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적나라촌평 :
'과연 가능할까?'라는 의구심에 싸여있던 그 영화..
바로 '해운대'다..
이 영화는 국내에서 최초로 시도된 재난 영화다..
가장 먼저 부여되어야 질 첫 번째 의미는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이 영화는 단순하게 그렇게만 생각하고 넘기면 안 될,,
그냥 저냥한 영화로 치부되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을 들게 한다..
이 영화는 동일한 소재를 다루는 헐리우드 블록버스터와는,
살짝 그 궤를 다르게 가지는 영화다..
재난을 소재로 하는 헐리우드 블록버스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말 묻지도 말고 따지지도 않고 밀어닥치는 물량 공세다..
영화 속에서 참 많은 것들이 부서지고 무너지고 얼어붙는다..
그리고 이와 더불어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에서는,,
이와 같은 재난 속의 시련을 헤쳐나가는 영웅들이 항상 있었다..
초반부의 시선을 압도하는 물량공세와,
후반부의 주어진 시련을 해결해 나가는 히어로형 인물을 비추는 게,
헐리우드 재난 블록버스터의 공식 플롯과도 같았다고 해야할까?
그러나, 이 영화는 그 궤와는 분명히 다르게 영화를 시작한다..
이 영화에서 가장 주목받아야 하는 것이,
국내에서 최초로 시도된 물 관련 CG인 것임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그 (조금은 엉성함을 인정해야 할) CG보다도,
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영화 속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이 맺어가는 드라마의 울림이다..
이 영화 속에는 등장하는 인물들은,
실제 해운대 어디선가 생활을 영위하고 있을 그 누군가들이다..
그렇기에 그들의 일상 하나하나는,
우리 주변에 있는 누군가의 일상이기도 하며,,
그들이 결국 겪게 될 시련은,
세계 명소 속에 있던 인물들만이 겪게 될 시련이 아니라,,
바로 내가 겪을 수도 있는 시련이었다..
그래서 주관적으로 바라보았을 때 이 영화의 가장 큰 힘은,
영화를 보던 관객들에게 이런 의식을 심어줄 수 있었다는 것이다..
(영화의 클라이막스에서 눈물을 흘리던 관객들이 말하듯 말이다;;)
쓰나미가 들이닥치는 그 아수라장 속에서 살고자 했던,
영화 속 그들처럼 우리도 그 상황에서는 그럴지도 모른다는,,
약간은 끔직한(?) 간접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주었던 것 같다..
그렇기에 누가 모라고 해도 방금까지 이야기해 왔던,
이 영화의 이야기 구성의 힘은 인정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확실히 윤제균 감독은 한 편씩 필모그라피를 쌓아갈수록,
관객들이 쉽게 동화할 수 있는, 어쩌면 상투적인 이야기를,,
맛깔스럽게 포장할 수 있는 재주를 쌓아가는 것 같다..
('낭만자객'의 실패 때문일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CG만 놓고 이야기하면,
물론, 한스 울릭이 참여했음에도 완벽하다고는 말할 수 없다..
그러나 이 영화의 강점은,
영화의 하이라이트를 쓰나미로 삼은 점은 맞지만,,
그것이 귀착점이 아니라, 중간 기착지로 작용했다는 점이다..
그래서 말 그대로 쓰나미 CG는 인물들에게 시련으로 작용했다..
이 때문에 결과적으로 쓰나미 CG가 중심이 아니게 됨으로써,
쓰나미라는 천재지변의 상황에 봉착했을 때,,
보여질 수 있는 다양한 혼란과 휴머니티가 영화 속에 채워졌다..
그래서 만족할 수 있었다..
그래서 용서할 수 있었다..
조금은 티가 나는 CG조차도 말이다..
그래도 칭찬하고 싶은 점은 마지막 CG는 훌륭했다는 점이다..
쓰나미로 인해 황량해진 해운대 전경을 담았을 때는,,
정말 섬짓해지기까지 했다..
실제로 일어날 수 있을지도 모를 일이라고 생각되어서 말이다..
여기까지 이런 저런 말을 많이 했는데,
말하고 싶었던 결론은, 영화가 생각보다도 훨 괜찮았다는 거다..
적당히 웃을 수도 있고, 울수도 있고,, 안타까워할 수도 있었던..
나름 준비가 잘된 괜찮은 영화가 나왔다는 생각이 든다..
한 가지 팁을 더 하자면,
이 영화를 보면서 쓰나미 CG에만 집착하지 말 것을 권한다..
쓰나미 CG는 조금은 어색함이 있다..
그 어색함을 탓할 관객이라면 이 영화 볼 생각을 아예 마시길..
그러나 영화의 이야기가 나름 조밀한 영화를 생각하신다면,
이 영화는 과히 봐도 괜찮을 것이라고 적극 추천하고 싶다..
짜증나는 영화 속 상황에 짜증이 더해 질수도 있겠지만,
시련의 상황에 봉착했을 때 인간이 보여줄 수 있는,,
따스한 면도 분명히 다룬 영화이니까..
공연히 물량적인 CG에만 집착하는 우를 범하진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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