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상수 감독 영화의 특징이라면 영화 , '강원도의 힘', '극장전', '오!수정', '여자는 남자의 미
래다'처럼 '일상의 우연'을 소재 그 자체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홍감독의 영화는 화려하지도
섬세하지도 않은 다양한 인간군상을 적나라하게 묘사하며 그 모습들 속에서 관객 스스로가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것이 홍 감독 영화의 매력이다. 그러한 홍감독의 매력을 품은 신작 '잘
알지도 못하면서'를 만나러 간다.
예술영화 감독 구경남(김태우)의 제천과 제주에서 벌어지는 두 가지 여행기
필요할 때 모르는 척~제천의 구경남 영화제에 심사위원으로 초청된 구경남. 프로그래머 공현희를 비롯한 영화인들과의 술자리를
핑계삼아 심사는 뒷전이다. 의무적인 영화관람이 계속되던 중 우연히 만난 오래전 절친 부상
용을 만나고, 그의 집으로 향한다. 어김없이 벌어진 술자리는 부상용의 아내, 유신으로 인해
묘한 분위기로 마무리되고, 다음날 구경남은 뜬금없이 파렴치한으로 몰린채 도망치듯 제천을
떠난다.
쓸데없이 아는 척~제주의 구경남 제주도에 특강을 가게 된 구경남. 학생들과의 뒤풀이 자리에서 선배인 화백 양천수를 만나 다
음날 그의 집으로 동행한다. 그는 양천수의 아내가 자신이 연모했던 후배 고순임을 알게 되
고, 그녀는 구경남에게 은밀히 쪽지를 건넨다. 이 후, 고순을 다시 찾은 구경남. 두 사람은 불
장난 같은 관계 중, 우연히 들른 동네주민 조씨에게 현장을 들키고 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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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저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일명 성격 자체를 100%로 아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이같
이 얘기하는 본인마저도 그렇거니와 정작 본인도 자 알지 못하면서 타인을 몇번 만났다고, 이성
이랑 같이 잤다고 그 상대에 대해서 관심이 있으면 의식적이건 무의식적인건 아는 체를 할려고
하는게 인간 대체로 지니고 있는 습성이다. 영화는 이러한 다양한 성격의 소유자들을 통한 일련
의 인간의 군상들을 보여준다. 본인을 되돌아보자. 영화와 같이 자아가 남보다 뛰어나다는 착각
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아님 관심이 있다고 상대방을 몇 번 만나지도 않았는데 그 상대방에 대
해서 너무 아는체를 하려고 하지 않았는지 생각을 해보고 자신에게 물어 보았다. 그 대답은 영
화 '잘 알지도 못하면서'가 그 대답을 대변해 주는 것 처럼 여겨졌다. 영화는 홍감독의 매력대로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쉽게 일어나고 잊혀지는 일을 소재로 크게 대놓고 웃지 못하고 입가에 슬
며시 '킥킥'이라는 의성어를 내포하게 만든다. 배역의 주인공을 맡은 '김태우', 정말 이 영화의
소재에 맞춰 감독의 의중을 충실히 아니 배역이 자기인양 소화해내는 그의 연기력에 박수를 보
낸다. 또 여배우 '고현정'을 간만에 스크린에 만나서 그런지 몰라도 예전의 순수한 미모를 그대
로 간직하고 있어서 무척이나 반가웠다. 여러분에게 이 영화를 보시고 자기자신이 어떤 인간의
부류에 속하는지 한 번쯤 묻고 싶다.
여러분 좋은 영화 많이 감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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