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에 찾아온 아릿한 도발, 우리… 사랑일까?
She said… 우연히 아이를 데리고 나간 놀이터에서 그를 만났다. 변호사 시험을 준비하며 아이를 돌본다는 브래드. 그의 매력적인 웃음에 살짝 마음이 떨렸다. 수영장을 다닌다는 그의 말에 빨간 수영복을 주문했다. 그리고 그와 입을 맞춘 순간, 무료했던 내 삶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He said… 우연히 아이를 데리고 나간 놀이터에서 그녀를 만났다. 내 전화번호를 두고 내기를 했다는 사라. 아름답고 잘 나가는 아내에 비하면 별 볼 일 없는 그냥 아줌마지만, 그녀에겐 뭔가 색다른 매력이 있다. 그리고 그녀와 입을 맞춘 순간, 답답했던 내 삶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리틀 칠드런] 괜찮은 흐름, 맥빠지는 결말..
어린이를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전과자가 이사오자 마을 분위기는 삼엄해지고 사라는 오늘도 놀이터에서 동네 주부들과 함께 무료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이 일상의 파열음은 소소한 장난에서부터 시작하는데, 평소 주부들이 흠모하는 잘생긴 남성 주부의 전화번호를 따오는데 5달러가 걸리고 사라는 내친 김에 보라는 듯이 키스까지 나아간다. 아이들이 볼까봐 호들갑떠는 주부들의 모습은 미국 중산층의 위선과 가식을 드러내 보이는 듯 하고.
장난같은 키스는 사라와 브래드의 마음 한 구석에 진한 자국을 남기고, 결국 남편의 변태 행각과 잘나가는 아내에 대한 자신감 위축에 시달리던 둘은 동네 수영장에서 아이들을 돌본다는 구실로 몰래 데이트를 즐기다, 급기야 넘어서는 안 될 선까지 넘게 된다. 브래드에게 사라와의 불륜은 사랑이라기보다는 저녁에 도서관에 가지 않고 하염없이 바라보는 아이들의 스케이트 보드와 같은 의미를 지닌 것으로 이해된다. 그러다보니 초반 이들의 관계는 주로 사라의 적극적인 견인에 의해 이끌어져 간다.
영화는 이 둘의 일탈적인 사랑을 중심으로 진행되면서 아동 성 범죄자인 로니의 일화를 곁들여 진행시킨다. 사실 그는 충동적 성범죄자가 아니라, 일종의 정신병자이며, 장애인이다. 성인에게서는 어떠한 성적 충동도 받지 못하는 그는 상담 및 치료의 대상임에도 불구하고 사회적으로 어떠한 조력이나 구원도 받지 못하며, 단지 거세되어야 할 괴물 취급을 받는다. 포스터로만 존재하던 그가 처음 살아 있는 생물체로 등장한 수영장 장면은 꽤 인상적이었다. 그가 나타나자, 소리를 지르며 수영장 밖으로 도망치는 아이들, 텅빈 수영장에서 물안경과 오리발을 착용하고 수영하는 '괴물',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그를 데려가고, 그는 사람들에게 소리친다. "그저 더위를 피하고 싶었다고"
지난 2007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케이트 윈슬렛), 남우조연상(재키 얼 할리), 각색상 후보에 오른 [리틀 칠드런]은 평범한 소재와 일상을 다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짜임새 있는 구성으로 적당하게 긴장감을 유지하는 데 성공하고 있는 웰 메이드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주제의식도 뚜렷해서 '리틀 칠드런'에게 진정 위협적인 존재가 과연 아동 성범죄자인지, 아니면 밤마다 욕설과 함께 소리를 질러대는 전직 경찰관(이중적이고 파시즘적 인간형)인지, 아니면 위선적이고 가식적인 주부들인지, 그것도 아니면 아이들 보는 앞에서 노골적인 애정행각에 빠진 불륜 커플인지를 진지하면서도 유쾌하게 물어보고 있다.
특히 중간 중간 신뢰감 있는 목소리로 상황을 요약, 정리해주는 나래이터는 묘한 즐거움을 안겨주기도 한다. 다만, 불륜에 빠진 두 남녀가 '야반도주'를 시도했다가 모든 것이 헛된 꿈이었다는 식의 급작스런 결론 맺기는 매우 허탈하고 맥빠지는 노릇이다. 영화를 보고 난 다음 즉각적으로 떠오른 생각 "그래서 어쩌라고? 바람피지 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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