 주택 거품 시장 등이 복잡하게 연결된 우리가 반드시 해결해야만 하는 시급한 당면과제인 것입니다. 여기에 한 국가의 세금의 정책적 방향들이 어떻게 나아가느냐에 따라 서민, 중산층의 삶이 풍요해지는 반면, 돈이 오히려 부자들에게만 몰리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영국의 대처리즘 이후와 미국의 레이거노믹스 이후의 감세정책과 노동유연화 정책이 이루어 낸 사회양극화 현상과 계급간 갈등의 심화입니다.
요즘은 많이 줄었다지만 스타벅스 커피를 즐기며 미끈하고 잘생긴 남녀들이 자신들의 허영심을 채운다 하여 사회적 비난이 일었던 적도 있었습니다. 이는 그들이 마시는 커피가 남미와 아프리카의 아동 노동력 착취로 이루어낸 피 값이라는 비난이었죠. 우리가 좋아하는 유럽의 초콜릿의 역사도 거슬러 올라가보면 피와 착취와 학살의 역사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요즘은 갈수록 똑똑하고 양심적인 소비자들이 주축이 된 '착한 소비'가 전 세계적인 새로운 트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더 길게 이야기하면 제 짧은 수준을 드러내는 글이기에 긴 말씀 드리진 못하지만, 이 영화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뱀파이어라는 인간과 유사한 존재를 등장시켜, 우리나라는 물론 현재 인류가 당면한 자원부족현상(인구감소와 인간의 노동력 포함)이 한 사회를 어떻게 붕괴시키고, 그 가운데서도 여전히 존재하는 구성원들 간의 탐욕이 어떤 식으로 전개되는지를 비교적 세밀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고어적 장면들
이 영화의 가장 명장면(보는 분들에 따라서는 역겨운 장면일수도 있습니다.)은 군인들이 자신들의 적군이 아닌 아군들끼리 뜯어먹는 고어적인 장면입니다. 흡사 좀비영화의 장면들과 유사한데, 자신들이 자신들의 동료마저 뜯어먹은 후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깨닫고 자신들에게 경악하면서 덜덜 떠는 장면은 가히 충격적입니다. 이런 광기의 인육축제는 또 다시 다른 동료들에 의해서 반복됩니다.
뱀파이어 사회에 피가 흐르지 않고, 한쪽에 몰리거나, 그 욕망이 지나쳐 더 많이 채워지길 바라면 바랄수록, 그 피는 점점 더 부족하게 되고, 욕망과 자원의 부족 사이에서 대체제가 개발되지 않는 이상, 계속해서 발생하는 현실적 괴리의 문제는, 필연적으로 뱀파이어들의 광기를 멈출 수 없게 만들고, 그 제국은 유지될 수도 없고, 영원할 수도 없습니다. 인간 사회도 마찬가지인 것입니다. 돈이 돌지 않고, 부익부빈익빈이 가중되면 그 사회는 필연적으로 광기에 휩싸이며 유지될 수 없는 것입니다.
주인공의 역할
영화 속 주인공(에단 호크)은 이러한 뱀파이어 사회의 근원적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해서, 마치 21세기형 뱀파이어 사회의 십자가를 지고 고민하고 갈등하는 어린 양처럼, 그런 몽상가적인 존재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그런 그 역시 피가 부족하여 섭사이더가 될 것인지, 아니면 인간의 피를 빨 것인지 그의 이상과 현실은 종종 따로 놉니다. 여기에 등장하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명배우 중 하나인 '월렘 데포'가 모든 사건의 해결의 열쇠를 지닌 구세주처럼 등장하게 되며, 뱀파이어 사회와 대립구도인 잔존하는 지하인간사회에서도 뱀파이어이면서도 더 인간적인 주인공(에단 호크)은 그 어디에서도 대접받지 못하죠.주인공은 한 편으론 너무 착하고 한편으론 측은해 보이기 까지 합니다. 특히 주인공이 가장 처음 화살을 맞는 장면에선 좀 웃게되더군요. 일종의 모성본능을 자극하는 것 비슷한..때문에 그녀(?)가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주인공을 지목했을 겁니다.
메시지:
이 영화의 메시지는 세상이 제 아무리 인간이 인간의 피를 빠는 뱀파이어같은 타락한 세상이 되어도, 그 속에서도 가장 인간적인 면이 숨겨진 뱀파이어, 고뇌하는 뱀파이어들에게 희망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 영화는 뱀파이어로 전락한 인류를 변화시킬 유일한 희망, 유일한 치료제는 역설적으로 뱀파이어(오늘날 우리들) 밖에 없으며, 이는 죽음의 공포를 초월할 수 있는 일종의 순교자적인 대각성 밖에는 답이 없다고 이야기하고 있는 것입니다.
(며칠, 몇 달 동안 제대로 피를 마시지 못했던 에단 호크가 여박사가 나눠 준 피를 마시는 장면은 왜 그리도 불쌍해 보이면서도, 귀여운지 ㅋㅋ)
아쉬운 점: 특수효과와 치료제에 대한 설정과 마무리
치료제와 태양의 설정:
다만 이 영화에서 아쉬운 점은 물과 태양(불)사이에서 엄청난 고통을 이겨내야만 다시 원점(치료제)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설정은 보는 분들에 따라서 유치해 보일 수도 있고, 인간이 이탈한 궤도의 근본적 회귀의 문제로 접근하여, 필연적으로 따르는 고통의 문제들로 다룬다면 비교적 높게 평가될 수도 있습니다. 더불어 끝 장면은 저도 좀 아쉽습니다. 보는 분들에 따라 뒤로 갈수록 B 무비 분위기가 많이 느껴지실 수 있습니다. 어쩌면 이 문제는 감독 스스로도 해결하는데, 한계에 봉착했기에 그렇게 끝을 내렸을지도 모르죠.
마무리에 대해서:
그러나, 이 영화의 제목처럼 영화가 동이 터오는 아무 희망도 없는 죽음의 태양 빛 아래 새벽으로 막을 열었듯이, 그 끝을 새로운 희망의 태양이 떠오르는 새벽으로 마무리를 내리는 것이 오히려 더 깔끔하고 여운을 남기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영화의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여명의 새벽으로 시작하여, 역시 영화는 새벽으로 끝을 내리면서, 타락한 인류에게 변화(치료)의 기회가 분명히 있고, 그 시기가 아직 늦지 않았음을 관객을 향해 그 뚝심좋게 밀어부치며 그 메시지를 던지고, 막을 내리는 것입니다.
섭사이더의 특수효과:
섭사이더의 특수효과마저도 영화의 화려한 동영상 광고(거의 모든 영화광고들이 그런 식이지만..-_-)와는 달리, 기존 1억, 2억 달러들이 투입되는 블록버스터 영화들의 물량공세에 비해 저예산 영화이므로, 끌어올릴 수 있는 최대치를 보여주려 노력했지만, 그리 놀랍지는 못합니다. 박쥐처럼 날개를 펴고 위협하는 섭사이더의 모습은 무섭기는커녕 피식하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두에도 말씀드렸듯, 이 영화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뛰어난 상상력은 높이 평가하고 싶습니다. 적어도 이 영화는 앞으로의 뱀파이어 관련 영화들에 많은 영감을 주고, 여러 가지 메이저 영화들에 피드백을 보여줄 것이라 확신합니다.
후속편의 가능성 :
향후 2편이 제작될지는 미지수지만, 앞으로 벌어질 이야기라면 <블레이드 시리즈>나 <언더 월드 시리즈>의 전투 방식이나 기존 뱀파이어 소탕식의 은탄환과 칼, 브람 스토커의 <드라큘라>에 등장하는 인간과 괴수간의 고전적 대결과 십자가 같은 설정이라기보다는, 자신들의 치료제를 멈추어 버린 뱀파이어들의 심장에 겨누고, 인간 동화를 추구하는 세력들에게 치료제를 배포하는 식이 되지 않을는지…….이를 막으려는 뱀파이어 상층부 세력(특히 영화 초반부 회의를 하던 군부와 지도층들)과 벌어질 새로운 갈등 구도 뭐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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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글:
2019년 대부분의 뱀파이어가 된 인류……. 그들에게 사람은 곧 식량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뱀파이어로 전락한 사회 역시 새로운 시스템으로 그대로 유지된다. 이 사회에서 인간의 피는 곧 돈이고, 뱀파이어 사회의 중심이다. 그러나, 희소성의 가치……. 뱀파이어들에게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 역시 피. 곧 인간인 것이다. 완전해 보이던 제국은 그렇게 서서히 안으로부터 붕괴한다.
현대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인간들에게 있어 절대적 가치……. 돈은 무엇일까? 돈은 곧 인간의 피와도 같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 없다는 것은 단순히 가난하다는 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내일 당장 내 주머니에 단 돈 1천원도 없다면, 빵 한 조각을 사먹을 수 없고, 버스 한 번 탈 수 없으며, 영화 관람은 물론 인터넷 접속은 꿈에나 가능한 일이다.
돈이 없다는 것은 더 나아가 거리의 부랑아로 전락하는 정도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장기밀매와 매춘, 아동노동력착취 등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가장 극단적인 참혹한 삶 중 하나인 것이다. 돈(피)이 없다는 것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공포 그 자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계급은 명확히 구분된다. 돈을 많이 버는 자와 돈을 많이 벌지 못하는 자. 돈을 많은 버는 상위 계층 중 우리는 자본의 꽃이라고 불리는 금융투기자본의 심장부 - 월가의 신화를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이는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상당히 많은 인간들이 추구하고 꿈꿔왔던 파라다이스였고, 가장 촉망받고 안전한 시스템처럼 부러워하고 동경하며 이를 은연 중 많은 사람들이 추종하고 종용하던 때가 있었다.
그런데 자본주의 사회에서 신용화폐시스템은 진짜 돈이 아니다. 신용화폐는 그 사회, 그 국가가 만들어 낸 종이에 일정부분의 가치를 부여한 것이다. 엄밀히 따지고 들어가면 자본주의 사회에서 신용화폐 시스템은 희소성의 가치와 아무 관계도 없다. 오히려 신용화폐는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 고안해 낸 하나의 방편이고 대체제인 것이다. 때문에 돈의 가치는 여러 가지 요인(예: 경상수지, 실업률) 들을 통해 환율이라는 모습으로 오르락내리락하며 언제는 금값이었다가 언제는 똥값이 되기도 한다. 이러한 급격한 변동성은 투기세력의 이익을 극대화시키고, 최하위층의 고통을 가중시킨다.
문제는 이런 신용화폐시스템의 가치가 더 이상 지탱할 수 없을 만큼 부풀어 오른다면 이것을 무엇으로 지탱할 수 있을까? 결국 신용이라는 거품, 신용이라는 언젠가는 갚아야 할 빚은 사실상 모든 것이 부족한 시기, 거대한 수익만큼의 거대한 손실의 시기. 거대한 풍요만큼의 거대한 부족과 혼돈과 광기와 고통의 시대가 도래함을 의미한다.
돈으로 돈을 버는 사회는 편리하고, 효율적인 것처럼 보였지만, 이는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거대한 버블, 버블 붕괴와 이어지는 장기간의 디플레이션의 경기 사이클을 더욱 주기적이고 가파르게 만들었으며, 이는 필연적으로 가진 자들의 부와 탐욕을 지속적으로 축척시켜, 돈이 없는 자들을 더욱 고통스럽게 만들고, 영화 속 피를 빨리는 대량 가축형 생산 시스템의 미개한 인간들처럼 권력과 시스템을 유지하는 재료로 활용되어 왔음을 알 수 있다. 그 대표적인 도구가 정치며 돈과 결탁한 변질된 종교였으며, 요즘은 지극히 상업적인 것만을 추구하는 미디어들이다.
그러나 이러한 욕망의 노예들을 끊임없이 창출해내는 모순적 엠파이어는 그것이 장기화 될수록 필연적으로 붕괴될 수밖에 없다. 물론 그 과정에서도 가장 큰 고통을 받는 것은 돈이 없는 자들이지만, 계급의 상층부에 자리한 자들 역시 이를 잘 알고 있기에, 적절한 시기에 다시금 몰렸던 경제의 피가 돌게 만들어 시스템을 유지할 수 있다.
그 대표적인 예 중에 하나가 금리가 될 것이다. 이 타이밍을 잘못 맞추면 흔히 말하는 하이퍼인플레이션 같은 일들이 발생하여 가장 하층부의 인간들에게 엄청난 고통을 수반하기도 한다. 이러한 부의 쏠림과 더 큰 돈과 버블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더 많은 하위 계급들의 노동력과 피값이 필요하다는 것을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깨닫기 시작하고 있다. 자본주의 시스템의 가장 큰 문제는 이러한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 인간이 인간을 얼마나 더 뜯어먹느냐 뜯어먹지 않느냐의 주기적인 모순을 낳게 된다.
이 영화는 지극히 정치적이고, 이데올로기적인 영화다. 뱀파이어는 인간의 피를 빨고, 더 나아가 좀비처럼 뜯어 먹는다. 모든 인간이 꿈꾸는 고통도 없고, 암을 정복하고, 나이도 먹지 않으며, 영원한 생명. 이를 위해 뱀파이어들이 빨아대는 인간의 붉은 피는 뱀파이어 사회에서 절대적 가치인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도 절대적 가치는 돈이다. 돈이 있으면 암을 정복할 수 있고, 앞으로는 줄기세포로 자신의 신체와 장기를 마치 자동차 타이어 갈듯 갈아 끼울 것이고, 어쩌면 더 먼 미래에는 나이를 덜 먹는 영생의 삶을 보장받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게걸스럽게 인간의 피를 빨아대는 뱀파이어는 돈이 절대적 가치였던 시대. 금융투기 자본주의를 지향해 왔던 우리들의 일그러진 욕망의 자화상인 것이다.
만일 인간에게서 모든 돈, 가치 있는 것, 인구감소와 노동의 문제, 소중한 자원들이 점점 더 사라져 버린다면 어떻게 될까? 만일 빚으로 지탱해 왔던 모든 시스템이 이제는 빚을 갚아야하는 거대한 전환으로 돌변한다면 어떻게 될까? 2008년 엄청난 위용을 자랑했던 월가의 공포의 쓰나미가 전 세계를 강타했다. 그러나 우리는 언제 그랬냐는 듯 원숭이만도 못한 기억력으로 또 다시 힘든 삶 속에서도 매일같이 실체 없는 희망을 찾아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문제는 명확한 희망이라는 것은 모두가 정도를 지키고, 상도를 지키며, 경제적 윤리와 규범을 지켜 나갈 때 그 희망은 구체적인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인간들은 크고 작은 인간의 욕망을 자극하여 대박이라는 환상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부동산투기, 주가조작, 분식회계, 각종 줄서기, 낙하산과 온갖 비리의 커넥션, 소비자에게 피해를 전가시키는 불법 다단계, 목숨을 담보로 하는 무분별한 파생상품, 국제적 환투기 세력, 마약, 금괴 밀수 등 온갖 사기와 협착적이며 집단 이기주의 방식으로 단기적 수익을 노리고, 자신의 빚(Debt)을 타인에게 전가시켜 언제나 추락하는 엘리베이터에서 자신만은 빠져 나오려 하고, 서로가 서로를 뜯어먹으며, 서로가 서로에게 사기를 치는 이러한 혼돈적인 광기가 확대되는 경제 구조는 필연적으로 오래가지 못할 뿐 아니라, 시간이 지날수록 양극화를 고착시켜 더 많은 자들의 고통을 수반하게 된다.
이처럼 돈만을 추구하는 인간 사회가 인간의 피를 빨고 인간을 뜯어먹는 혐오스러운 뱀파이어 사회와 과연 무엇이 다를까? 어느덧 돈은 인류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수단이 아닌, 인간을 살리기도 죽이기도 하는 강력한 무기가 되었고, 인간 사회를 뒤흔들 괴물 같은 권력이 되어 버렸다. 과연 무엇이 달라졌을까? 자본주의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탐욕은 아무것도 달라진 것이 없다. 오히려 더 잔혹하고, 더 극단적이며, 더 교묘하고, 더 게걸스럽게 서로가 서로를 미친 듯이 뜯어먹으면서도 겉으론 자기기만과 가식과 허울뿐인 희망과 사랑을 노래하는 괴물들로 진화하고 있다.
과연 인류가 언제쯤 흡혈귀나 좀비들처럼 결코 채울 수 없는 배를 움켜잡고 멸망하지 않기만을 바라면서도, 뒤로는 욕망의 굴레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언제까지 외줄 타기 같은 삶 속에서도 비도덕적 수익 챙기기에 여념이 없다면, 그런 세상에서 언제까지 거짓된 희망을 후손들에게 들려주고, 언제까지 모래 위에 쌓은 허황된 미래를 아름답게 찬미할 수 있을까?
위기가 곧 기회라는 말처럼, 과연 인간이 돈으로 돈을 버는 시대를 넘어, 땀 흘린 만큼의 정당한 대가와, 서로가 서로를 돕고, 공존하며, 우리의 잃어버린 뜨거운 심장을 다시 회복하는 그런 시대가 우리들에게도 다시 한 번 열릴 수 있을까?
요즘은 자유라는 이름 뒤에 가려진 야만적인 무역이 아닌 공정무역, 인간의 탐욕을 자극하고, 수익만을 추구하는 비도덕적 기업이 아닌 사회적 문제를 떠안고 가는 기업들이 각종 사회단체들과 손잡으며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그런 CEO들, 그런 사회적 기업들이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고 한다.
모두가 조금만 더 내려놓고, 모두가 제대로 줄을 선다면 가능하겠지만, 그것을 하려고 할 자들보다, 더 큰 부와 거짓된 자기 기만적 명예와 권력과 끊임없이 위를 향한 결코 채워지지 않는 욕망의 노예들이 더욱 많기에, 어쩌면 이젠 인간에게 이러한 욕망을 제어할 치료제나 어떤 호르몬 억제제 같은 극단적인 방법들까지도 필요할지도 모른다. 이것이 자본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인간의 가장 큰 역사적 딜레마고 아이러니인 것이다.
언제부턴가 돈만을 추구하는 뱀파이어로 전락해 버린 인류가 역사적 대전환점이었다면, 다시금 인간으로 치료받을 수 있다는 것은 이보다 더 큰 전환점일 것이며, 이는 필연적으로 엄청난 도전과 고통과 희생이 따를 것이다. 그것은 바로 인간의 무한한 욕망 때문이다.
수천 수만 년 동안 인간이 추구해 온 모든 욕망의 결정체, 돈과, 권력과 명예와 불멸의 존재인 뱀파이어 - 현대 자본주의의 엠파이어에서 모든 욕망을 따라 춤추고 이를 종용하고 있는 우리들.뱀파이어가 되어버린 겉가죽만 남은 인간들을 다시금 인간으로 치료받을 수 있는 그런 시대가 도래할 수 있을까?
나는 단 하루를 살아도 인간이 인간을 뜯어먹는 좀비나 흡혈귀로의 삶이 아닌, 타는 태양 아래 뜨거운 심장을 가지고,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인간 중심의 진정한 희망을 노래하며 살고 싶고, 네 후손들에게도 그렇게 기억되고 싶다.
We can change back. We can change the World.
(제 긴 글 읽으시느라 고역이셨습니다.....죄송합니다. ( _ 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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