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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host world(판타스틱 소녀백서)-유령 같은 젊은 삶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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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스틱 소녀백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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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host world(판타스틱 소녀백서)-유령 같은 젊은 삶
영화는 팝 노래 제목처럼 소녀도 아닌, 그렇다고 여성도 아닌 어정쩡한 상태가 되어버린 하나의 염색체만을 지닌 인물의 삶의 단편을 보여준다. 그 방법은 아주 뒷덜미가 송연해지는 웃음으로서다. 분명 나이 뿐만 아니라, 모든 상황에 닥치는 현대의 젊은이들의 입장은 모호하기 그지 없다. 키란 것의 수치가 1미터를 적잖이 넘길 무렵부터는 커피를 마시기만 하면 어른이 될 줄 알았건만, 커피 경력이 5년이 되어가도록 어른이라는 실체감은 멀기만 하다. 구체적인 Role-model 역시 제시되어 있지 않고, 단지 훌쩍 자라 사회란 곳에 튕겨져 나올 뿐이다. 그렇다면, 사회란 곳은 어떤 곳인가. 그곳은 풍요의 장소다. 물질적 풍요 그리고 정보의 풍요. 또한, 그 풍요의 이미지는 꽤나 구체적인 소비를 요구한다. 교과서에서는 분명 그렇지 만은 않았던 것들이 모조리 물화되어 경제적 효용성만을 성급히 따지고 드니 숨막히기 그지 없다. 숨을 돌리기 위해 나의 삶의 좌표의 꼭지점들인 타인들을 살펴볼까. 그들은 어쩌면 그렇게도 하나같이 잡지 속에서 튀어나온 듯한 최첨단의 유행 옷차림을 하고 온갖 찬사는 연예인들과 재화에 돌리고 들 있다. 영화의 주인공 이니드는 이 모든 것들에 퉁명스럽기 그지 없다. 그녀는 밋밋한 삶 속에 무력하게 빠져들기 보다는 일탈과 증발을 꿈꾼다. 그도 그럴 것이 이성과의 핑크 빛 사랑을 전개해 보려 해도 이성들이란 하나같이 너무 유아적이거나 혹은 아무데서나 거침없이 트림을 해대는 예의 불능자들 투성이다. 유한한 물질로서 무한의 의미를 나타낸다는 예술을 시도하자니, 좀 전까지의 작품들에는 폄하를 금치 못하더니 말도 안되게 위험하고 어이없는 그림에의 의미는 겉잡을 수 없이 거창하다. 그 모호한 기준과 덧없는 일상 속의 그들에 코웃음 치는 게 이니드가 하는 일이다. 물질적 욕구에 발맞추어 삶을 전개해 나간다면, 그것은 너무 소모적이고 갇힌 삶이라 지탄 받으며, 어떤 것에도 초연하고 진정한 자아의 발견과 이의 실현에 힘을 쓰자니 자아의 울림보다는 비어있는 위의 요동이 더 절실 할 뿐이다. 꿀과 소금 같은 이성을 밝히고 이를 드러내는 삶이라. 지금은 포스트 모더니즘의 시대가 아닌가. ‘이성’이라는 단어는 고루하기 짝이 없다. 어느것도 절대 우위성을 지니지 못하는 것이 현시대이다. 이는 규정을 불허한다. 20미터 거리의 그가 우유를 마시는지 밀크 쉐이크를 마시는지는 각자의 시각에 따라 달라질 뿐이다. 현시대는 그야말로 알 수 없단 말이다. 그렇다. 영화의 원제는 Ghost World이다. 어째서 국내 개봉제목이 ‘판타스틱 소녀백서’가 되었는지 의아하지만, 분명 유쾌하고 재기 발랄한 만큼 뼈아픈 의구심을 던져준다. 이 유령 같은 세상에서 당신은 안주하는가. 도피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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