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나라의 왕은 전쟁마다 승승장구하던 장수이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조나라와의 일전 도중, 적의 화살에 치명상을 입고 막사로 돌아온다. 왕은 치명상을 입었지만, 전쟁은 아직 한창. 왕은 전황을 수습하기 위해 대장군이자 조카인 우바 대신, 고아 출신인 설호에게 총 지휘를 맡긴다. 장수들은 다시 전쟁터로 향하고, 급보를 받고 달려온 대왕의 무남독녀인 연비야는 왕위를 설호에게 물려주라는 유지를 듣게 된다. 야심이 많은 우바는 왕의 마음을 돌이키기 위해 다시 막사로 찾아오지만, 왕의 마음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결국 우바는 치명상을 입은 왕을 확실히 처치한 뒤 전란 후를 도모한다.
한편, 뛰어난 무용으로 조나라군을 패퇴시키고, 왕의 시신과 함께 연나라 왕궁으로 귀환한 설호에게 부왕의 유지를 전하려는 비야.
보나마나 우바가 딴지를 걸 것은 뻔한 일. 설호는 연비야에게 왕위를 이을것을 눈빛으로 설득하고 ㅡ,.ㅡ)* , 연비야는 연나라의 새로운 왕이 된다. 무를 숭상하는 연나라에서 왕은 곧 선봉장. 연비야는 자신의 정당성을 찾기 위해 군사훈련을 자청하고, 우바는 그 틈을 노려 왕위를 찬탈할 계획을 세운다.
훈련도중 연비야를 제거한 뒤, 왕의 혈통인 자신이 왕권을 이으려는 속셈이었다.
숲 속에서 우바의 부하들에게 습격을 당하는 연비야를 우연히 발견하는 란천. 과거 악명높은 군사집단이었던 '삭월' 의 생존자였던 란천의 도움으로 독화살을 맞았지만, 가까스로 목숨을 건지는 연비야.
그리고,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우바는 왕권 전복을 도모한다.
너무나 뻔하고, 식상한 전개. 장이모우를 닮았으나, 어설프게 따라한 듯 해 보이는 어정쩡함.
새로운 것도 없고, 흥미로운 것도 없는 평이한 이야기.
비밀을 갖고 있는 남자 주인공과 숙명을 지고 있는 여자 주인공. 그리고 어정쩡한 주변인물들.
견자단이 열연한 설호는 과연 어떤 역할인지 싶다. 전쟁과 액션, 로맨스가 적절하게 들어 있지만, 그정도이다.
내용은 딱 장이모우의 '연인' 인데, 확실히 내러티브의 촘촘함과 캐릭터들의 심리를 이끌어내는 상황 설정등에서 많은 차이가 보인다.
이야기꾼과 무술감독의 차이가 확연하다는 느낌. 장이모 감독과 무술감독으로 호흡을 맞췄던 전작, 황후 화의 느낌도 많이 나는 것은 아마 그때문일터. 그저 이야기를 따라가기에 급급해 정작 본인이 하고픈 이야기는 묻혀버렸다.
그러다 보니, 이야기를 이끌어갈 캐릭터들 역시 힘겨워 보인다. 그나마 타이틀롤을 맡은 진혜림의 당찬 연기만이 한줄이 뿌리가 되어 이야기를 지탱했고, 한 축을 맡아야 할 남자 주인공 여명은 잔혹한 과거를 지닌 장수를 맡기에 지나치게 여려보였으며, 다른 한 축을 이끌어가야 할 견자단은 캐릭터가 너무 어정쩡해 열연이 빛을 잃었다.
드라마틱한 구성도 없고, 캐릭터에 감정이입될 틈도 없이, 후다닥 이야기를 시작하고, 후다닥 마무리한 느낌.
하지만, 장점도 많다.
평이하지먄, 지루할 틈 없이 이야기가 진행되었고, 무술감독답게 유려한 대결씬은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적당했다.
다음작품에서는 좀 더 이야기꾼다운 모습이 보일 것 같아 기대가 되기도 한다.
최근의 중국영화는 지나치게 큰 스케일을 고집하고, 그러다 보면 결국 허무주의적 결말로 치닫는 경우가 많다.
눈요기엔 좋지만, 개인적으로는 참 실망스럽다.
다시한번 와호장룡 같은 영화를 볼 수 있게 되기를 고대한다.
엉겁결에 여왕이 된 연비야. 여자의 몸이지만, 그녀에게는 왕통이 흐르고 있다.
공주로서 남 위에 군림하는 것이 학습된 사람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연비야와 오빠동생처럼 지냈던 무적의 장수.
희대의 무술감독이었던 정소동과 만나 엄청난 시너지를 이끌어 냈지만, 배우로서는 그닥...효과를 못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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