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30년만에 본격적으로 광주를 소재로 만들었다는 '화려한 휴가'는 너무나 실망스러웠습니다.
김지훈 감독의 역량에 비해 너무 벅찬 소재를 선택한것 같군요.
모두가 아는 역사적 사실을 가지고 만든 영화이므로 뭔가 새로운 시각이 필요했지만 구태의연한 스토리전개는 보는 내내 안타까울 따름이었습니다.
이렇게 구태의연하게 연출을 할거면 100억이나 되는 돈을 들여서 만들지 말고 차라리 약간의 로얄티를 주고
10여년전에 TV에서 방영했던 모래시계의 광주 부분을 편집해서 극장에 거는게 낫지 않았을까요.
아래부터는 스포일러지만 소재의 특성상 결말을 누구나 예상할수 있는 영화이므로 감안하여 부연한다면,
클라이막스에서 김상경이 "우리는 폭도가 아니야" 라고 외치며 무수한 총탄에 스러지는 장면은 감독의 연출력 부재와 유치함을 극명하게 보여주더군요.
영화 전반에 걸쳐 보여주었으면 되었지 굳이 이해력이 떨어지는 관객이 있을까 걱정해서 그런 대사를 넣어서 관객들에게 반복 설명을 해줄 필요가 있나요.
그 장면은 극중에서도 클라이막스지만 영화보는 내내 느끼던 구태의연함과 유치함의 극치이기도 하여서 한숨만 나오더군요.
굉장한 소재를 가지고 100억이나 되는 제작비를 들여서 이따위 영화를 만들고도
광주를 보여주었다는 것만으로 흥행이 되고 있으니 연출보다는 기획의 승리이군요.
제작사 이름도 마침 '기획시대' 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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