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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목요일에 시네하우스에서 한 '그 남자는 거기에 없었다'시사회
에 다녀왔습니다. 영화를 상영하기 직전 '하이퍼택 나다'에서 단관상영
한다고 홍보요원이 그러더군요. 참, 씁쓸했습니다...
'그 남자는 거기에 없었다'는 '파고', '오, 형제여 어디에 있는가'를 만
든 '코엔 형제'의 최신작이자 2001년 최고의 수작 중 하나로 꼽히는 영
화입니다. 주연으로는 배우이자 작가이자 제작자이며 감독인(문어발처럼
이것저것 손댄게 아니라 모두에 진짜 재능있는) '빌리 밥 손튼'과 '파
고'의 여주인공이자 '코엔'의 부인인 '프랜시스 맥도먼드'가 맡았습니
다.
이 영화는 이발소에서 일하는 이발사의(자신은 이발사라고 생각하지 않
지만)인생을 표현한 영화입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있이 특별히 없
고, 부인은 바람을 피우며 막상 하고 싶은 일이 생기면 그 일을 할 변변
한 돈이 없는 뜻대로 되는 일이 별로 없는 사람이죠..그래서 돈을 마련
하려고 부인의 정부에게 협박을 하지만 그 일조차도 자신의 뜻대로 흘러
가지 않고 주인공이 의욕을 갖고 위안을 얻으려고 한 소녀에게서도 희망
을 엿볼 수 없는 안타까운 인물을 전면에 내세운 영화입니다.
영화는 흑백의 빛을 띈 영상과 클래식 음악의 조화로 마치 고전처럼 보
이는 영화입니다. 하지만 딱딱하지 않고 다소 엉뚱한 고전같죠..독특한
캐릭터와 UFO까지 등장하는, 다소 황당하지만 부정할 수 없는...
영화가 전체적으로 기존의 영화와 비교해 균형이 안 맞는 모습을 보입니
다.(사실 우리가 익숙하지 않은거죠...) 어떤 공식에 맞춰 흘러가는게
아니라 인생처럼 종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끝까지 흘러갑니다. 이야기나
주인공의 성격이나 감독의 연출이나 기타 등등...전부 말이죠...
주인공인 '빌리 밥 손튼'은 무뚜뚝한 표정에 시종일관 담배만 피워대고
대사도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그 인물이 건조하며 감잡을 수 없는 이야
기에 뛰어듭니다. 하지만 그 속에서 의외의 웃음이 많이 터지죠. 작당하
고 웃기려고 티내는게 아니라 마치 현실처럼 웃어선 안될 상황에서 웃
을 수 밖에 없는... 웃음도 영양가없는 싸구려 웃음이 아닌 인생의 아이
러니를 상징하는 웃음이 많고요...
독특하지만 그 독특함을 기가 막히게 표현하는데는 영화에 참여한 사람
들의 공이 컸습니다. '빌리 밥 손튼'은 여지껏 그의 영화 인생에서 가
장 멋진 연기를 선보인 것 같고요, '코엔 형제'는 요즘같이 뭐든 넘쳐나
는 시대에 이렇게 깔끔한 절제와 그 절제의 가치를 멋지게 증명하다니,
정말 대단해보입니다.
사실 이런 영화는 제가 아무리 여기서 떠들어봤자(떠들 능력도 없지만)
소용없는 영화입니다.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게 '코엔 형제'의 영화니까
요...
'그 남자는 거기에 없었다'는 독특하지만 정말 놓쳐서는 안될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영화를 대한민국에서 딱 한군데에서 상영하다니 우리
나라의 영화관 문화현실이 안타깝네요..나중에 비디오나 DVD가 나오면
꼭 한번씩이라도 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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