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상수 감독 많이 들어는 봤는데 정작 이 사람의 영화는 처음 봤다. 대중성을 띄는 감독이 아니라서 엄청 따분하고, 무슨 소린지도 모르는 어려운 얘기만 떠들거라고 생각했다. 영화를 보기 전에 '잘 알지도 못하면서'는 잘 만들어졌다는 얘기에 그나마 쉽게 볼 수 있을 것 같아서 보게 됐다.
결론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는 거. 음 오히려 일상과 동떨어진 느낌이 아니라서 더 쉽게 볼 수 있었고, 다음 얘기가 궁금해지는 영화였다. 상황은 있을 법한 얘기지만 등장인물은 좀 성격이 특이했던 것 같다. 그게 또 매력적이었다. 나오는 캐릭터들의 대사나, 내레이션이 솔직해서 속이 시원하다. 예를 들어 김태우가 유준상에 대해 말하던 내레이션 부분.
ost도 좋다. 영화를 보다보면 긴장감을 주는 부분이 있는데 그때 음악이 제대로 영화에 몰입시켜 주는 것 같다. 키친에서 들었던 아기자기한 느낌의 ost도 있었지만. 또, 영화를 보다보면 카메라 기법이라고 해야하나 그 부분이 좀 특이하다. 클로즈업하는 방식이 옛날 영화를 보는 느낌. 가끔 이상한 부분을 클로즈업하는데 대체 왜 그 부분을 클로즈업 한건지 감독의 의도를 몰라서 지식인을 또 이용해봐야할 것 같다. (예를 들어 공형진에게 정유미가 안기는 장면에서, 땅을 기는 애벌레 클로즈업 같은 건 모르겠다.)
음 그리고 영화를 보면서 생각했던 건 생각보다 유명한 배우가 많이 나왔다는 것. 김태우, 고현정, 엄지원, 하정우, 유준상, 정유미, 공형진. 생각해 보면 엄청 초호화 캐스팅. 개인적으로 엄지원 별로라고 생각했는데 괜찮은 것 같다. 예전에 그림자 살인에 나왔을 때도 느낌 괜찮았는데 그땐 그냥 캐릭터 때문에 그렇게 느낀거라고 치부해버렸는데 아니었나 보다.
영화는 나쁘지 않았으니 이 사람의 다른 영화도 얼른 보도록 해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