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보는 내내 원작인 만화와 겹쳐보였습니다. 배경과 인물 그리고 줄거리는 물론 세세한 것 까지 원작에 많이 충실했으니까요... 하지만...한 편으론 아쉬웠습니다. 감동적인 요소와 꼭 필요한 내용은..찍지 않았는지.. 아니면 편집을 했는지 많이 아쉬웠습니다. 요즘 한국 영화 러닝타임이 많이 늘어났는데... 바보는 100분이 채 되지 않더군요... '10분 정도만 더 늘렸으면 완성도가 높았을 텐데..'라는 아쉬움은 지금도 가시지 않습니다.
그날 시사회에는 원작인 만화를 보고 오지 않은 사람이 꽤 있었습니다. 영화 상영 중 같이 온 일행에게 이것저것 묻는 사람들이 많았고.. 웃는 타이밍이 아님에도 웃는 사람들이 꽤나 많았습니다. (예 : 마지막 동사무소 씬-'내가 그 사람 동생이고요..그 사람이 제 오빠에요..') 위 예 말고 다른 부분에서 역시 웃을 타이밍이 아님에도 웃는 사람들이 많았고 같이 온 일행에게 이것저것 묻거나 '저거 뭐냐~'라는 식의 반응들이 있었다는 건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 그 이유를 충분히 주지시킬 수 있는 요소가 부족했다는 겁니다.
승룡이가 왜 계속 웃어야 하는지, 왜 울지 말아야 하는지... 토성 관리인 할아버지와 지호의 대화에서 왜 그 자리는 풀이 자라지 않는지.. 희영이(작은별 아가씨)의 빨간구두나 지호 아버지가 승룡이에게 왜 피곤하거나 얼굴이 붓거나 오줌 잘 나오는지에 대해 묻는다거나 하는거...
극 전개상(또는 시간상)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빠진 곳 몇 개는 많은 아쉬움이..남습니다.
- 제일 먼저 승룡이의 동생 지인이입니다.
극에선 자신의 오빠를 싫어하는 이유가 바보라서, 오빠가 바보라서 싫어하는 걸로만 묘사 되어있습니다. 자신의 오빠를 싫어하는 이유는 따로 있는데... 엄마는 자신에게 남겨준 게 없다고...엄마는 오빠만 사랑했다고 생각해서.. 그래서 바보인 오빠를 싫어하는데 극에선 그냥 바보라서 오빠를 싫어하는.. '나쁜 동생'으로만 묘사되어있습니다.
-두 번째는 많은 사람들이 영화 끝나고 나오면서 하는 말이 마지막에 지호가 피아노 치는 장면은 뭐냐는...그런 말을 듣곤 했습니다. 극에선 지호가 승룡이에게 잠깐 얘기하죠..피아노 앞에 서면 칠 수가 없다고.. 지호가 왜 한국에 다시 왔는지 조금 더 관심을 갖고 찍었더라면 마지막 부분에 지호가 피아노 치는 장면을 처음 보는 사람들도 더 이해할 수 있었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마지막으로... 승룡이가 나쁜 놈들에게 당하는 장면입니다. 나쁜 놈들이 '네가 남상수냐?'라고 물을 때...그 놈들 손에 흉기가 들려져 있는 걸 보고 승룡이 눈에 눈물을 머금고....'응...'이라고 말하는 장면.... 그리고 승룡이가 당한 그 사실을 알고 상수가 작은별 사장을 찾아가 죽이지 못하고 살려주는 이유에 대해서... 단 몇 분만...진짜 단 몇 분만 찍었으면...하는 바람이..가시지가 않네요...
많은 인기를 얻었던 원작인 만화를 바탕으로 한 어떤 영화도 100%만족시킬 순 없습니다. 이번 '바보'영화가..제겐 아쉬움이 남지만.. 그래도 제가 제일 좋아하는 작가의 만화를..영화로 볼 수 있었다는 데 상당한 만족을 느낍니다. 원작에 많이 충실하려는 것이 보였고...원작만큼은 아니지만 감동을 줬기 때문이죠..
게다가 만화에서 좋아하는 승룡이나 지호 상수 등...살아 움직이는 모습을 볼 수 있어
정말 좋았습니다.
그래도 간만에 좋은 영화를 보고..또 느끼고...
이렇게 기억할 수 있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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