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서히 가을이 다가오고 있는 요즘같은 날씨.. 아무 부담없이 가볍고 즐거운 마음으로 기분좋게 관람할 수 있는 로맨틱영화 사랑의 레시피!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이 사랑과 음악을 mix해 놓은 것이라면, 이 영화는 사랑을 요리라는 틀 안에 가두어 아기자기하게 이야기를 만들어 나갔다.
딱 보기에도 기가 세 보이고 고집이 강하며 자신의 직업에 철저한 자부심을 갖고 있을 것 같은.. 마지막 연애가 언제인지 잘 기억하지도 못하는 그런 감성적으로 너무나 매마른 레스토랑의 셰프 케이트. 요리책을 보고, 요리를 하는 일 외에는 별다른 취미도 없어 보이고 레스토랑 식구들 외에는 만나는 사람도 없는 그녀. 케이트는 그렇게 매일 반복되는 일상을 지내면서 너무 매마른 정서를 회복해보고자 정신과 치료도 받고 있다.
철저히 개인적인 생활을 살아가던 그녀에게 어느날 갑자기 언니의 죽음이 다가오고, 그녀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케이트는 언니의 딸인 어린 조카 조이와 함께 살기로 결심한다.
혼자서 살아가는 것도 그리 야무지지 못한 그녀에게 어린아이와 함께 살고, 또 엄마같은 역할까지 해야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나 큰 부담감으로 다가오고 삐걱삐걱 하면서 조이와 케이트는 차차 마음을 열어가기 시작한다.
언니의 죽음과 조카와의 생활 등으로 레스토랑에 약간 소홀해진 틈을 타 케이트와 함께할 또다른 셰프 닉이 주방에 들어오게 되고, 그녀는 넉살 좋게 벌써부터 주방 식구들과 한마음이 되어버린 닉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아, 첫 만남부터 마음을 굳게 닫아버린다.
로맨틱 영화가 다 그렇듯, 전혀 이루어질 가능성 없어보이던 이 두 남녀의 관계 가운데 귀여운 조카 조이가 끼어들게 되고 조이를 핑계(?)로 잦은 만남을 갖게 되면서 두 사람은 서로에게 약간의 호감을 얻게 되는데..
고급 레스토랑의 복잡하도 다양한 메뉴들.. 사실 그런 곳에 많이 가본 적이 없기에, 얼마나 굉장한지 피부에 와닿지는 않는다. 사랑에도 레시피가 있다면, 재료는 신선하게, 시간은 몇분, 온도는 몇도, 소금은 몇스푼.. 등등 이렇게 정해진 대로 따라 하기만 하면 사랑이 이루어진다! 이 얼마나 황홀한 이야기인가..
하지만 세상에 그런 사랑은 없다. 언제나 변수가 있고, 나의 예상이 빗나가기 마련이고.. 이런 우여곡절을 견뎌내고 이루어진 사랑이야 말로 진정한 사랑이 아닌가 싶다.
아무리 사랑에는 관심이 없는 냉철한 사람이라 해도.. 최고급 요리에 입도 벌리지 않던 조이에게 단 한마디 말 없이 스파게티를 어구적어구적 먹게 만드는 훌륭한 능력이 있는 상대라면, 한번쯤 연애도 하고 결혼도 해서 아이도 낳아보고 싶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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