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지점프를 하다.. 제목만으로도 관심을 끌기 충분했던 영화였다. 제작 당시부터 제목만으로 호기심이 일었던 나는 이 영화를 무척이나 기다렸었다. 좋아하는 배우가 나오는 것도 아니고, 감독의 이름조차 생소한 신인이었는데... 그러다 오늘 보게 되었다. 이 영화를 처음 접했을때 사람들은 동성애 영화가 아닌지 하는 의문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영화관련 프로그램이나 연애 관련 프로그램을 보면 그랬다고들 하는데...) 하지만 이 영화는 동성애를 다루었던 해피 투게더같은 영화와 느낌이 전혀 다른 영화다. 비오는 날 자신의 우산속으로 찾아들어온 인연.. 이 기막힌 인연의 고리에서부터 사랑은 시작된다. 83년의 순수하고 착한 남자 인우와 당돌하고 적극적인 여자 태희의 만남과 사랑의 이야기는 여느 감독 못지 않게 섬세하게 잘 그려 낸 것 같다. 17년이 흘렀을까? 잊은 줄 알았던 사랑, 태희처럼 말하고, 그녀와 똑같은 행동을 하는 현빈을 만나면서, 인우는 잊었던 사랑을 되찾게 되고, 방황한다. 영화의 절반 가량이 동성애의 소지가 있으나, 인우의 말처럼 한사람을 위한 사랑이라면 모습이 다르다해도 그건 동성간의 사랑으로 볼 수 없는 것 같다. 운명적인 사랑인데, 동성으로 잠시 태어난 것일뿐... 이 영화는 인연의 고리를 중요시 하고 있다. 83년의 인우와 태희의 운명의 고리가, 2000년의 현빈과 인우의 인연의 고리로 이어지게 된것...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독특한 구조가 맘에 들었다. 영화를 보며 많은 생각을 했다. 전생이라는 것이 과연 존재하기는 하는 걸까? 전생이 있다면 그것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이 있을까? 인우의 말처럼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운명적인 사랑이 있을까? 다시 태어나도 열렬히 사랑했다면 그 사랑을 만나 사랑을 이룰 수 있는 것일까? 그랬을 지도 모른다. 스쳐가는 모래알 같은 많은 사람들중에 내가 사랑했던 사람을 잠시 알아보았을지도... 아무튼 이 영화는 퓨전멜로라는 독특한 장르답게, 다른 멜로 영화와는 구별되는 스토리 구조를 가지고 있는 듯하다. 인연에 인연을 거듭하는 사랑... 한번쯤 해볼만 하지 않을까? 아니 그런 사랑은 백년에 한번 천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 하지 않을까? 사랑은 잊었던 인연을 생각해 내면서 시작되는 것이다... 내게도 그런 사랑이 있을까? 독특한 느낌과 색깔을 가진 그런 영화였다. 인우가 태희에게 한말이 기억에 남는다.(정확히는 잘 모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