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경택 감독님께서는 대작을 하고 나면 쉬어가는 영화를 한편 한다고 말했다. 챔피언의 이듬해 개봉된 이 영화는 밀양을 배경으로 말투도 배우들의 외모도 일어나는 사람들도 도시적인 냄새는 철저하게 배재된 기분이다. 극중 철민(일명 똥개)의 모습을 연기한 정우성은 이제껏 한번도 보여주지 않은 100%무공해 시골총각의 모습을 연기해 냈다. 하지만 너무나도 많은 어색한 연기의 질타에 시달렸기에 조금은 아쉬운 대목이다. 철민에게는 둘도 없는 10년지기이자 없어서는 안될 똥개를 진묵은 성가시다고 잡아먹는다. 그 단순한 사건은 꺾을 수 없는 복수심을 불러 일으키는데. 하지만 영화는 그 사건에만 목매이지 않는다. 조용한 마을에서 일어날 법한 아주 소소한 이야기들을 때로는 코믹하게 때로는 박력있게 때로는 감동적으로 어필한다. 영화의 끝은 똥개와 진묵의 마치 개싸움을 방불케하는 장면으로 끝이나는데 한번 물면 놓지 않는 개의 습성처럼 처절한 싸움이다. 영화 속의 소시민은 무지하고 무력에 피해를 보고 권리를 행사하지 못하고 벽에 그리고 그물에 걸린 삶의 연속이다. 그것에 맞서는 똥개정신(?) 이 뭉클하기도 재밌기도 한 살가운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