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렬하는 유쾌! 상쾌! 통쾌!
대니 오션(조지클루니 扮)과 그 일당들이 돌아왔다. 조용히 지내던 그들은 멤버 중 한명인 루벤(엘리엇굴드 扮)의 정신쇠약병환(!)소식을 듣고 달려온다. 병의 원인은 감히 오션스멤버에게 사기질을 감행하신 뱅크(알파치노 扮)였다. 이에 그들은 복수를 위해 다시한번 작당을 하는데,,, 라스베가스에 새로 올려진 뱅크의 호텔, 그 건축공학적 기교나 자태는 보신 분만이 느낄 수 있으리라. 전편의 베네딕트(앤디가르시아 扮)조차 일조권 피해를 입으면서 질투를 느낄 정도이니 그 호텔 정말 끝내준다. 최고급 VIP들을 모시고 최신식 보안시스템을 갖춰주신 뱅크의 호텔 카지노를 망하게 하기 위해 그들이 나섰다. 방법은 무수히 많지만 계획은 딱 3가지다. 첫째, 게임조작을 통해 방문객들에게 잭팟 터뜨리기! 둘째, 호텔을 지을때마다 상과 금강석(?)을 거머쥐는 뱅크에게 이번 만큼은 물 먹이기! 셋째, 호텔꼭다리에 붙어있는 수억달러의 다이아몬드 떼어내기! 깔끔한 계획 같아보이지만 수행을 위해서는 치밀한 준비가 필요하다. 그 어느 때보다 난관에 봉착하는 일이 많지만 어디 변수를 두려워하던 그들이었던가? 무식한건지 영리한건지 모를 끊임없는 임기응변의 발휘로 [오션스써틴]은 마지막 한방을 위해 돌진한다. 어설픈 듯 가벼워보이지만 통쾌하게 작렬하는 그 쾌감을 어찌 외면할 수 있으랴.
미안하다! 산만하다. 그래도...?
전편들을 보아도 사기한판을 위해 준비하는 세세한 과정은 흥미진진함을 줌과 동시에 굉장히 산만하다. 특히 [...트웰브]에서는 그 정도가 지나쳤고, 관계의 복잡함도 도를 넘었기에 혹평이 쏟아진 듯 하다. [...써틴]은 더욱 스타일도 나고, 스케일도 크지만 역시 산만한 감을 지울 수는 없다. 워낙 껄렁껄렁해 보이는 그네들의 행태는 정신사납기 그지없다. 현란하게 이동하는 카메라의 움직임과 끊임없이 분할되는 화면프레임을 따라가다 보면 매직아이의 통증을 느낄 수도 있다는 점 유념하길 바란다. 그래도 산만한 와중에 탄탄한 준비 스토리가 감탄을 금할 수는 없다. 초중반의 산만하고 난해함을 마지막 한방으로 해우(解憂)하길 바란다. 아니면 두 번 보는 것은 어떠하리, 여하튼 뱅크 호텔의 철저한 사전준비도 대단하고 자연재해까지 동원하여 허를 찌르는 오션일당들의 사기행각도 놀라울 따름이다. 게다가 재치있는 소재도 있지 않았다. 우리나라 명품메이커 삼성의 Goldphone이 등장해주는 센스나 라이너스(맷데이먼 扮)의 여자후리기작전, 그리고 멕시코 공장파업소동 등은 또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물론 자질구레한 위트 역시 즐비한 코미디영화다.
아이러니한 권선(!)징악
솔직히 오션일당들도 그리 착하지만은 않은 사람들이다. 영화를 떠나 먼 발치에서 바라보면 얄미운 사기꾼일 뿐이다. 하지만 영화 속에서 그들은 주인공이고, 관객들에게 쾌감을 선사하려는 임무를 충실하게 이행한다. 이 점을 인정하고 굳이 영화 속 악역들을 모아본다면 4명 정도 되는 것 같다. 이번 [...써틴]에서 어떠한 형태로든 악역은 전부 굴욕을 당한다. 2명은 약간의 스포일러성이 짙기 때문에 나머지 2명만 소개하자면, 먼저 뱅크는 다이아몬드뿐 아니라, 3분30초만에 수억달러를 날린다. 오션일당이 전부 훔쳐간 것은 아니다. 영화 속 그 3분30초가 보는 이로 하여금 흥분을 자극시킨다. 3분30초의 희열을 느껴보시겠는가? 동공이 확대되고 심장박동수가 증가하는 가운데, 카지노전체가 총천연색 달러수치로 가득할 것이다. 카지노방문객들에게 대박도 터뜨려주고, 불우이웃에게 기부도 하고, 관객들에게 쾌감도 선사하니 13번째 오션스멤버는 불특정다수? 뭐, 모를 일이다. 다음인물은 뱅크의 수석비서(엘렌바킨 扮)다. 라이너스의 열연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메부리코 분장과 올빽의 머리스타일을 한 맷데이먼을 보노라면 곧 개봉할 [본얼티메이텀]에서의 진중한 모습을 어떻게 견딜지 벌써부터 부담이 된다. 아무튼 유일한 홍일점인 엘렌바킨 역시 섹시와 터프를 오가는 발정난 암캐의 모습을 보이고 말았으니, 여성흥분제에 굴욕적인 무릎을 꿇었다고 할 수밖에 없다.
2편으로 실추된 명예를 대략회복(!)한 시리즈의 종결~
[...일레븐]을 통해 깔끔하면서 통쾌한 사기행각을 보여준 그들이었다. 하지만 더 오버하려던 [...트웰브]에서 쓴 맛을 봐야했다. 이제 더이상의 시리즈는 없을거라는 [...써틴]! 마무리로는 안성맞춤이다. 스케일이 커진만큼 볼거리가 풍부하다. 어설픈 듯 허술해보이지만 미봉책같은 해결로 상황을 진전시켜 나가는 그들의 추진력은 도대체 무식한 건지 영리한 건지 아직도 헷갈린다. 그게 매력인 것 같다. 멋진 남정네들이 대거 등장하는 가운데, 티격태격 꽁트식 언행을 남발하지만, 미워할래야 미워할 수 없고 인정하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없다. 특히 [...써틴]에서는 라이너스의 활약이 눈부시다. 오션과 부두목격인 러스티(브래드피트 扮)의 틈바구니에서 무언가 눈에 띄어보이고 싶은, 마치 나도 타영화에서는 원톱주연이라고 몸부림치는 듯한 그의 노력을 애써 무시할 필요까진 없을 것 같다. 아버지까지 대동하여 쇼맨십을 선보인 그에게 엄지를 살짝 들어본다. 산만하지만 막강한 오션의 마지막 파티에 초대되었다면 즐길 준비하시라. 오션의 일당들을 전부 기억하기는 힘들테지만 그 멤버 한명한명과 맡은 임무가 다 기억날 즈음이면 오션시리즈에 대한 호감이 조금은 상승하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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