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로 볼 생각이 없었지만 워낙에 재밌게 본 <시카고>의 감독이 찍었다니 구미가 확 땡겼다.
역시 뮤지컬 영화답게 많은 음악들이 나온다. 주인공이 흑인들이다 보니 노래들도 거의 흑인음악들이다.
재즈, 스윙, 락큰롤, R&B까지. 영화의 음악은 헨리 크리거가 도맡아 작곡을 했는데 그는 오리지널 뮤지컬
<드림걸즈>의 작곡가이기도 하다.
예전 <레이>에서 신들린 듯한 연기를 보여준 제이미 폭스가 다시한번 음악소재의 영화에 나온다. <레이>에서의
레이찰스처럼 흥겹고 신나게 노래하는 씬은 안나오지만 다시한번 그의 연기가 빛난다. 필자에겐 코믹배우로 인식이 짙은
에디머피도 숨겨진 노래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비욘세야 뭐 말할것도 없고. 하지만 이 영화의 히로인은 단연
제니퍼 허드슨이다. 그녀는 이 영화가 데뷔작이다. 미국 인기프로그램인 <아메리칸 아이돌>에도 출연해 그녀의
가창력을 뽐냈지만 탈랐했던 그녀는 <드림걸즈>에 출연해 그녀의 연기력과 가창력을 유감이 뽐내며
아카데미에서 여우조연상을 타냈다. 영화에선 그녀의 솔로곡이 많은데 한곡이라도 들어보면 그녀의 가창력이
얼마나 굉장한지 알 수 있을것이다. 본직 가수인 비욘세가 묻힐정도다. 영화 후반에 비욘세도 'Listen'이란 곡으로
자신도 잘한다는 걸 보여주긴한다.(개인적으로 이 영화에서 가장 좋아하는 노래다.)
영화의 단연 히로인은 제니퍼 허드슨이지만 영화 포스터엔 그녀의 이름이 들어갈 자리에 에디머피의 이름이 들어가 있어
그점이 아쉽다. 홍보를 목적으로 하는 포스터이기 떄문에 조금이라도 네임밸류가 있는 이름을 올리는게 어찌보면 당연하겠지만.
영화는 음악을 상품이라고 생각하는 커티스(제이미 폭스)의 모습은 마치 우리나라의 LSM씨를 보는 듯하다.(누군지는
알아서 생각하시길...나 테러당하는거 아닌가 모르겠다 -_-;;) 커티스는 TV가 일반화 되면서 드림걸즈의 리더도 뚱뚱한 에피에서
얇쌍하고 이쁘장한 디나로 바꾼다. 팀이름도 '드림걸즈'가 아닌 '디나와 드림걸즈'다. 그로인해 드림걸즈는 성공하고
팝챠트 1위에도 오르지만 팀내의 불화로 에피가 떠나고 새멤버가 들어온다. 당시엔 별로 효력이 없었던 저작권법으로 인해
지방 라디오에서 괜찮다 싶은건 바로 편곡해 메이져로 올리는 일이 허다했다. 커티스는 그런 짓도 서슴없이 해댔다.
(LSM씨는 이 영화를 봤을까...)
빌콘돈은 <시카고>에서 보여준것처럼 <드림걸즈>도 화려하다. 신나는 곡을 할땐 화려한 무대와 반짝이는 의상. 그리고
단체 군무와 역동적인 카메라웍까지 음악에 맞춰 화면도 움직이는 듯 하다. 또 반대로 느슨한 노래가 나올땐 그에 맞춰
화면이 움직인다. <시카고>와 다른점이라고 하면 노래를하면서 연기를 하는 부분이 적어졌다는 것 정도.
빌콘돈의 뮤지컬 영화가 좋은것은 별다른 CG없이 실제 뮤지컬에서 볼 수 있는 연출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좋다.
현장감이랄까... 그런것이 살아있다.
내용은 간단하다. 가수로 성공하고 싶은 젊은 처자 세명이 그녀들의 능력을 인정해주는 매니져를 만나지만
어느정도 상승곡선을 타고 나서 팀의 불화가 오고 사랑에 상처받아 결국 멤버가 바뀐다. 돈이 눈이 멀어버린
매니져는 엄청난 성공을 하지만 결국 하나둘 떠나가 버린다. 결국 거짓으로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는 그런 내용이다.
그냥 영화로 나왔으면 흥미없는 내용이지만 온갖 음악으로 화려하게 치장되어있어 내용보다는 보이는 것에 정신팔려
별로 신경이 쓰이진 않는다. <시카고>는 내용도 재밌었는데...
자신들의 꿈을 위해 도전하는 디나(비욘세), 에피(제니퍼 허드슨), 로렐(애니카 노니 로즈)의 성공과 사랑과 우정.
신나는 음악과 감미로운 음악. 배우들의 좋은 연기. 하지만 조금은 식상한 스토리.
제니퍼 허드슨이라는 뉴페이스의 등장. 좋은 영화라기 보단 재밌는 영화라고 하는게 더 좋은 표현일듯하다.
(written 07. 03.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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