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2004년 당시 한 여름에 극장에서 에어콘을 틀었는지는 몰라도 보는 내내 아주 시원하고 온몸에 닭살이 돋게 만드는 전율을 느끼게 해 준 재난 영화 <투모로우>를 만든 롤랜드 에머리히. 이후 <10,000BC> 라는 다소 어이없고 황당하기 짝이 없는 영화를 찍어내어 굉장한 의구심을 갖게 만든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이 이번에는 제대로 정신차리고 돌아왔다. 나는 스케일 크고 아주 평범한 스토리, 전형적인 스토리일지라도 얼마나 멋지게 잘 포장하고 공감만 가게 했는가에 대해서 나의 기준만 충족시켜준다면 정말 그 영화를 칭찬하고 추천하는 사람이다. 좀 사고가 아동틱하다고 해야할까. 그렇기에 내가 추천하는 건 그냥 재미는 무조건 보장된다. ㅋㅋ
어쨌거나 저쨌거나 이번에 <2012>는 정말 재밌는 영화였다. 마야인이 예언했다던 2012년 12월 21일 지구의 종말에 대해 또 다른 여러가지 종말설에 대해 머리아프게 설명하고 뭔가 영화가 전체적으로 전지구적으로 엄청난 진지모드 상태에 빠져서 영화가 아주 무겁고 진중하고 심각한 방향으로 흘러가는게 아닌가 생각했다. 그런데 뭐 이건 아주 지구 종말을 즐겁고 유쾌하게 가족과 함께 즐겨줄 수 있는 코믹과 감동으로 버무려진 사상 최대의 초특급 재난 액션 블록버스터 어드벤처 가족영화였다. 뭐 유치하고 아주 제대로 말도안되는 작위적인 설정과 보는 사람이 민망할 정도의 억지스런 감동을 요구하기는 하지만 가족과 함께 주말에 머리도 식히고 즐기기위해 보려는 영화로는 정말 오랜만에 제대로된 블록버스터 영화 한 편 나온것 같다. 올 해 나왔던 <노잉>에 비해선 그 스케일이나 CG면에서나 더 자세하고 디테일하고 다양하고 환상적이었고 스토리 또한 더욱 더 공감가는 스토리였다. <노잉>은 약간 컬트적인 매니아적인 면이있다고 해야하나. 암튼 올 해 나온 재난 블록버스터 영화 중 가장 재밌었고 이제 다시 정신 차린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의 차기작을 또 한 번 기대해 볼 수 있게 만든 고마운 영화였다.
이 영화를 통해 정말 놀랍기만한 나날이 진보되어 가는 헐리웃 CG의 위대함(?) 다소 사대주의적인 사고겠지만 어쨌든 재밌는 영화를 만들기 위해선 꼭 필수적인 CG 기술에 온몸을 흠뻑 적시고 온듯한 느낌이었다. 또 중간중간 영화 전반에 걸처 내재되었던 코믹적인 요소. 다소 딱딱하고 무겁게 진행될 수 있는 영화를 유연하게 만들어준 탁월한 요소였다. 그리고 억지스럽다고 하긴 하지만 그래도 빠져서는 안될 가족애. 사랑. 희생. 화해. 그러한 희망적인 요소 역시 좋았다. 또 <2012>에선 가장 잘했다는 드라마적 소재는 바로 '물질 만능주의' 를 비롯한 인간의 무한한 '이기심'을 보여주었다는 것이다. 정말 지구가 멸망하고 온 인류가 사라질 판에 이 영화에서는 그 종말을 면제하게 해주는 것으로 10억유로라는 어마어마한 물질로써 가능케해주고 그것조차 극소수의 초 고위 상위층 사람들에게만 알게해주었다는 그 물질만능주의와 이기심이 볼때는 정말 불쾌했지만 역시 이런 소재가 있었기에 영화가 좀 더 재밌고 또 교훈적인 주제를 낳을 수 있게 해준다고 보기에 정말 좋았다.
개인적으로 러닝타임 긴 영화를 영화관에서 보는 영화를 정말 좋아하기 때문에 거의 모든 사람들이 러닝타임이 길다고 그래서 지루한면이 있다고 투덜댔지만 나에게는 그 어떤 영화보다 즐겁고 재밌고 오랜 시간 머리를 식히고 즐길 수 있었던 영화였다. 뭔가 영화관에서 돈을 8~9천원씩이나 주고 영화를 보는데 영화 러닝타임이 짧으면 짧을 수록 나는 내가 낸 돈 만큼의 어떤 극장의 다양한 시설과 스크린, 음향 시설을 누렸다는 만족감을 적게 느끼기에 기왕 극장에서 영화를 볼꺼면 러닝타임도 길고 재밌고 내가 기대한 영화를 보는걸 좋아한다. 그러면에서 <2012>는 긴러닝타임과 극장에서만 최대치로 느낄 수 있는 화려한 재난 CG장면들을 극장의 스크린과 음향효과를 통해 아주 최대한 흠뻑 느낄수 있게 해준, 내 만족감을 100% 충족시켜준 시원한 스케일의 재밌는 영화였다.
꼭 영화관에서 보세요~ ㅋㅋ 아 맞다 찰리로 나온 우디해럴슨 잊을 수 없는 캐릭터!!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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