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나에게 상당히 모호한 느낌을 남겼다.
뷰티풀 마인드.
영화제목 처럼 아름다운 마음을 지닌 사람은 누구인가?
하는 어떻게 보면 쓸데없는 의문이 남는다.
이 영화는 궁극적으로 진정한 아름다움, 사랑은 머리속에서
일어나는 논리적 연산작용으로는 풀 수 없으며,
그 해답은 가슴속에서 일어날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전해준다.
그 어렵잖은 평범한 진리에 걸맞게 아름다운 마음이란
제목을 붙힌 이 영화를 134분이라는 조금은 긴 러닝타임으로
그려내다 보니 이 영화는 상당히 지루한 느낌을 전해줄수 있다.
제작사는 이 영화가 지닌 치명적인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단순한 메세지에 나름대로 멋진 살점을 덛붙혀 놓은듯하다.
천재 이야기를 소재로한 영화는 많다.
그 인물이 상상속 가공의 천재든, 현실속 천재든, 지금은 죽은 천재든,
천재 이야기는 항상 언제나 그랬든 흥미롭다.
그 이유는 천재라 불리는 사람들을 우리같이 평범한 사람들은
무의식속에 그 천재들을 동경하며, 신비로운 존재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천재 이야기는 우리의 무의식들을 자극한다.
흔히 일컬어지는 천재들... 인도와도 바꿀수 없는 영국의 대문호 셰익스피어,
천재라는 수식어가 항상 따라다녔던 시인 랭보,
수학과 경제학의 천재라 불리는 존 내쉬,
'파인딩 포레스터', '샤인', '토탈이클립스', '폴락', 등등...
그리고 천재들을 보면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
천재적인 분야가 어디든지, 그 천재들은 비범한 인생을 살았고,
평범한 사람들과는 항상 다르게 살아왔다는 점이다.
남들과 다르게 섞이지 못하는 사람들을 우리는 흥미로워 한다.
그 대상이 천재라면 더욱 우리는 흥미를 가진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사랑, 혹은 천재들의 로맨스를 듣거나 본다면
그 이상 흥미로운 소재도 없다.
뷰티풀 마인드는 이러한 모든 흥미로운 소재들을 포옹하면서
여러가지 토끼를 잡기위해 애쓰는 모습을 보인다.
그 증거로 중간중간 가미된 내쉬의 환상을
이 영화는 자주 부각시켜 주는데, 이것은 영화적 긴장감을 높여,
휴먼드라마가 지니는 문제점인 지루함을 없애줄 뿐더러
스릴러적 긴장감 조성에 이바지하기 까지 한다.
게다가, 곳곳에 배치된 유머감각 까지...
이 영화 뷰티풀 마인드는 작품성과 오락성을 지닐만한 모든
필요충분조건을 가진 영화이다.
게다가, 주연배우의 연기까지 일품, 아니, 최상급 품,
아카데미 남우주연상감이니...
감동의 스토리, 러셀 크로의 빛나는 연기..까지..
하지만, 어느곳 하나 빠지는데 없는 완벽한 영화이나,
이 영화가 내겐 왠지 허전해 보이는..그다지 큰 매력이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존 내쉬가 겪는 정신분열증에 대한 초점을 너무 집중 시켜
현실과 환상을 섞어 놓은 구성은 필요이상의 복잡함을 연출해
내는 듯한 느낌이다. 이 영화의 주제는 인간승리, 아름다운 마음.
이다. 그러나, 차라리 이 영화가 식스센스나, 최근영화 디아더스처럼
반전을 노린 영화도 아니고.. 어중간 하다는 느낌이 든다.
정신분열, 존 내쉬의 과대망상을 지나치게 포커스 삼다보니,
영화의 진정한 주제의식은 정작 흐트려지는 것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 영화는 우리에게는 익숙치 않은 한 천재의 이야기이다.
감동을 전해주기에는 조금도 부족함이 없지만,
진부함을 동시에 안겨 주는듯한 느낌이 드는건 사실이다.
식상할만한 소재와 한남자의 성공 이야기,
그리고 그 남자 뒤에는 가족이라는 존재가 있었다라는..
이제는 익숙히 들어온 헐리웃 ABC 영화적 특성을 모두 만족 시킨다.
이 영화는 나에게 있어서 너무나 확연히 그려지는
애증의 쌍곡선이 미묘하게 교차되고 있다.
그러한 교차점에 이르러 결론은 이 영화가 훌륭한 영화이고,
좋은 영화이라는 사실에 동감하기로 했다.
다들, 이 영화가 괜찮은 영화라고 하니깐...
그러나, 만약 이 영화가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는다면
기분이 좋지만은 않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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