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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도 아름답게 만드는 납관사(納棺士) 굿바이
theone777 2008-10-28 오후 4:30:50 1868   [1]

<굿’ 바이 : Good&Bye>

처음 제목과 포스터만 봤을 때 한 커플이 마주 서있는 모습을 보고 뭐 절절한 러브스토리의 영화이겠거니 했는데.. <굿바이>는 뜻밖의 소재가 영화의 주가 되는 절절한 감동 드라마였다. <굿바이>를 보면서 다시한 번 느낀 것은 영화관은 언제나 영화에 집중되게 만들고 영화의 효과음 하나하나 장면 하나하나 그 영화의 참맛을 최대한 느낄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다. 블록버스터 액션과 화려한 영상, 사운드, 스케일로 무장한 영화 이외에 이런 잔잔한 감동 드라마의 영화 역시 영화관에서 보면 아주 감칠맛 나고 감동도 배가 되고 너무 재밌게만 느껴만 진다.

영화의 소재는 바로 납관(納棺). 맨 처음 영화의 시작은 한 남자와 한 노인이 시체를 앞에두고 시체를 몸과 얼굴을 닦고 손과 발을 가지런히 하고 옷을 입히고 화장을 하길래.. 이게 뭔가 했다. 그건 시체를 깨끗하게 하고 관에 넣는 일을 하는 한국말로는 장의사. 바로 납관사였다. 솔직히 장의사에 대해 이름은 들어는 봤지만 정확히 어떤일을 어떻게 하는지 직접 보지는 못했는데 이 영화에서 그 납관의 과정을 자세하게 볼 수 있었다.

납관사. 가족 앞에 죽은 시체를 두고 절도있고 부드러운 손놀림으로 정성스럽게 시체를 닦고 치장을 한다. 헌데 영화에서는 이런 납관사를 두고 시체를 만지는 일을 하니 '불결하다, 더럽다, 얼마나 돈이 궁하면 그런 일을 하기까지 하는가' 이런 식으로 아주 천하고 더러운 직업으로 비추어지는데.. 이 영화를 보면 장의사, 납관사의 일이 얼마나 아름답고 따뜻하고 없어서는 안될 소중한 직업인지 인식하게 된다.

그 납관의 과정을 보노라면 한편의 예술 작품을 빚어내는 장인을 보고 있는 것과 같다. 색이 바래진 시체의 얼굴을 젂신 천으로 꼼꼼하고 조심스럽게 닦아 낸 뒤 입모양도 보기 좋게 만들고, 시체의 몸도 구석구석 정성스레 닦아낸다. 구부러진 손과 발을 가지런히 펴주고 한 곳에 모아 자세를 만들어주고, 죽은이를 고운 색의 깨끗한 옷으로 조심스럽게 갈아입힌 뒤 마지막엔 살아 생전 가족들이 알아보지 못했던 그 죽은이의 아름다움을 최대한으로 끌어 올리는 화장으로 마무리한다. 그렇게 곱게 치장한 시체를 관에 안치시키면 납관은 끝난다. 납관의 끝은 항상 죽은 이의 유가족과 지인들을  감동하게 만들고 놀라게 만들고 납관사에 대한 절실한 고마움으로 가득차게 만든다.

납관사를 천하게 더럽게 여겼던 주인공의 친구와 주인공이 5분이나 늦었다며 시체로 밥벌어 먹는 사람이라고까지 말하며 버럭 화를 내던 한 남자, 그리고 누구보다 납관사라는 직업을 가진 남편에게 아쉬워하고 부끄러워 하던 그의 부인의 마음까지 모두 한 순간에 바꾸어 버리는 납관은 보는이로 하여금 따뜻한 감동과 감사함을 여실히 느끼게 해주는 아름다운 과정이요 직업이었다. 죽음이라는 문을 통과하여 새로운 세상을 맞이하는 떠나는 이의 가는 길을 배웅해주며 아름답게 만들어 주는 소중한 직업이다.

영화는 이러한 납관사가 된 한 남자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춰 영화를 전개한다. 초반에 베토벤 바이러스에 나온 것과 흡사한 장면과 베바에서 연주했던 똑같은 음악이 나오는데 정말 반가웠다. ㅋ 주인공은 오케스트라에서 첼로를 맡던 사람이었는데 오케스트라의 해체로 실직자가 된다. 부인과 시골로 내려오고 한 구인구직 광고에 나와있던 회사에 면접을 보러가게 되고 단 10초의 면접 끝에 납관이라는 직업을 갖게 되는데.. 납관을 처음 접하게 된 주인공이 납관사가 되는 과정이 정말 웃기고 납관회사 사장님의 중후하면서도 유머러스한 연기가 정말 재밌고 좋았다. 영화 핵심 포인트의 감동은 바로, 30년전 자신을 떠나가 버린 아버지를 30년 뒤 싸늘한 시체로 만난 주인공이 정성스레 납관을 하며 마지막 아버지 가는 길을 배웅하는 장면. 이 장면은 정말 안타까움과 감동이 흘러 넘쳤다.  

그리고 중간중간 주인공의 첼로 선율이 나오는데 정말 아름답고 빠져들게 만들고 첼로 선율과 함께 비춰지는 영상도 아름다웠다. 또 남자도 잘생기고 연기도 좋았지만 부인으로 나오는 히로스에 료코 정말 예뻤고 연기도 좋고 다 만족한다. 특히 사장님의 복어정자주머니를 맛있게 먹는 연기는 ㅋㅋ. 뜻밖에 웃음으로 무장하고 넘치는 감동으로 조화를 이룬 <굿바이>. 영화 내내 흐르는 첼로 선율과 더불어 독특한 소재하며 전체적으로 정말 좋았다. 많은 이들이 이 영화를 보고 지금 살아있는 가족과 친구가 얼마나 소중한지 그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껴보고 따뜻하고 아름다운 마음이 가득채워지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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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2008, Departures / おくりび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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