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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상의 전환이 부른 포복절도 코미디 차우
sh0528p 2009-07-13 오후 2:45:56 1147   [0]

진지한 괴수와의 싸움보다는 허를 찌르는 설정이 주는 풍성한 웃음

 

 

 

우연한 기회에 완성된 작품이 발표되기 전 '차우'를 보았을 때 <차우>의 초반 분위기는 봉준호 감독의 '괴물'을 떠 올리게 하는 영화였습니다. 인간의 이기주의와 욕심이 부른 비극이 만들어 낸 괴수가 인간을 위협한다는 점과  영화 곳곳에서 허를 찌르는 설정이 주는 웃음의 유사성 때문이었죠.  차우는 경기도 방언으로 짐승을 유인해 잡는 틀을 의미한다는 것과 영어식 표기 (Chaw)는 잘근 잘근 씹다의 뜻이라 이번 괴수의 이미지를 쉽게 떠올릴 수 있기에 참 기발하고 잘 지은 제목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차우>는 맷돼지와의 사투를 진진하게 그린 영화라기 보다는 오락성과 재미를 추구하는 영화였습니다. 인간의 무분별한 개발로 인한 먹이 부족,  불법 밀렵 거기에  일제시대의 동물 실험등으로 탄생한 거대 멧돼지는 영화속 과학적 근거를 내세우며 정당성을 역설하지만 영화가 궁극적으로 이야기하려는 메세지도 모호합니다.  무분별한 환경 개발이 불러올 대 재앙의 경종이나 동물들을 무차별 포획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어떤 문제를 야기할 지에 대한 반대의 메세지 보다는 괴수를 잡으러 가는 5인조 특공대가 주는 웃음 사냥 정도의 이야기 구조가 큰 뼈대입니다.

 

 

주변 인물들도 어떤 의미 보다는 웃음만을 위한 분들이 있을 정도입니다. 가령 등장 인물 중 김순경의 치매에 걸리신 어머니와  마을에 사는 광녀는  어떤 의미를 위한 설정인지 웃음을 주기 위한 설정이라고만 보기엔 애매하고 불편하기까지 합니다. 영화 곳곳의 일부 장면은 굳이 있을 필요성 마저 의구심이 들 정도로 차우는 오락성에 중심을 주다보니 작품의 완성도는 조금 떨어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 점에도 불구하고 차우는 곱씹어 볼 수록 제목처럼 의외로 기발하고 위트가 넘치는 괜찮은 작품이기도 합니다.

 


우선 CG로 태어난 거대 맷돼지가 실제 생명체처럼 잘 만들어졌습니다.  인간들과 사투를 벌이는 장면에서 인위적으로 만들어져 어설픈 면과 현실성이 떨어질 수 있음에도 놀라운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멧돼지가 뛰어다니면서 엄청난 무게로 인한 진동이나 음향도 좋고  뛰어다니면서 부셔지는 주변 배경들도 실사처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어리버리 5인조 추격대의 인물 설정의 재미입니다. 
김순경은 치매 어머니, 임신한 아내와 힘들고 각박한 서울의 삶을 떠나 지방에서 여유로운 삶을 지내려다 서울보다 더한 고생을 하게 되는 인물로  경찰의 투철한 직업 의식도 사명감도 부족하지만 큰 사건 제대로 해결해 힘든 고생을 접고 싶어 주변의 말에 쉽게 흔들리는 얇은 귀가 특징입니다.  그런 그가 믿는 천일만은 전설의 포수라는 초반부 높은 위상과 달리 이후 허당으로 밝혀지죠.. 선친의 유물인 총이 소련제인지 핀란드 제인지도 모르는 부족한 지식과 덫에 걸려 매달리질 안나 멧돼지를 바로 앞에서도 빗맞히질 안나 위기의 순간에선 우산을 펴는 속 빈 강정의 대표 그 자체이구요.

 

 

그리고 현재 최고의 포수라는 백만배는 강렬한 카리스마와 냉혈한의 위용과는 달리 맷돼지와의 일촉측발에선 오줌을 지리고 여자앞에선 한없이 순수해 지는 의외의 인물입니다.  또 신형사는 그나마 똘똘한 브레인이긴 하지만 슬쩍슬쩍 남의 물건에 손을 대고 노상방뇨까지 하는 형사로  자신의 이익을 위해선 서슴없이 거짓말도 하는 이 시대에 만연한 전형적인 이기주의적  표본이지요.  그나마 유일한 여자인 변수련은 자신의 목표를 위해 목숨도 걸면서 한 건 제대로 하려는 여장부입니다.  싫다는 남자 동료를 술까지 먹여가며 계속 함께 일하게 하고 위기의 순간에도 냉정함을 잃지 않아 마지막 묘책을 내기도 하는 실질적 리더라고 할까요?

 

 

이들 5인조 특공대(?)가 보여 주는 멧돼지와의 한판은 영화 초반부부터 마지막까지 괴수와의 목숨을 건 사투 보다는 웃음을 책임지려는 노력이 가상합니다.  그 와중에서 정말 재미있고 유쾌한 장면이 있는데요...  영화의 최고의 명장면으로 꼽을 수 있는  첫번째는 암컷을 잃고 복수를 위해 수컷 맷돼지가 잔치를 벌이는 창고를 습격하는 장면입니다. 긴장감 넘치는 상황에서 박순경은 큰 웃음 한방을 날리고 깔끔하게 마무리 합니다. 두번째는 숲속 오두막에서 그들이 보여주는 해프닝으로 처음엔 관객까지 깜박 속아 상황을 알게 된 뒤에는 큰 웃음 선사해 줍니다.
그리고 마지막 한방...  영화가 끝났다고 생각한 뒤에 남은 장면이 있으니 등장인물 소개한다고 일어나지 마세요. 그냥 가시면 절대 후회하십니다.

 

 

차우의 미 완성본에선 초반부 살아있는 노루를 잡고 목에 튜브를 꽂고 정력에 좋다며 피를 빨아대는 인간들의 잔인함을 보여주었지만 혐오스럼 때문인지 삭제되었고 광녀의 아들로 나오는 소년이 멧돼지에 먹이를 주며 키웟다는 부분도 흐름과 맞지 않기 때문인지 이 또한 삭제되었습니다.  대신 배우들의 개성 넘치고 맛깔스런 연기가 추가되어 영화는 오락 영화로는 훌륭한 작품으로 탄생했습니다.  공포나 스릴러를 기대하시기 보다는 의외로 많은 웃음을 기대하시면 후회하지 않으실만한 작품으로  2편도 있을 것을 암시하는데... 다음 작품에선 얼마나 또 웃겨 줄지 기대됩니다.


(총 2명 참여)
zoophi
저도 보고싶네요   
2010-01-27 17:05
verite1004
보고 싶어요!   
2009-07-24 00:25
kimshbb
발상이 좋네요   
2009-07-23 21:35
wjswoghd
재미나더라구요   
2009-07-22 19:39
chupa123
차우 재밌죠 ㅎ   
2009-07-16 11:02
prettyaid
잘읽었어요^^   
2009-07-14 10:57
kwyok11
포복절도 코미디   
2009-07-13 15:33
1


차우(2009, Chaw)
제작사 : (주)영화사 수작 / 배급사 : 빅하우스(주)벤티지홀딩스, 롯데쇼핑(주)롯데엔터테인먼트
공식홈페이지 : http://cha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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