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산벌, 왕의 남자, 라디오 스타로 이어지는 이준익 감독의 영화들은
언제나 기대한만큼의, 혹은 기대이상의 재미가 잔잔한 감동을 선사해주었다.
즐거운 인생은 살짝 논외로 치더라도, 그래도 4타수 3안타 아닌가. 그 중에 하나는 장외홈런이고.
이러니 이준익 감독의 신작 '님은 먼곳에'를 기대하는 건 어쩌면 당연지사인 것이다.
그러나. 바로 거기에 독이 있을 줄 꿈에도 생각 못했다.
어제, 그러니까 14일 코엑스에서 대대적으로 한 시사회에 가서 '님은 먼곳에'를 보았다.
기본으로 재미있을거란 기대감은 고스란히 실망감으로 돌아 왔고. (특히 시나리오는 이준익 영화중 최악)
따스한 휴머니즘은 어느새 강요로 다가왔다 (의미있는 영화잖아. 재미는 두번째 문제야 라고 말하는 듯)
2시간이 훌쩍 넘어가는 런닝타임은 견디기 힘들었다.
실망감이 50% 한국영화의 미래에 대한 걱정 10%(원래 30%였는데 놈놈놈이 생각나서 ^^)
수애를 보는 즐거움 20% 그리고 배우 주진모의 발군의 연기에 대한 감탄 10%
그리고 이 모든 우려와 실망을 안겨준 근본 원흉인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한 분노 10%.
(영화 전반에 암처럼 퍼져 있는 기능적인 대사들이 툭툭 터져 나올때마다 느낀 불쾌감이란... 구성도 어설프고,
캐릭터도 어설프고, 그러다보니 감동도 어설프고... 도대체 왜 이런 어설픈 시나리오에 그 주옥같은 배우들과
많은 스탭들이 매달린걸까... 아아 또다시 한국영화의 미래가...)
그래도 이번 이준익 감독의 신작 '님은 먼곳에', 모쪼록 관객이 많이 들어오길.
100억이 넘는 영화라는데,
재앙은 이제 그만.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본전만 할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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