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호 이렇게 흥겨울 수 가….!!!
이리 즐거울 수가!!!
당최 박자하고는 따로 국밥인 내 리듬감을 흔들어 깨우는 힘.
천 명 사이에서 춤 춰도 쉬이 찾을 수 있다던 독보적인 춤 세계를 가진
내 젠장 맞을 몸땡이를 들썩이게 하는 이 놈의 정체는…..
아싸!
비명 절로 지를“헤어스프레이”되신다.
무식한 나로서는 그저 재미있다는 소식 외에는 전혀 그 실체를 몰랐던 이 녀석은
영화에서 뮤지컬로 뮤지컬에서 다시 영화로 바쁘게 3단 변신한 전력을 가졌지만
변신할 때마다 감탄하게 되는 즉석 라식수술 삼각팬티 슈퍼맨처럼
열광적인 반응으로 승승장구했다는 소문이…
당 영화도 13주 동안이나 미국 박스오피스를 장악했단다.
그 힘이 느껴지는 오프닝 씬.
짧고 굵은 인생이 뭔지 제대로 보여주시는 공식지정 뚱땡이 “트레이시”의
발랄한 노래와 거리 행진으로 시작하는 이 스토리는
브레이크 상실한 겁나 빠른 관광버스처럼 노래하며 춤추며 두 시간을 질주한다.
아~ 깻잎 머리의 오토바이 꽁무니 소녀를 얼마나 경멸해 왔던가!
하지만 이 영화를 보고 있는 그 순간에는 그녀와 한마음 되어 외쳤으니
“달려~ 오빠~~~ 달려,달려!!!!!!”……무지 짜릿하다.
노래면 노래, 춤이면 춤 무엇 하나 빠짐없이 착착 감기며 사람 정신 빼놓는데
무엇보다 더 나를 신나게 만드는 것은 이 이야기가 주는 메시지에 있다.
지금 세상이 어떤 세상인가?
깎아 놓은 듯하게 잘생긴 남, 쭉쭉 빵빵 예쁜 이가 판치는 시대가 아닌가?
메스컴은 그들의 외관사양만을 포장하여 띄우기에 여념이 없고
보는 이, 잔뜩 부푼 그들을 따라 얼굴 깎고 몸 깎아대는
외모지상주의의 절정에 다다른 이때.
한탄과 허무, 약간의 부러움 섞은 생명단축 한숨을
시리즈로 해대는 평범 남의 이 애틋하고 답답한 맘 누가 알리요……?
왜 내가 때론 실용적인 큼직한 얼굴을 부끄러워해야 하며
혹시라도 결함이 없나 제품검사 하듯 자식의 얼굴을 찬찬히 뜯어봐야 하는지..
대다수의 사람들 가운데 소수만이 훈남훈녀인데
민주주의가 뻐젓한 이 시대에 왜 대다수가 콤플렉스를 가지며 살아야 하는지…
그리고 사람에겐 많고 많은 매력이 있건만
왜 유독 외모에만 목 놓아 집착해야 하는지….
자연스런 멀쩡한 산 깎아내어 네모 반듯한 건물로 채우는 것같이
자연스런 얼굴 막 찍어낸 공산품으로 만드는 인공미 선호 흐름에
감히 돌 던지고 싶은 이 마음을 누가 알아 주리요….
높다란 길이와 세련된 외관을 우선으로 하는 이 사회에서
깊은 인간미와 투박한 따뜻함을 권하는 것이 그리도 힘든 것인가?
오래도록 지켜보면 흘러나오는 본연의 아름다움을
기다려 볼 시간이 그다지도 없는 건가?
얇기만 한 판단의 시류가운데 주저주저 돌 만 매만지는 내 뒤로
과감히 돌 던지는 자 있으니“헤어스프레이”바로 이 놈이다.
소외된 자에게 적잖은 위로와 용기를 주는 이 영화는
“미녀는 괴로워’처럼 돌려 말하지 않고
대놓고 “날씬한 것들은 가라”고함치는데
보고 있노라면 그 시원스러움에
사채 빚 탕감되는 것처럼 묵었던 스트레스가 낱낱이 사라진다.
마지막 장면에서
60년대 아웃사이더 흑인들과 뚱녀 트레이시의 천방지축 쇼를 보던
미와 권력의 화신 벨마가 “이게 웬 난장판이냐”며 따지는 면전에
“이것이 미래다”라는 대답을 상큼하게 날리는 남자 주인공.
그 말처럼 지금과는 사뭇 다른 이 가치관이 미래가 될런지는 모르겠지만
똑바로 보고 말하는 그 목소리와 춤에
마냥 즐거워지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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