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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jt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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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5-11 오후 3:00:3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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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있어 코엔형제의 영화라는 이름표는 영화를 보기전에 잠시 멈칫하게 만든다.더군다나 단순하고,로맨틱한 영화를 선호하는 나 로서는 데이빗 린치나 코엔형제의 영화같은 괴짜스럽고,칙칙한 분위기에 적응하기 힘들기 때문이다.[그 남자는 거기에 없었다]또한 코엔형제의 특징을 그대로,너무나도 정석대로 보여주고 있었다.또한 흑백영화라는 설정까지 "코엔형제표 영화"임을 절실히 느끼게 했다. 과묵하고,너무나도 건조한 성격의 이발사인 "에드"역의 빌리 밥 손튼의 영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이 영화 속에서의 그의 연기는 영화 전체를 움텨 쥐고 있었다.깊게 파인 주름살과 시종일관 굳게 다문 입술,조금은 날카롭고 차가운 눈빛은 어두운 흑백의 영상과 절묘하게 우울려 자칫하면 난잡하고 자질구레하게 배치될 스토리를 확실하게 이끌어 주었다.그리고 부인 "도리스"역의 프랜시스 맥도먼드와 제임스 갠돌피니등 다른 연기자들의 탁월한 호연도 [그 남자는 거기에 없었다]는 탄탄하게 만들어준 요소였다.어저면 내가 코엔형제의 영화 중 이 영화를 첫 손가락으로 꼽게 만든것도 모두 연기자들의 연기 덕분일것이다.
언제나 그랫듯이 코엔형제의 [그 남자는 거기에 없었다]는 스릴러,드라마,코미디적 요소를 이리저리 넘나들고 있다.코엔형제의 영화에 장르를 매긴다는 것이 우습지만 [그 남자는 거기에 없었다]는 드라마적인 요소를 확실하게 살려내고 있어 지금껏 봐왔던 코엔형제의 영화와는 색다른 느낌이 들었다.과묵함을 내내 강조하는 이발사와 흑백화면은 계속 무언가를 감추려 하고,진실을 은폐하고 있는 이발사를 실감나게 표현했고,그와 대비되는 사람들-말 많은 동료 이발사,교활하고 말로 먹고 사는 변호사-을 적절하게 등장 시킴으로써 '이발사 에드'에게 뭔가 말 못할 비밀이 있음을 암시하게끔 해주었다.
무엇보다 [그 남자는 거기에 없었다]의 백미는 코엔형제 특유의 괴짜스러운 유머이다.살인을 하고,또 사형을 당하면서도 너무도 태연하고,당황하는 기미 하나 없는 빌리 밥 손튼의 무표정 연기와 돼지등에 올라 타는 모습,변호사의 얍쌉한 변호모습,교통사고를 당한 자동차가 천천히 하늘을 날아 오르는 장면,그리고 엉뚱한 UFO의 등장까지... 어쩌면 영화를 보는 내내 아무 생각없이 의자에 앉아 있었는지도 모른다.눈은 스크린에 응시하고 있지만 머릿속은 텅빈 상태의 모습.그것이 곧 코엔형제의 영화가 지닌 매력이다.복잡하고 어려워 보이지만 너무도 단순하고,엉뚱한 이야기..그래서 난 코엔형제의 영화를 거부하면서도 좋아하는건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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