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 영화의 전반적인 내용 보다는 차태현의 연기에 대해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최근 설날에도 공중파 방송에서 나왔던 <복면 달호>와 평소 차태현의 이미지를 생각하면 <바보> 연기 변신은 훌륭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2002년에 개봉한 <오아시스>를 보면 중증뇌성마비 장애인 역으로 열연한 문소리와 비교해 봐도 너무 초라해 보입니다. 당시 문소리의 연기를 본 사람은 그가 진짜 장애인 아닌가하는 의구심이 들다가 휠체어에서 일어나 정상적으로 걷는 장면을 보고서야 원래 정상인 이였구나 하는 감동을 받은 기억이 납니다. 또한 이러한 연기 덕분에 국내외를 막론하고 여러 차례 수상하기도 했지요. 진짜 뇌성마비 장애인과 생활하면서 그들의 습성부터 몸짓 하나하나까지 자기껏으로 만들어 나갔다는 그의 말은 아직까지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차태현은 기존 자신이 가지고 있던 이미지를 과감하게 벗는 의미에서 라도 많은 <바보> 연기에 대한 연구가 필요했습니다. 그냥 입만 해애~~ 벌리고 웃으면 <바보>가 되는지, 어눌한 말투로 대사를 읊조리면 <바보>라고 여겨줄지 생각을 해봤어여 합니다. 훌륭한 연기자는 남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남이 시켜서가 아니라 스스로 노력하고 갈고 닦아나야 제대로 된 연기자로 거듭 날 수 있다는 걸 명심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