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그들을 이토록 분노하게 했을까?
'평범한 가족의 복수극'이라는 타이틀이 눈길을 끄는 영화 <왼편 마지막 집>은 광고대로 선량한 가족의 분노에찬 복수를 담고 있습니다. 어떤 면에선 살기위한 정당 방위로도 보이기도 하지만 그런 구분은 중요하지 않아 보입니다. 휴가 차 외딴 자신들의 별장으로 간 가족이 겪는 범죄자들과의 사투를 담고 있는 <왼편 마지막 집>은 선한 사람들도 분노하면 이렇게 달라져 범죄자 이상으로 잔혹해 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데요... 잔혹하고 흉폭한 복수의 방식은 구토의 욕구까지 불러 일으키기도 할 정도로 섬뜩하고 잔인합니다.
그러나 이들이 이런 댓가(?)를 치루게 되기 전 영화는 그들이 얼마나 흉폭하고 극악한 범죄자인지 초반부터 아주 친절히 보여 줍니다. 경찰을 서슴없이 죽이고 비윤리적인 행동을 일삼으며 살인을 행하는 것과 함께 심지어 자식에게도 몹쓸짓을 시키는 그들에겐 인간으로서의 윤리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범죄자들에게도 인권은 있다는 주장에 대해 '이런 사람들에게도 권리가 필요할까?'라는 논란을 사전에 막으려는 듯 초중반부는 그들의 악행이 너무도 자세히 보여 줍니다.
폭풍을 피해 피신해 온 그들을 도와 준 가족이 나중에 알게 된 진실은 무섭도록 끔찍했습니다. 자신들마저 목숨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탈출도 할 수 없는 그들은 마치 쥐도 몰리면 고양이를 물 수 있다는 (이 영화대로라면 쥐가 고양이를 아주 잔인하게 물어 죽입니다) 비유가 되겠네요. 복수의 과정이 너무 잔혹해 눈을 돌리고 싶을 정도이지만 가족이 일부러 가학적인 복수를 하는 것이 아닌 어쩔 수 없는 몸부림을 벌이다 벌어지는 과정일 뿐이기에 혹시나 있을 수 있는 '그들이 범죄자와 다른 점은 무엇인가?'라는 물음도 공허해 보입니다. 하지만 마지막 한명에게 행하는 복수는 너무 끔찍하고 혐오스럽기까지 해 이 상황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을 수 있어 보이긴 합니다.
제목의 의미가 모호한 <왼편 마지막 집>을 보다보면 아주 옛 고전 B급 애로 스릴러 <내 무덤에 침을 뱉어라>라는 영화가 생각납니다. 이 영화는 우리나라에서 1987년 <야누스의 불꽃 여자>로 리메이크하기도 했던 불후에 명작이지요. (<매춘>으로 유명하신 나영희가 주인공으로 나오시고 故 김성찬님이 나영희를 강간하는 나쁜 남자들 중 한명으로 나오기도 한 작품입니다) <내 무덤에 침을 뱉어라>에도 휴가차 내려온 여자가 동네 불량배들에게 차례로 윤간을 당한 뒤 그들을 하나씩 찾아가 아주 잔인하게 복수한다는 내용이라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흐름이 매우 비슷합니다.
눈에 띄는 스타 하나 없어도 진행 흐름이 지루하지 않고 긴장감을 놓칠 수 없게 하는 <왼편 마지막 집>은 스릴러와 공포 영화를 좋아하시는 관객이라면 즐길 수 있는 작품으로 보입니다. 비위가 약하시거나 임산부, 노인은 관람을 금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구요... 더위가 막바지 여운을 남기는 이때 관람하기 괜찮은 영화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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