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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목]팔색조의 화려함을 갖춘 스필버그 필생의 역작 !!! 마이너리티 리포트
rose777 2002-07-19 오전 2:16:22 1173   [11]
필립 K.딕..."블레이드러너"와 "토탈리콜"의 원작자인 그의 단편 "마이너리리포트"를 일찌감치 영화화하고 싶어 했던 스필버그는 481가지의 특수효과를 동원하고 헐리우드의 흥행아이콘 탐크루즈를 카메라 안에INSERT하는데 성공하여 지금까지와는 전혀 색다른 SF "마이너리리포트"를 드디어! 완성 했다.
"A.I"가 흥행에서 기대(그 기대치는 늘 보통이상의 것들이다)를 밑도는 성적에 그치자 혹자들은 스필버그의 손끝이 무뎌진 것이 아닌냐며 수다를 떨어대기 시작했다.
사실, 스탠리큐브릭의 손때가 묻어있는 스필버그의 20세기 SF보고서 "A.I"를 보면서 눈물을 흘리던 나에게 그러한 루머들은 이미 무의미해진지 오래였지만 말이다.

"E.T"로 나의 동공을 격추시키며 내가 알지 못하는 세계에 대한 가능성을 제시해주고 어린 내 눈앞에 헛간에서 굴려 내려온 쵸코렛 몇 알로 정신을 쏙 빼놓았던 스필버그는 "신...(GOD)"이었다.

"천재"라고 불리우는 영화감독들은 많다. 그것이 비쥬얼적인 면에서든 아니면 영화가 주는 진정성 혹은 새로움에 대한 어떤 의미에서건 우리가 기억하는 혹은 현존하는 "천재"감독들은 적지 않다.

그러나 그중 "감각"적인 면에서 스필버그를 따라갈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믿어 왔고 여전히 나는 그렇다.
그는 관객이 원하는 지점과 자신이 원하는 지점 그리고 영화가 제시해야 할 그 지점의 삼각구도 안에서 "정확"하게 정점을 찍어서 그 정점부터 한치의 오차없이 새로운 구도를 만들어 나간다.

물론 그를 씨네아스트라고 부르기에는 어쩐지, 자연스럽지 못한 구석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페드로알모도바르의 통찰력이나, 켄로치의 리얼리티를 굳이 찾으려 하지 않더라도... 그의 작품에는 다른 감독들이 결코 흉내내지 못하는 "꿈과 미래"에 대한 독특한 시선이 존재한다.


물론 그 "시선"이 긍정적이던(Positive) 부정적(Nagitive)... 미래를 두려워 하는(우리는 늘 자신 혹은 이 지구상에 일어날 사회적 미래의 이슈들에 대해 인생을 걸수 있을만큼 궁금해 하며 그것을 알기 위해서는 많은 희생까지 감행하려 든다. 그것은 바로 궁금증이 아닌 두려움에 기인한 증세이다.) 인간의 모습을 그는 묘사한다.
그러한 스필버그의 SF영화는 다른 "판타지"영화들의 이면에 담긴 "허위의식"과는 다른 "꿈과 희망"에 대한 매우 "진취적인" 보고서이다.
그리고 이제 "A.I"와 "마이너리리포트"로 이어진 그의 "미래관"은 "희망"에서 "우려"로 바뀌어간다.

1982년에 만들어진 "E.T"에서 우리가 보았던 (물론 아직도 보지 못한!) 미래세계의 낯선 이방인의 모습이 꿈과 희망을 안겨주는 동경의 대상이었다면 20여년이 지난 후 만들어진 "A.I"에서 보여진 낯선 이방인의 모습은 놀랍게도(?) 우리의 가족이라는 점은 대단히 이색적인 사실이다.
그것은 인간이 꿈꾸는 상상과 예견을 무참히 짓밟아 버리는 우스꽝스러운 미래의 모습이며 가족으로 함께 있게 해달라며 매달리는 "A.I"속의 소년의 모습은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가기를 원하던 "E.T"와는 달리 버려진 낯선 이방인의 모습. 인간으로 남기를 원하는 나약한 실체이다. 스필버그는 이렇게 "A.I"로 시작한 미래보고서에서 드러낸 그의 절묘한 미래지향적인 시점을 "마이너리리포트"에서 실체화 시켰다.

2054년.
미국 -범죄예방수사국 -이라는 그 이름의 형태만으로도 매우 아이러닉한 뉘앙스가 느껴지는 이곳...은 주인공 존이 일하는 곳이다. 결국 이로서 간단하게 그의 직업은 범죄를 단속하는 특수경찰이라는 것은 밝혀진다. 그렇다면 그는 과연 어떤 범죄를 단속하는것인가?
기다란 튜브관을 타고 붉은 공이 떨어진다.
공에는 "범인""하워드막스"라는 선명한 글자가 찍혀있다. 이에 경찰들은 바빠진다.
설마.... 저 기계가 범인을...알려주는것인가?

그렇다 .
"마이너리리포트"는 미리 일어날 범죄에 대한 선전포고,.
즉 그러니까 이제 범죄를 저지를 사람들을 죄인으로 인식하고 그들을 처벌하고 구속하며 그리고 그 범죄에 피해입을 피해자들의 신변을 보호하고 범죄를 예방하는 섬뜩하고 낯설은 가상공간의 이야기이다.

스필버그가 "A.I"의 뒤를 잇는 SF이야기의 소재로 선택한 이 낯설은 이야기는 그 설정부터가 너무나 아이러닉해서 나를 혼돈속에 빠뜨린다.
범죄를 저지를 사람들을 미리 구속한다니? 그렇다면 그 모든 사실에 대한 예견의 정확도는 몇퍼센트이며 그들이 범죄를 저지르겠다는 예견만으로 그들이 아직 범죄를 저지르지 않은 상태에서 구속한다는 것은 굉장한 딜레마가 아닌가?
"걸온더브릿지"의 여주인공이 매달려 돌아가던 회전판...그 회전판이 선명하게 떠올랐다.
칼을 피하기 위해 몸을 움찔대던 여주인공의 심정을 이제서야...이해할 것 같은 나는 선명한 긴장감이 더해져 ... 순간! 시원한 시사실이 마치 뜨거운 찜질방인 듯 평소 잘 흘리지 않던 땀이 손안에 가득해진다...

범죄를 저지를 범인들을 축출하는 일이 만약 성공적이며 100%정확한 정확도를 가지고 있다면 그것은 "범죄없는사회"를 이룩하기 위한 온국민의 바램이 이루어지는 가장 이상적인 공간이 될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공간이 이루어지기 위한 과정에 우리는 더욱 주목해야 한다.

그리고 다행히 스필버그는 그 과정에 대한 냉철하고 감각적인 자신만의 시선을 보여준다.
(물론 이것은 원작에 기인하는 "감각"이기도 하다)
오프닝에서 나왔던 모든 현재(이것은 물론 2054년)에 벌어지는 모든 상황들의 과정과 그것이 시작된 최초의 상황으로 거슬러 영화는 다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그리고 역설적으로 너무나 역설적으로...그 범죄를 단속하는 주인공 존이 마주하게 되는 사면초가의 시점에서 영화는 또다른 문제의식을 관객에게 던진다.
"프리크라임...범죄예방이 가능한것인가?"
가 아닌.
"프리크라임... 당신은 찬성하는가?"
에 대한 지극이 사적인 견해에 대한 원초적인 질문의 시점으로 영화는 회귀한다.

"살인없는 세상이 옵니다"
라는 광고판의 문구처럼 도입1달만에 90%이상 범죄를 감소시켰다는 이 천재적인! "예방시스템"을 강력히 필요로 하는 미국사회를 "마이너리리포트"는 조율하며 그것을 완전히 뒤집어 그 예방시스템을 기술적으로 보여주는 시각적인 효과를 뛰어넘어 인간이 인간의 미래를 조율하고 예견한다는 것의 한계성을 지적하는 것이다.
우리가 가장 이영화에서 궁금해 하는 중요한 질문.
"프리크라임"이라는 범죄예방시스템의 정확도는 어느정도이며? 그것을 예견하는 시스템의 원천은 무엇인가?
그러나 이 질문(복잡 다단한)에 대한 답은 어이없게도 또 너무나도 우습게도!!!!
바로 인간! 이다.
우상숭배의 한 장면을 보는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예지자"라는 세명의 인간들은 차가운 물에 담궈져서 줄곧 범죄예방에 대한 식견을 자랑하고 있다. 창백한 얼굴로 그 드넓은 미국땅의 온갖 지저분하고 악스러운 범죄를 예견하기 위해 데자부현상까지 삭제당하며 그들은 미국이라는 땅의 평화(?)를 위해 이 한몸 희생중이다. 참으로 역설적인 설정이 아닐수 없다.
인간의 범죄를 예방하는 그 정교하고 치밀한 시스템의 원천이 바로 인간이라니. 결국 전지전능한 능력을 부여받은 인간들이 주술적인 의미로 풀이하자면 "점"을 보는 차원과 같다.
인간의 미래를 예측할수 있는 것은 결국 어떤 기계문명도 아닌 인간이다.라는 전제는 "마이너리리포트"의 중요한 설정한가지다.

예지자들의 예언은 틀린적이 없다는 영화속 사실처럼 한 여자와 쌍둥이로 이루어진 이 예지자들의 존재는 미국땅에서는 없어서는 결코 안될. 신적인 존재이다. 그렇다면 이제 본격적인 궁금증인 "예지자의정체성"에 대한 질문을 결코 피해갈 수 없다.
그들은 언제부터 인간의 미래를 예지하게 되었으며 그들의 정체는 과연 무엇인가?
이제 영화는 예지자중의 한 여자의 과거를 아우르며 "마이너리리포트"의 "진실"을 향해 긴박하게 다가서며 이영화가 과연 무엇에 대한 긴장감있는 "리포트"인가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준다.

"마이너리리포트"는 주인공 존(탐 크루즈)의 지울수 없는 과거에 대한 조명과 예지자의 중요한 과거에 대한 조명 이 두가지 키워드를 가지고 해답을 풀어간다.
결국 매우 아이러닉한 사실은 "미래"에 대한 보고서로 위장하고 있는 이 영화가 결국엔 모든 문제의 해답은 "과거"에 대한 사실적 조명뿐이라는 전제를 강하게 인정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원점으로 돌아가 현재에 발생되고 있는 현상에 대한 근원적인 책임을 묻지 않는다면 모든 것은 "허위"일뿐이고 영원한 해결책은 없다는 사실.
"프리크라임"에 대하여 누구보다 자신감있어 하던 존이 바로 그 시스템속에 빠져 허우적댄다는 역설적인 사실은 바로 "마이너리리포트"가 의미하는 그 "Minority"는 소수파가 의미하는 그 중요한 해석적 의미로 귀결된다. 마이너리티를 무시하는 군중심리에 의하여 획일화된 사회가 불러일으킬 "미래"에 대한 우울한 보고서. 그것은 이 사회전체의 범죄를 모두 없에 버리겠다는 당찬 결심자체에 대한 반격이며 부정이다.
"Minority"는 결코 소수파에 의한 고립된 의견이 아니며 우리사회가 중요시 하며 귀담아 들어야 할 인간정체성에 대한 근원적 질문이다. 스필버그의 "마이너리리포트"가 결코 단순하고 오락적인 SF물로만 전제되어 질수 없는것은 바로 이러한 역설적인 상황 때문이다. 그는 장인의 위치에서 시각적 효과와 관객의 즐거움만을 위한 시너지효과를 노린 것이 아니라 원작이 시사하고 있는 "미래"에 대한 객관적인 시선을 매우 명쾌하게 떨어뜨리고 있다.
존이 "프리크라임"의 주체가 되어 (결국, Major) 범죄를 수사하는 특수경찰이었던 전반부와 "프리크라임"시스템에게 쫓기는 (결국,Minority) 상황에 닥치는 후반부는 대조적이며 역설적인 상황에서 천재라는 이름이 너무도 당연하게 느껴지는 스필버그만이 만들어 낼 수 있는 "딜레마"로 향하는 "Hole"이다.

"미래를 보는 일에 지쳤어요..."
라고 말하는 예지자의 말은 얼마나 함축적인 뉘앙스로 들리는가!
존마저 자신의 미래를 보여달라며 그녀를 흔들어 대는 씬을 보다보면 나도 모를 공포감을 느낀다. "마이너리리포트"에서 인간을 딜레마에 처하게 만드는 것은 인간이며. 인간의 미래를 예견하는 것 역시 인간이다. 그리고 총을 겨누는 자신의 앞에 죄를 지은 범인을 결국 용서하는 존역시 인간이다.

"마이너리리포트"는 SF이지만 알 수 없는 미래의 존재나 컴퓨터에 의존하는 이야기가 아닌 2054년 우리가 만날 미래속의 "인간"의 이야기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영화는 반드시 우리가 보아야할 우리들의 자화상이며. 왜 스필버그가 장인일 수밖에 없는지...그가 연출하는 세계는 결코 어느 누구도 흉내내어 접근할수 없는지에 대한 가장 명확한 답변을 주는! 스필버그 영화세계의 "E.T"와 견줄만한 역작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2054년.
범죄예방시스템은 폐지되고 제소자들은 사면받았으며 존의 아내는 임신한다.
예지자들을 아무도 모르는곳에서 평화롭게 살게 되었다.

영화는 비교적 평화롭게 마무리 되는 듯 하지만... 이제 스필버그가 만들어 놓은 2054년 "마이너리리포트"를 보게 될 날들이 52년 밖에 남지 않았다는 사실은 꿈이 아닌 지금 현재라는
사실은 영화가 끝난후 더욱 서늘한 두려움을 느끼게 해준다.

스필버그의 영화세계는 이제 씨네아스트라고 불리우기에도 부자연스럽지 않은 자신만의 독창적인 예술세계에 도달했다.
그리고. 그는 장인만이 그려낼 수 있는 "판타지영화"의 색다른 기원을 만들어나가는 중이다.
관객이 무엇을 원하고 무엇에 놀라며 무엇에 실망하는지 정확하게 간파하고 있는 스필버그는 상업시장 헐리우드에서 어떻게 하면 자신의 색을 잃지 않고 고유의 영화세계를 구축해나갈 수 있는지를 가장 잘 보여주고 있는... 보색을 이용해 피식자의 눈을 피하기 위해 다른 풀숲에 숨는 카멜레온이 아닌 천적을 오히려 위협하는... 색을 가진 팔색조의 화려함과 정확히 맞물려있다.


(이영화의 영상으로 인해 받은 개인적인 충격과 감탄을 표현하기엔 너무나 부족한 이...텍스트의 한계성때문에 특수효과에 대한 찬사는 생략했다.)

www.onreview.co.kr

(총 0명 참여)
대단합니다. 이런 글을.... 진짜 작가나 전문영화평론가신가여?   
2003-09-13 01:28
우와~~시나리오 작가가 혹시 아닌지...^^   
2002-08-12 20:47
1


마이너리티 리포트(2002, Minority Report)
제작사 : DreamWorks SKG, 20th Century Fox, Amblin Entertainment, Cruise-Wagner Productions, Blue Tulip / 배급사 : 20세기 폭스
수입사 : 20세기 폭스 / 공식홈페이지 : http://www.minority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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