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남자에 이어 동성애코드를 담은 이 영화를 나는 별로 좋게 생각할 수가 없었다. 지극히 주관적이지만 내가 동성애 자체를 좋게 생각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남자고등학교 동창끼리 사랑하다가 나중에 그 중 한명이 정체를 숨기고 트랜스젠더가 되어서 다시 만나 사랑을 나누는 희한한 스토리..소재의 다양성도 좋지만 이런 소재는 좀 피해줬으면 하는 바램이다.
보는 내내 감독이 영화 속에서 멋을 부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창가를 내다보니 눈내리는 거리에서 오토바이에 앉아 담배를 피면서 그윽한 눈길로 바라보는 주인공이라든지...기타 카메라 앵글이라든지..웬지 익숙했다. 어디선가 본 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결말은 "대화의 부재로 일어나는 참극"이라고 하면 될까? 친구를 사랑했으면 친구가 살인을 안 했을 거라는 생각은 해보지도 않는 것인가. 무작정 죽였다고 믿고 오토바이에 태워서 같이 죽는 건 좀 이상하다. 자신이 죽이지 않았다고 은연중에 얘기함에도 불구하고 조경윤은 들은 체도 하지 않는다. 이미 자신은 살인을 저지르고 와서인지도 모르겠다.
배우들의 연기력도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았다. 이수경의 연기력은 그녀가 이런 역에 어울리지 않는 것처럼 보이게 했다. 엑스트라들의 연기력은 책을 읽는 수준으로 보였다.
스릴러라면 자극적인 장면보다 치밀한 구성이 더 중요할 것 같다. 너무 마지막 반전에만 집중한 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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