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인 "달마야 놀자" 도 굉장히 감명깊었다.
이런류의 영화를 후속편을 만든다는것이.. 어찌보면 전편의 작품성을 업고 흥행을 생각해 만든것이 아닌가 하는 오해도 살법하지만, 기대했던 만큼 이 영화는 1편에 이어 진지한 내용을 잘 전달해 주고 있다.
나의 그런 오해가 오히려 부끄러워질 따름이다.
1편에서의 가르침과는 또달리 새로운 가르침을 주고자 한다.
이 영화는 1편과 같이 코미디를 기조로 하고 있지만, 익살스런 풍자와 은근한 비꼬기 속에 새로운 깨달음을 전하려 한다.
서울의 무심사에 큰 스님의 유품을 전달하기 위해 은하사를 나선 청명,현각,대봉 스님은 오랜만에 세속에 나온터라 세상물정에 어둡다.
이들은 단지 유품을 전달하러 들른것인데, 막상 도착해보니 이미 주지스님이 5억의 빚을 지고는 노보살님,젊은 무진스님, 동자승만 남겨놓은체 도망가버렸고, 부동산 개발업체에게 이미 저당잡혀 법당의 불상에도 이미 차압딱지가 붙어 있는 상황이다.
그냥 떠나려 하나, 법당에 난입해 행패를 부리는 건달들의 모습에 무작정 3일안에 돈을 갚겠다고 돌아가라고 으름장을 놓는 청명스님.
일단 보내긴 했는데, 3일안에 5억을 만들어낼 뾰족한 방법이 있어야 하는터라, 청명스님은 법회를 열어 새로운 신도를 모으고, 기부금을 받아 어찌해볼 요량으로 시내 이곳저곳에 전단지를 돌린다.
어찌어찌 신도들이 모여 한창 법회를 하고 있는데, 또 건달들이 난입하여 행패를 부리는통에 그마져도 못하게 되어버리고, 전단지를 돌릴때 우연히 로또복권을 산 대봉스님의 복권이 1등에 당첨되어 300억원이 생기게 된것.
하지만, 돈을 받는것보다는 스님들을 절에서 쫒아내고 그 터에 빌딩을 짓는게 목적인 건달패거리들은 대봉스님이 로또복권 영수증을 넣어놓은 불전함등 절의 물건들을 압수해가버린것이다.
OMR 용지가 영수증인줄 알고 은행에 몰려간 스님일행은 진짜 영수증이 담긴 불전함을 찾으러가지만, 이미 건달패거리가 가져가버린게 아닌가.
결국, 이 불전함을 돌려받기 위해 맞장을 뜨게 되는데, 훌라후프 내기에서 스님들이 1승, 하지만, 이들이 돌려주지 않자 따지러 술집에 찾아간 스님일행.
결국 3판 양승으로 승부를 보기로 한다.
제 2경기는 노래자랑.
스님들이 다 이기게 된 판에 무진스님이 어머님 노래에 눈물을 흘려 노래를 못부르는 바람에 52점을 받아 아깝게 지게 되고, 제 3경기에 술내기를 하게 된다.
술이란 입에도 안대던 스님들이 신기하게 3경기를 이겨 결국 이기게 된다.
하지만, 다음날 건달 패거리들은 그런 약속도 잊은채 불전함을 돌려주지 않고, 안되겠다 싶은 스님들은 결국 도둑질을 하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이마져도 실패하고 상심해 있는데, 건달패거리들에게 일을 시키던 회장이 빌딩분양금과 은행 대출금을 들고 도망가는 통에 건달패거리들은 사기꾼으로 몰리게 된다.
사기분양에 당한 사람들이 분노하여 건달패거리들의 사무실에 난입해 사무실 집기를 들고갔다는 얘기를 듣고, 사람들이 몰려있다는 무심사로 찾아가지만, 불전함은 어디에도 없다.
이때 무심사의 젊은 무진스님에게 빠진 건달패거리들 사무실의 경리아가씨가 불전함을 가지고 무심사를 찾아온다.
자신이 샀기 때문에 당첨금이 자신의 돈이라고 생각하는 대봉스님, 차압된 불전함 속에 영수증이 있었기 때문에 당첨금이 자신의 것이라고 생각하는 건달두목, 건달두목이 사기를 쳐서 자신들의 돈이 묶여 있기 때문에 당첨금이 자기들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기분야 피해자들.
서로 당첨금이 자기것이라며 옥신각신 하고 있을때, 청명스님이 로또 영수증이 사정없이 찢어버린다.
잠시 혼란의 도가니였던 법당은 이내 잠잠해지고, 사람들은 잠깐동안 제정신이 아니었던 자신들을 탓하며 한숨을 쉬고 있는데, 동자승이 찢어진 종이를 맞추어 주겠다며 걷어간다.
동자승이 맞추어준 영수증으로 무심사 절터에 빌딩을 세우고, 그 꼭대기에 무심사를 지어 모두의 염원을 푼다는 이야기..
사실, 청명스님으로 나오는 정진영이 로또복권을 찢는게 아니고 태울줄 알았다.
만약에 태웠더라면 진짜 그걸로 끝장인건데.. 아쉽다..크크크.
돈앞에서는 불제자고, 건달이고, 다 똑같았다.
이 영화의 전반부에 나온 노보살님이 청명스님에게 깡통에서 엎질러진 염주알들을 깡통도,염주알도 손대지 않고 다시 집어 넣을수 있냐는 수수께끼가 낸다.
이 수수께끼는 노보살님이 예전에 청명스님의 스승인 큰 스님에게 냈던 수수께끼라 한다.
흠.. 이런류의 수수께끼는 TV문학관이나 인간극장 같은 TV 드라마에 불교관련 소재가 나올때면 나오곤 하던 가르침의 한 방식이다.
오랫만에 보니 참 새삼스럽군.
이 수수께끼가 이 영화의 후반부에 찢어진 로또영수증을 다시 모아 모두가 행복해지는 이 영화의 해피엔딩의 복선이다.
이 두가지 이야기는 어떤 관련이 있는걸까?
손을 대지 않고 염주알을 깡통에 넣는것과, 재물욕에 흐트러진 사람들의 마음을 하나로 뭉치는것?
사실 불가에서 말하는 깨달음에는 정답은 없다.
알아서 생각하자.
1편과 마찬가지로, 불한당 같은 사람들을 선을 행하는 사람들로 만든다는 주제의식은 같지만, 뭐랄까 오히려 1편보다 더 세련되어 졌다고 할까?
후속편의 단점인 '내용전개의 비슷함' 은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더 좋은 작품이 나온듯하여 기분이 좋다.
시놉시스는 대략 내가 써내려간 줄거리와 거의 일치하기 때문에 제작노트만 스크랩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