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급 공무원> 제작팀이 만들었다는 코미디 영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서일까요... 적잖이 실망한 영화입니다. 누군가는 그러더군요... 제가 기대가 커서일꺼라고... 그 영화에 뭘 기대했냐고... 하지만 전체적인 이야기 구조나 이나영의 출연 등은 기대하기에 충분한 영화였기에 기대할만 했지만 그런 기대가 잘못된 것이라면 인정하겠습니다. 그대로 억지로 웃지 않으려고 애써 참으며 '어디 한번 웃겨봐라... 내가 웃나'라고 작정하지 않은 저에게 이 영화는 웃긴것도 아니고 감동적인 것도 아닌 그야말로 어정쩡한 영화였습니다.
<아빠가 ...>이 정말 한번도 웃기지 않은 영화냐고 물으면 분명 그건 아닙니다. 어처구니 없는 상황으로 분명 웃기는 했고 대사에 어이없음에 웃었습니다만 웃기려는 장면이 분명한데 전혀 웃음이 나오지 않았던 때가 많았기에 실망을 한 것 같습니다. 스토리 라인도 자신의 성 정체성을 고민하던 여자가 한 순간의 사랑으로 아들이 태어나 그 아들이 아버지를 찾으면서 벌어지는 전개라 약간 <과속스캔들>의 느낌을 주고 예쁜 여배우 이나영의 남자 연기가 색다른 묘미는 충분히 웃고 즐길 수 있는 요소를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빠가...>은 배우들의 어색하고 다소 과장된 연기나 억지스레 웃기려는 상황이 뻔한 예측을 하게 합니다. 왕석현과 비교되는 아이의 비중도 <과속스캔들>과 너무 차이가 나고 기대하지 않고 벌어지는 상황과 배우들의 천연덕스런 연기와 절묘히 어울어져 폭소를 터뜨린 <7급 공무원>과는 너무도 대조적인 흐름이죠. 아들에게 아버지의 기억을 만들어 주기 위해 남자로 변장하는 모습은 <미세스 다웃 파이어>의 로빈 윌리암스를 떠 올리게 합니다만 자식을 위해 애 쓰는 그녀(성이 바뀌었으니까)의 모습에서는 웃음과 감동은 별로 공감가지 않습니다.
그나마 중반부를 넘어서부터는 이런 흐름에 익숙해진 때문인지 웃음의 코드를 맞출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끝까지 관람할 수 있었는지 모르지요. 제2의 왕석현이라는 카피가 눈쌀을 찌푸리게 만들고 어설픈 남장으로 애쓰는 이나영의 모습은 웃기기 보다는 측은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재미있게 보신 분들께는 죄송합니다. 그런데 웃기지 않는데 어쩌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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