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의 미로'로 유명한 길예르모 델 토로 감독이 이번에 제작자로 나섰다. 멕시코&스페인 영화로 '오퍼나지 - 비밀의 계단'. 사실 너무나도 친절하게 제목이 모든것을 말해주고 있지만.
'오퍼나지'는 '고아ㅡ고아원'의 의미로, 영화에선 아이와 그 가족이 다시 돌아오게 된 '고아원'을 말한다.
어렸을때 고아원에서 입양된 로라, 그녀가 엄마가 되어, 자기가 있었던 고아원으로 돌아와 그곳을 개조하여 새로운 아이들의 쉼터를 꾸밀 생각을 한다. 그렇지만, 그 때부터 기묘한 일들이 일어나는데..
'판의 미로'가 우리나라에서 홍보가 잘못되어 판타지로 인식한 관객들의 질타를 받은거지, 사실 '판의 미로'를 보곤 너무나 슬펐었다. 비극적인 판타지. 이번에도 역시 '아이들'을 다뤘지만, 이번엔 '비극적인 공포스릴러'다.
쉽게 말해, 영화의 분위기는 '디 아더스'를 연상시키며, 집의 세트나 벽지등의 느낌은 '장화,홍련'을 떠올리긴 한다. 과거와 현재를 연결시켜주는 '집- 고아원', 그것이 중요한 영화다. 사실 그래서, 영화가 아주 새롭거나 신선, 충격 그 자체의 그런 부류는 아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반전'이란 부분도 있지만, 그것에 너무 얽매이지않기를!)
그러나, 영화는 스페인 영화라는 이국적 느낌으로, 하지만 정공법의 미스테리스릴러로 관객에게 돌진해온다. 서서히 조여드는 긴장감, 음악과 영상으로 관객의 마음을 쥐었다놨다하는 구성, 하지만, 이 영화가 역시 일반할리우드공포물하고 달리하는건 '비극적인 공포스릴러'의 느낌이라는 거다. '판의 미로'가 그냥 판타지가 아닌 '너무나도 비극적인 현실기반 판타지'였던 것처럼.
'아이들'을 다룬 비극적인 스토리, 대충 예상은 되지만, 보는동안은 심장이 조여들고, 결말에서는 살짝 가슴을 치게되는 비극의 느낌을 맞게 된다.
결국, 뛰면서 쫓기고 쫓는 공포스릴러가 아닌, 스토리에 기반한 서서히 조여드는 공포스릴러를 맛보고싶다면, 이 이국적인 향기의 '오퍼나지 - 비밀의 계단'이 좋겠다. 걸작까진 아니더라도. 제대로 당신의 심장을 조여줄 것이기 때문이다.
* 이 영화의 아이주인공으로 나오는 '시몬'이란 남자아이, 상당히 귀엽다. 그 점도 눈여겨 질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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