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상류사회와 살인이라는 두가지 단어만으로도 아가사 크리스티를 떠올리기에 충분했다. 게다가 극장에 도착해서야 봤던 포스터에는 2002년도 아카데미 각본상 수상작이란 문구가 커다랗게 찍혀 있는게 아닌가..
짜릿한 흥분을 기대하면서 보기 시작한 영화는 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대저택에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하는 장면(처음 도입부임)까지가 나름대로의 기대치에 가까웠으며 그 이후로는 - 물론 보는 사람의 관점 차이가 있겠지만 -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대개 추리물들은 앞부분에서 많은 복선이 깔리게 마련이므로, 꽤 오랜 시간을 한부분도 놓치지않기 위해 잔뜩 긴장한 상태로 영화를 봤었다. 어떤 사건(?)이 터지길 기대하면서..
어느 순간 그 긴장이 툭 하고 끊어진다고 느껴졌을때 아마도 극장내의 많은 사람들의 생각도 동일했던듯이 갑자기 객석이 부산스러워지기 시작했다. 앞쪽에서, 옆에서 슬그머니 일어나기도 하고 아예 그냥 뚜벅뚜벅 걸어나가는 이도 있었다.
인간의 추악한 모습, 재력앞에서 비굴해지는 사람들, 우아한 겉모습에 감춰진 더러움들, 잠깐 보이는 모성애 이런것들은 이미 식상한 소재다. 그걸 전개해가는 방식에 아무런 신선함을 찾을 수 없고 추리물이라고 하기에는 더더군다나 부족한 뭔가가 너무도 많다고 보여진다. 글쎄, 아카데미를 비롯한 각종 상들의 수상기준이 뭔지에 대해서는 별로 생각해보지 않기도 했지만, 각본상 수상이란 것에는 그저 의외란 생각만 들 뿐이다. 어쩜 번역하는 과정에서 뭔가 중요한 것들이 빠진걸까...
하지만 최근 '추리물'이란 종류의 영화를 별로 보질 못했단 이유때문에 그 지루함을 무릅쓰고 개인적으로는 또 보고싶은 영화다. 아마 그때는 '나같으면 이렇게 했을텐데'라는 생각을 끊임없이 하면서 내 나름대로의 고스포드 파크를 만들어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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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hee65
끊임없이 하면서 내 나름대로의 고스포드 파크를 만들어내겠지.
2010-08-19
17:42
jhee65
끊임없이 하면서 내 나름대로의 고스포드 파크를 만들어내겠지.
2010-08-19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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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포드 파크(2001, Gosford Park)
제작사 : Film Council, USA Films, Capitol Films, Chicagofilms, Medusa Produzione, Sandcastle 5 Productions / 배급사 : 20세기 폭스 공식홈페이지 : http://gosfordpark.intize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