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시나리오 공모전 당선작인 만큼 일단 시나리오의 승리다. 한눈에 봐도 장편영화 치고는 저예산이란 것을 알 수 있지만 알수없는 이야기 진행이 너무나도 재미있다. 열명도 안되는 배우들이 양파껍질 벗겨나가듯 서로의 연관관계와 마치 자석에 끌리듯 한자리로 몰려오는 과정을 들여다 보면 정말로 치밀한 것을 알수 있다. 은근슬쩍 대한민국의 부조리까지 꼬집기도 한 이 영화는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는 대사와 시츄에이션을 제공함으로써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배우들의 연기들 역시 칭찬할 수 있는데 한석규는 흥행의 여부와 상관없이 재평가를 받을 것 같고 나머지 배우들 역시 짧은 제작기간을 비웃듯 엄청난 에너지를 쏟아내고 있다. (특히 신현탁과 정경호)
이 영화는 변명이 필요없는 영화인 것 같다. 사실 감독의 입봉작이다보니 기술적인 부분에서의 서툰점이 있지만 극히 적은 장소이동임에도 시나리오의 탄탄함이 뒷받침되다 보니 결코 지루하지 않았다. 비록 지금 관객들의 외면을 받고 있지만 독창적인 코드의 영화인 점에서 엄청난 수확이라고 할 수 있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