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제목만 놓고보면 예전에 남자들의 마음을 뒤흔들어 놓았던 홍콩영화의 그것과 같은 이야기일거라고 생각하게 된다.
같은 제목이지만 어떤 내용이 담긴지는 봐야 알겠지만.
제목만으로도 유사한 것을 떠올리게 하듯이 범죄집단(조폭)에 관한 이야기라는건 어느 정도 예상을 했었다.
과연 어떤 의미에서 영화제목을 열혈남아라고 한건지는 모르지만 그 의도된것을 찾는게 우리의 권리가 아니었던가?
우리영화에서 조폭없으면 안된다고 할만큼 현재를 배경으로 한 영화들은 대부분 어떤 점에서건 적어도 건달수준의 그들이 등장한다.
어떤 이들은 조폭없다면 한국영화는 되지가 않나하며 반문하듯이 말했고 공감은 하지만 동조는 못하겠다.
우리만 그러하는가?미국의 마피아,일본의 야쿠자,홍콩의 삼합회 등등.
어느 나라에서건 영화에 등장하는건 검은조직(즉 조폭이라는 것이다.)
밝음이 있으면 어둠이 있고 어둠이 있으면 밝음이 있듯이 조폭이라는 존재는 이제 우리에게 있어 동전의 한면을 차지하듯이 위치하고 잇다.(조금은 과장된건 사실이지만)
때로는 그 수위가 높아 지나친 폭력과 의리에 대한 미학이 문제가 되긴 하였지만 어쩌면 "친구"에서 수면위로 드러난 조폭들에 대한 우리들의 관음증이 조폭영화라는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낸것이 아닌가한다.
장르라고 칭하는 것이 위험할지 몰라도 한번의 흐름으로 치부하기에는 이미 늦은듯하다.
물론 그들은 지탄 받아야만 하는 존재다. 그게 어떤 상황에서라도.
단지 흥미위주로 돈되는 영화만을 위해 조폭영화를 제작하는 것은 지양해야한다고 본다.
이제는 식상해질때도 되었고 새로운 무언가를 우리는 원하고 조폭도 감정을 가진 인간이라고 보여주는 것이 이 열혈남아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열혈남아는 껍데기는 조폭영화이더라도 휴먼드라마에 가까운 내면을 가지고 잇다.
과연 열혈남아가 비정한 조폭의 껍데기를 벗었을까? 그건 여러분들이 판단해야할 몫이다.
열혈남아는 우리에게 영감과 숙제를 주었다.
영화의 오프닝부터 이영화가 어느 방향으로 흐를지 예고한다. 아닐수도 있다.
하지만 끝까지 가신 분이라면 알거다. 왜 영화의 오프닝이 그렇게 설정되었는지.
의도적이라고 하기엔 짜맞춘 구석이 없지 않지만 지금에서 생각해보면 그런거 같다.
물론 나 자신은 영화내내 분석을 하거나 생각을 하거나 하지는 않는다.
처음부터 끝까지 즐길뿐이다. 그 여운이 가시기전 글로 남길수 있느냐가 문제이지.
스토리는 어려울것이 없다. 조직원에 대한 복수를 행하기 위해 복수대상의 어머니가 운영하는 국밥집에서 잠복하다가 대상이 나타나는 동시에 복수를 하고 떠나는것.
조금의 흔들림도 없는 비정함을 가지고 행해야만 하는 것.
하지만 그렇게 쉽지는 않다. 조폭도 인간이지 않던가? 사람을 죽이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인가?
그것도 그의 어머니가 있는 그곳에서 망설인다. 물론 같이 보낸 시간때문에만은 아니다.
자신도 누군가의 자식이기에.
영화의 큰 줄기는 이렇다. 복수를 행해야만 하는 주인공.
작은 아들을 남극에서 잃었지만 살아있다고 믿으며 지내지만 남은 아들도 자신보다 먼저 떠날까봐 걱정하는 어머니.
처음으로 조직의 임무를 맡고 내려왔지만 또 다른 임무로 고민하는 조한선.
그렇지만 비례가 맞지 않았다. 조한선의 역할은 애매하다.
그 친구까지 동원하면 조한선의 인간미를 살리려하지만 마지막까지 애매하게 만든다.
물론 조한선의 역할로 인하여 설경구라는 조직폭력배가 얼마나 나쁜 놈인지를 그에 비추어 주었다면 그에 합당한 평가를 받아야겠지만 그 모호한 태도와 연기로 인해서 설경구를 더욱더 인간적으로 보이게 만드는 아이러니를 보여주고야 말았다.
그의 고뇌는 없다. 고뇌가 없는데 망설임과 죄책감이 있는게 웃기지 않는가?
조한선의 역할은 영화를 힘들게 만들었다. 이것도 저것도 아닌 어정쩡하게.
결국 설경구와 나문희로 좁혀지긴 했지만.
이 영화에서 조한선은 비중은 너무나 초라하기만 하다.
극중 태권도 대련에서 보여주는 조한선의 태도는 현재 배우로서의 그 자신의 모습과 너무나 닮아있다. 그래서 더욱 안타깝게 느껴지는 걸수도.
설경구와 나문희.
자식때문이 아니었으면 만나지도 못했을 이들이 만났다.
윤제문을 죽여야만 하는 설경구,남은 아들 하나만은 지켜야겠다는 나문희.
그렇게 이상한 그들의 만남이 때로는 코믹하게 때로는 진지하게 그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