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는 내내 울지 않으려고 헛침을 삼켜야 했다.
얼마나 아팠을까. 얼마나 두려웠을까.
가족과 친구의 주검 앞에서 얼마나 가슴 찢어졌을 것이며
망설임도 없이 날아드는 곤봉과 총탄 앞에서 또 얼마나 무서웠을까.
치가 떨리는 두려움, 분노 그리고 절망.
어떻게 그들은 그 시간들을 견디어 낼 수 있었던 것인지.
도청 앞에서, 제게 총탄이 쏟아질 줄은 꿈에도 모르고
벅찬 얼굴로 애국가를 따라부르던 그들.
마지막 교전에서 눈감으며, 부디 나의 이름을 기억해 달라던 그들.
그저 누군가의 자식이고 누군가의 남편이며 누군가의 부모였던 그들.
그들은 피와 살과, 허약한 몸뚱아리로 증명해냈다.
우리는 폭도가 아니라고.
그리고, 다행스럽게도 역사는 그들을 기억한다.
민주주의라는 이름으로.
5월, 광주 그리고 사람들.
단지 이 단어들만으로도 이렇게 가슴 아프다니.
그저 학습의 대상일 따름이었던 그때 그 사건이
이만큼의 상처와 울분을 전해주고 있었다니 내게도 놀랍다.
우리가 살아온 28년.
그리고 그들이 살아온 28년.
우리는 다행히 그 자리에 없었지만
대한민국 국민으로 살아온 28년.
인간이 아닌, 국민으로 살아온 그 세월이 남긴 상처는
우리도 그들과 함께 짊어지고 가야 한다.
그들이 기억되어야 하는 이유.
더 낮은 민주주의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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