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적나라촌평 :
누구나 다 알고 있는 결말을 가지고 영화를 만든다고 한다면,
어떤 결말을 이끌어 내야만 관객들이 만족할 수 있을까?
이 영화는 그런 고충을 가지고 시작한 영화다..
이 영화의 주인공인 명성황후는 모르는 이가 없다..
그녀가 어떤 삶을 살았으며, 결국 어떤 최후를 맞이했는지,,
멀쩡한 정규 교육을 받았다라고 한다면 모를 이가 없을 것이다..
그런 그녀가 다시 영화에 등장했다..
당당하기만 했던 조선의 국모였던 명성황후가,
그를 연모하는 감정을 평생 가슴에 담은 그녀가 되어서 말이다..
이 영화는 야설록의 동명작품인 '불꽃처럼 나비처럼'이 원작이다..
비록 그 작품을 보지는 않았지만,
이 영화를 보니 그 작품이 어떤 내용일지는 감이 잡힐 듯 하다..
이 영화는 포스터에 나와 있는 카피대로, 역사에 기록되지 않은,,
명성황후가 아닌 민자영으로써의 그녀의 사랑을 다루었다..
그녀의 사랑은 평생 바라만 보아야 할 수 밖에 없기에 애틋했으며,,
사랑했기에 그를 보내야했기 때문에 더 절절했다..
이런 그녀의 감정 변화가 관객들에게 전달될 수 있었다면,
아마 이 영화는 그 어떤 점을 제치고라도 성공한 영화였을 것이다..
그러나 영화의 성공 유무에 대한 딜레마는 여기에서부터 나온다..
결론적으로 이 영화에 대한 촌평을 적나라하게 날리자면,
이 영화는 다듬어진 매무새의 이야기 구조를 가진 영화는 아니다..
좀 더 독하게 표현하자면,
이 영화는 민자영 그녀의 과정만을 비추기만 하는 영화다..
그녀가 얼마나 스스로에게 독립적이었지, 당당했는지..
이 영화에는 그런 느낌을 주지 못했다..
영화를 보며 그런 느낌을 받을 수 없었던 이유는 여러 가지겠지만,
무엇보다 이야기가 매끄럽게 연결되지 못했음을 들고 싶다..
이 영화를 보면서 들었던 느낌은,
민자영과 그녀의 사랑의 대상인 무명과의 관계가,,
적절하게 보여지지 못하고 끊어져서 보여진다는 느낌이었다..
역사적 실존 인물들을 영화에 등장한다는 것이,
영화 속 인물들의 캐릭터를 잡는 것에 한계가 될 수 있음을 알지만,,
이 영화는 그 한계가 너무나 명확하게 보이는 영화다..
영화 속 등장 인물들의 캐릭터가,
관객들이 알고 있을 그것과 너무 달라서 감정 이입이 안된다랄까?
명성황후를 사랑하지 않았음에도,
그녀의 사랑에 대해 질투와 집착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는 고종..
실제로 독자적인 행보를 걷지 못했던 고종을 아는 바이나,
영화 속에서 보이듯 희화화 되어 버린 듯한 그의 모습은 아니다..
그리고 명성황후과 더불어 중요한 인물인 대원군의 캐릭터 역시,
명성황후와의 갈등 국면이 효과적으로 보여지지 않음으로써,,
그냥 가지고 있는 매력이 사장되어 버린 듯한 느낌을 주었다..
최후의 순간, 자신의 무장에게..
끝까지 자신의 며느리를 구하라고 하던 그의 모습이 어색했다면,,
.. 대원군에 대한 캐릭터 묘사가 어떠했는지 알 것이다..
.. 결국 이 영화는 위에서 말했던 것과 같이,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실제로 만들기 위해,,
너무나 많은 악수(이야기의 분절, 캐릭터의 변질)들을 두었다..
(무명의 주변인들에 대한 애정은 전혀 없었던 것인가? ;;)
그게 아마 이 영화를 보면서 관객들이 공감하지 못할,
가장 결정적 요인이 되지 않나라는 섣부른 판단을 한 번 내려본다..
이 영화는 '해운대'에 버금갈 정도의(?) CG가 들어가 있다..
특히 무명과 대원군의 비장 뇌전의 격투는,
거의 대부분이 CG로 도배가 되어 있다고 해야할 정도다..
그러나 CG의 사용이 아쉬웠던 것은 그 용도의 문제였다..
물론, 무명의 액션씬에 CG의 사용이 필요했다는 것은 인정하나..
그 정도가 조금은 지나쳤다는 생각이 들었다..
굳이 표현력에 제한이 없는 활자 매체에서 보여졌을,
그 장면들을 굳이 스크린에 구현하려는 욕심에서 야기되었을,,
격투씬에서의 CG는 과유불급과도 같아 보였다..
이 영화가 로맨스를 강조하고 싶었다면,
굳이 CG로 격투씬에 힘을 줄 필요는 없었는데,,
지나친 욕심이 결국은 화로 작용한 사례가 아닐까 싶다..
(여기에 CG 물고기와 나비의 어색함은 추가다;;)
그러나 이 영화가 아예 볼만하지 않은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 가거든'의 MV에서 보여졌던 명성황후의 최후를 기억한다면,
그 과정이 조금은 세세하게 나오는 이 영화는 구미가 땡길만 하다..
(칭찬으로 하고 싶었는데, 왠지 모르게 말에 뼈가 있네;;)
그러나 그냥 그 정도에서만 멈출 영화는 아닌 듯했는데,
결국 그 정도에 머문 것만 같아서 아쉬움을 주는 영화다..
명성황후가 아닌 민자영에 촛점을 맞춘 영화였다라고 한다면,
그런 방향으로 밀고 갔어야 했는데 이 영화는 그러지 못했다..
.. 차라리 로맨스에 방점을 찍고 싶었다면,
조금은 더 절절한 두 사람의 운명에 촛점을 맞췄으면 어땠을까?
그리고 이야기를 좀 더 간결·타이트하게 묶어다면 어땠을까?
지금보다는 좀 더 나은 영화가 되지 않았을까..
그냥 그런 한탄 섞인 숨을 한 번 쉬어 본다..
카피 라이트, 매니악's 적나라촌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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