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본 후 가장먼저 드는생각.
"참 난해하다..."-_-;;
형사로서 성공하고 아름다운 부인 수현을 가진 기훈.
그런 기훈의 사생활은 겉모습만큼 깨끗하지 못하다.
바로 아내 수현의 친구이자 대학 후배인 가희와의 만남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훈의 그런 이중적인 모습과 한 남자의 위선에 휘둘릴수밖에 없는
수현, 가희 두 여자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영화의 이야기는 충분히
만들어진다.
하지만... 이 영화가 난해하다고 말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그런 남녀간의 사랑과 애정과 배신... 정도만으로는 설명될 수 없는
증오와 복수를 담고 있긴 때문이다.
영화의 중반부를 넘어서 후반부에 가까워질때쯤...
영화는 순진한 관객의 뒤통수를 친다...-_-;;
이제껏 자신의 욕망과 욕심을 위해 두 여자의 삶의 엉망으로 만들어
놓은 기훈을 욕하도록 만들었던 이야기는 오히려 그 반대로
수현, 가희 두 여자의 욕망에 기훈이 놀아나고(?)있었다는 반전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그토록 아름답다고, 순결하다고 생각했던 기훈의 아내 수현은
동성을 사랑하는 레즈비언, 레즈비언인 아내의 옛 연인은 바로
기훈 자신의 내연녀 가희...
가희를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수현으로 하여금 기훈을
자신의 남자로 만들게 했고, 기훈과 결혼함으로써 기훈곁을 떠나지
못하는 가희마저 곁에 둔 수현의 극단적인 결론이었다.
마지막 트렁크신은 정말 영화를 그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답답하고 찝찝하다. 좁은 트렁크 안에서 두 사람이, 피 냄새를
맡으며 보내야 했던 이틀... 생각만 해도 구역질이 난다.
그 안에서 모든 이야기를 듣게된 기훈은 좁은 공간에 있는 답답합과
충격으로 미쳐버리기까지 한다...
그 장면에서 한석규의 연기는 정말. 최고~
트렁크 안에서 하혈하고 가장 사랑하는 기훈에게 죽여달라고 부탁한 가희를 보는 기훈의 심정은 어땠을까?
영화 자체는 어둡고 난해하지만 모든 이야기는 세 사람의 욕망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랑하는 연인을 곁에 두고싶다는 수현의 욕망
두 여자를 소유하고 싶다는 기훈의 욕망
역시 사랑하는 한 여자와 한 남자곁에 있고 싶었던 가희의 욕망.
어떻게 보면 이렇게까지 어둡게 이끌어나가도 되지 않을 영화인데
너무 극단적으로까지 갔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흔치않은 영화. 누구나 가지고 있는 지나친 욕망의 결과를,
잔인한 결말을 알려준 괜찮은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