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리로 한국형 블록버스터 영화의 성공 신화를 작성한 강제규 감독
친구로 800만명이 넘는 흥행을 기록하며 대한민국
최고의 배우로 올라선 장동건
밀레니엄을 대표하는 스타이자 잘생긴 외모만으로도 수많은
여성팬들을 보유했던 원빈
조연계의 마이다스 공형진 안정된 연기라면 서러운 이은주
150억 여원의 제작비 월드프리미엄 시사회 전국최다 430여개 극장개봉
그야말로 규모만으로도 초특급 대작임을 말해주는 영화
바로 태극기 휘날리며가 2월 3일 처음으로 대중들에게 공개가 되었다.
사실 필자는 타이타닉이 떠올려지는 현재시대의 6.25 참전 용사들의
발굴작업이 펼쳐지고
이미 늙어서 쭈글쭈글해진 원빈역의 이진석이 등장하고
낡은 구두가 등장하면서
1950년 꿈만 같았던 너무도 짧은 그 시절의 아련한 추억이
등장하기 전까지만해도
태극기 휘날리며에 관한 막연한 기대감과 혹은 불안감도
동시에 가지고 있었다.
사실 그동안 한국에서 쏟아지던 소위 그야말로 대작이라 불리는
한국형 블록버스터에 많은 불만과 의구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을까?
지극히 주관적으로는 실미도 마저도
기대이하의 영화를 나에게 선사해줬으니 말이다...
태극기 휘날리며도 돈만 쏟아부은 아무 생각 없는 전쟁영화가 될까....
여겼지만 2시간 20분 동안 쉴새없이 펼쳐지는 그 개같았던 전쟁의
참혹함의 모습 전쟁으로 부러진 건물과 황폐해진 마을이지만
그래도 아무일도 없는 것 처럼 살아야만하는
아니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태극기는 끝을 맺게 된다...
영화는 보면서 참 많은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흘러내리는 눈물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수많은 고생하신 분들의 자막이 올라가는 것을 본 후 극장문을 나서면서.
그동안 가졌던 불안감과 막연한 기대감 모두 확신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물론 일정 이상의 흥행은 이미 예상된거지만. 운만 따라준다면
태극기는 실미도가 세웠던 폭풍같은흥행을 최단기간으로
격파할지도 모르겠다..
흥행뿐만 아니라도 이 영화는 우리에게 최고의 선물 혹은
부끄러운 역사의 한페이지를
확실하게 각인시켜주는 우리의 무거운 숙제이기도 할 것 이고
한국영화사에서 필적할만한 공로를 세운 영화로 영원히 기억될 것 이다.
물론 완벽한 영화라는 작품성만의 의미를 떠나서
대한민국 반만년의 역사에서 가져오는 커다란 유산으로 말이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감독이라는 이름의 강제규를 썩 좋아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그의 연출력을 평가절하 하거나 깍아 내리고 싶은 마음은 없다.
내가 좋아하는 건 이야기꾼으로 뛰어난 강제규이다.
태극기 역시 공동각본이긴 하지만
각본에도 손을 댄 강제규의 이야기구성능력은 시나이로 작가 출신 답게
안정되게 이야기가 잘 짜여져 있다.
남한이란 나라와 북한이란 나라가 쪼개져서 아무이유도 없이
아무 이득도 없이 그저 땅한평이라도 더 차지하기 위해 벌였던 전세계에서 가장 부끄러운 전쟁중의 하나인
남북전쟁이란 소재를 대표하기에 적당한 가장 보편적이자 관객들에게 다가가기 쉬운 정서인 형제를 선택했다는 점
그 두형제인 이진태/ 이진석의 확실한 캐릭터 묘사
낡은구두. 만년필. 보리쌀등 초반 복선으로 영화후반에도 균형을 잃지않고
이야기의 힘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 등 그야말로 군더더기 없이 빠른 전개로 관객들에게 확실하게 주입시켜준다.
마치 굉장히 오래 걸린 초호화 음식이지만 입안으로 들어가는 그맛의 화려함과 공허함이
동시에 밀려오는 혀에 순식간에 녹아버리는 맛이지만 혀끝에는 진하게 남아있는 풍미 같은 느낌이라고 하면 너무 억지일까??
장동건과 원빈이라는 현재 충무로에서 가장 잘나가는 두 배우를
캐스팅한건 어쩌면 행운이었을지도 모른다.
또한 두사람은 완벽한 조각미남으로 외모에 출중한 연기력까지
소유한 이들 아닌가?? 지옥같은 전쟁터에서도 시커먼 재가 얼굴을 뒤덮어도
수염이 산적처럼 덥수룩하게 나있어도 왜 그들은 저렇게 멋있는걸까??
그럴땐 신이 불공평하게 인간의 재능을 나누어줬나 보다 하고 생각이 들때도 있다..
특히 원빈은 태극기를 통해 더욱 발전된 연기력을 보여주면서 나약하면서도
전쟁속에서 강해지는 이진석 역할을 때론 어린아이처럼
때론 전쟁에 미치광이처럼
연기의 에너지를 마음껏 발산하면서 눈물샘을 자극하는 연기를 펼친다.
장동건 역시 초반 다소 어색했던 연기를 제외하면 절제되면서도
전쟁영웅으로 변해가는 복잡한 인물을 오로지 동생과 가족만을 생각하는
이진태 역을 딱 옷에 맞춘것처럼
소화하면서 두 배우의 만남이 더 큰 시너지 효과를 가져왔음을 알 수 있을 것 이다.
그럼 가장 걱정되는 부분이자 기대되는 부분이기도 했던 비쥬얼 적인 모습은 어떨까?
필자는 이 영화를 보기 바로 하루 전에 무심코 전쟁영화의
교과서라 부를만한
라이언 일병 구하기를 DVD로 다시 봤다.
몇번을 봐도 긴장감이 떨어지지 않는
영화초반 극사실주의인 다큐멘터리적 효과의 20여분간의 전쟁장면은
전세계 영화역사에서도 길이 남을만한 명장면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태극기에서도 이런 라이언 일병 구하기의 흔적을 얼핏 느낄 수가 있는데
사실감을 주기위해 과도하게 흔들리는 핸드핼드 화면이라던지
구토하는 병사 머리통이 깨지고 팔이 잘려나가고 다리가 잘려나가는
병사들의 모습을 잔인하게 여과없이 보여주는점
특히 기관총들의 총알이 슝슝 날라오는 이펙트는
태극기와 라이언일병구하기의 효과가 똑같다고 할 정도로
비슷한 느낌을 가져다 준다.
또한 필자가 너무 헐리웃 영화에 많이 봐서 그런 생각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수천명의 군인들이 한 화면에 나와서 펼쳐지는 전투는 마치
반지의제왕 -왕의귀환-의 전쟁모습을
떠올리게 했으며
영화의 하이라이트신인 전쟁 장면에서 비행기가 추락하여 폭파하는 장면은
마치 영화 진주만의 비행기 격추신을 보는 듯 한 느낌이 들었다.
위의 영화들은 천억달러들이 넘게 들어간 정말 전형적인 헐리웃 대작들이다
그런 영화들과 비교해서도 손색없는 전쟁화면을 만들어낸 특수효과팀의 공로는 정말 대단하다
오히려 150억이라는 제작비가 너무 작게 느껴질 정도였으니까..
CG 역시 전쟁이라는 전투에 어울리게 녹아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서
한국 특수효과의 발전의 성과를 확실히 느낄수가 있을 것 이다.
또한 태극기 휘날리며의 숨은 공로를 뽑으라면 역시 오케스트라로 연주한 음악일 것 이다.
이전까지는 보기 힘들었던 프로젝트를 드디어 이 영화에서는
이루어내었는데
사실 헐리웃의 웬만한 대작영화들은 (특히 디즈니 애니메이션)
전세계적인 작곡가들이 훌륭한 BGM을 수십명이 넘는 연주자들과
함께 완벽한 음악을 만들어내었는데
태극기 역시 감정에 크게 좌우하고 있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관객에게 더욱 몰입하게 만들어주는
웅장하고 장엄한 BGM 이라던지 슬프디 슬픈 BGM을 선사해줌으로써 영화를 더욱 빛나게
하는 역할을 충실히 이행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많은 한국형 블록버스터들이 BGM에서 더욱
힘을 기울였을 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영화에 관한 아쉬운 점이라면 이진석의 손녀딸로 등장하는 조윤희의 어색한 연기..
과도한 핸드핼드로 전쟁의 특징을 효과적으로 잡아내지 못하고 있어서
강제규만의 뚜렷한 전쟁장면이 없었다는점
공형진등 주위 동료 병사들의 캐릭터가 너무 두 형제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되어서 묻히고 있다는 것 정도
하지만 이런 먼지같은 아쉬움은 모두 털어낼 수 있으니 크게 걱정은 하지 말자
이상 전반적인 영화에 대한 감상은 끝내도록 하겠다...
이제 자신의 눈으로 그리고 귀로 커다란 스크린에서 펼쳐지는 두 국가의
오만했던 과오를 확인하기 바란다.
그리고 그에 희생되야만 하는 두형제의 모습을 가슴깊이 새기기 바란다...
우리의 아버지 어머니 혹은 할아버지 할머니가... 겪어온 바로 그 슬픔을 생각하면서 말이다...
왜 꼭 큰 스크린이냐고? 어떤 교수님이 하신말씀이 생각이 난다.
'타이타닉 같은 영화는 큰 스크린에서 봐야 그 특수효과와 느낌을 확실하게 알 수 있다. 아마 비디오로 보는 거랑 은 차원이 다를걸?'
나는 21인치 굴곡 TV로 타이타닉을 비디오로 어릴적 감상했었다 난 그때 타이타닉이 참 재미없었다...
어쩌면 그것과 같은 이치일까?? 100인치가 넘는 커다란 화면서에 지옥같은 전투의 생생함과
퓽!퓽! 날라오는 생생한 사운드의 만찬이 왜 극장에서 이런 영화를 돈내고 보게 되는지 확실히 알 수 있게 해줄 것이다.
오랜 시간 뒤에 나올 비디오? DVD? 설특집영화?? 이런 건 모두들 두 번!! 곱씹으면서 보게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꼭 큰 극장에서 보고 느껴보자...
그 엿 같았던 아무이유도 목적도 없는 학살만을 위한 같은 핏줄을 미워해야만 했던
그 바보같았던 역사의 한 페이지를 그리고 그 땅에 발붙이고 살고있는 자신의 모습을 보라..
우리가 이런 나라에 살고있구나... 바로 이곳 이 자리에서 수많은 아들. 딸들이 눈물 흘리면서
죽어 가고 피를 흘리고 눈물을 쏟아내었던 걸 절대 잊으면 안 될 것이다..
찬란하게 남한과 북한의 국기가 휘날리는 그날을 기대하며.....
<우정출연한 최민식님은 과거 쉬리의 북한공작원의 카리스마를
그대로 보여주면서 완벽한 매력을 선사해준다>
또한 김수로역시 빨갱이를 소탕하는 인물로 등장해 우정출연이라곤
믿기지 않을 만큼 열연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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