끔찍하게 휘몰아치는 복수극...★★★
이야기는 간단하다. 경찰에게 쫓기는 잔인한 범죄자들이 우연히 마주친 젊은 여성(사라 팩스턴)을 욕보인 후 살해한다. 마침 천둥번개로 인해 피할 곳을 찾던 이들이 발견한 곳이 바로 죽은 마리의 부모가 묵고 있던 산장. 성심성의껏 비를 피해 찾아온 이들을 돌봐주고 잠자리까지 마련해 준 존(토니 골드윈)과 엠마(모니카 포터) 부부는 딸이 만신창이가 되어 돌아온 후 자신들의 산장에서 잠을 자고 있는 자들이 딸을 그렇게 만든 범죄자임을 알게 되고, 잔인한 복수극을 펼친다.
이 영화의 제작자로 나선 공포/스릴러 영화의 대가 웨스 크레이븐이 1972년에 감독한 동명의 영화를 리메이크한 <왼편 마지막 집>은 한마디로 평범한 사람들이 펼치는 잔혹한 복수극을 그리고 있다. 일반적으로 잔인한 범죄가 발생하게 되면 사람들은 너도 나도 그 범죄자에 대해 역시 잔혹한 방법의 형벌을 가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당사자가 아닌 이상 사적 보복에 나선다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을뿐더러, 사회적으로 권유되지도 않는다.
그런 상황을 고려한다면, <왼편 마지막 집>은 사적 보복이 가능하도록 하는 여러 장치를 동원하고 있다. 이를테면, 핸드폰이 터지지 않고, 폭풍우로 인해 외부와 단절되었으며, 자동차도 고장 나 경찰에 신고한다거나 또는 어디론가 피할 방법조차 없는 것이다. 즉, 딸의 복수를 위해서만이 아니라 스스로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이들은 잔인한 범죄자들과 목숨 걸고 싸워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된 것이다. 따라서 이들이 처음 한 명의 범죄자를 죽이는 과정에서, 멈칫 멈칫하고 두려워하고, 후회의 표정의 얼굴에 스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할 것이다.
단순한 스토리의 복수극이라면 무엇이 강조될 것인가? 당연하게도 잔혹함이다. 사라의 부모들은 칼과 쇠꼬챙이로 찌르고, 음식물 분쇄기로 범죄자의 신체를 갈아대며, 총으로 쏴 죽이는 등 여러 다양한 무기(?)를 활용, 잔인하게 범죄자들을 처단해 나간다. 이건 좀 심한 거 아닌가 싶은 장면들이 이어지지만, 딸을 해친 범죄자들을 응징하는 부모의 복수에 거칠 것이 뭐가 있겠는가. 그리고 복수 과정에서의 서스펜스나 스릴도 충분히 만끽할만하다.
그런데, 웨스 크레이븐의 원작을 봤던 사람들, 주로는 전문가들의 평가는 대체로 기대 이하라는 반응이다. 도대체 왜 리메이크했는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원작을 안 본 입장에서 말하자면, 이 정도면 충분히 즐길만한 영화인 것 같다. 물론, 한 동안 전자레인지를 사용할 때마다 찝찝해지긴 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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