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이야기를 적나라하게 그려낸 영화이다. 실제로 군대에서 경험하고 사용했던 용어들,습관들,고민들,문제들이 모조리 등장했다. 감독이 누군지는 모르지만 대한민국 남자들만의 특권(?)인 군대에 대해 많은 연구와 관심이 있었던 것 같다.
영화 속 승영(서장원)과 나의 군생활은 닮은점이 많았다. 정해놓은 틀 속에 억지로 맞추려는 군생활은 육체적인 고통은 아무것도 아니다. 제대하는 그날까지 사실 나는 왜 6시에 일어나야하는지를 의문했다(지금도 물론...). 대한민국 국민임이 자랑스럽고 국방의 의무를 피하고 싶지도 않지만 나처럼 개성이 강한사람에겐 사실 지옥과도 같은 곳이긴 하다. 영화 속 등장인물들은 외모도 성격도 다르지만 군복을 입는 순간 하나같이 평범해진다. 하지만 승영은 이런 군생활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영화 속 가장 핵심적인 갈등이 바로 이것이다. 변화가 필요한 군대와 전통을 강요하는 군대. 결국 이러한 괴리감은 두명의 젊은 목숨을 빼앗아갔다. 악습의 반복속에 그려려니 하며 물흐르듯 군생활을 하려는 사람에게는 아무런 문제가 없고 진취적인 사고방식이나 개인적인 고민거리를 가진사람은 희생된다. 일개의 사심조차 허락하지 않는 군대에 대한 반어법적인 영화! 이 영화를 보며 복무시절엔 바뀌기를 바라며 제대후엔 요즘 군대가 군대냐면서 옛날을 그리워하는 보상심리의 대한민국 남자에 대한 생각이 많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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