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감독 '이와이 슌지'의 영화들을 일컬어 '이와이 월드'라고 부른다. 그의 대표적인 두 작품(<러브레터>, <4월 이야기>)이 그의 그러한 닉네임을 만들어 주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그읭 영화는 언제나 동화같다. 그리고 정적이다. '사랑'이라는 한 가지 소재를 가지고도 그는 마술사인 마냥 다양한 모습의, 다양한 내용의 이야기를 그려낸다.
또한 그의 영화에는 음악이 있다. 그의 영화를 한 번이라도 접해 본 사람이라면 정서적 차이로 인해 이야기적인 면에 있어서 약간의 거부감이 들 수는 있을 수 있으나 그의 영화에 등장하는 음악에 대해서는 모두들 한 목소리를 낼 것이다. 백설 공주에게는 일곱난장이들이 있어야 하며 신데렐라에게는 유리구두가 있어야 하듯, '이와이 슌지'의 영화에는 음악이 있어야 한다. 단순히 분위기를 자아내기 위한 배경음악이 아니라 주인공의 감정이 이입된, 영화 속 주인공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듯한 그의 음악은 영화는 보는 모든이들에게 감동으로 다가온다.
거기다 그의 영화에는 미술이 있다. 전 뮤직비디오 감독이라서 그런지 장면 연출에 있어서 높은 퀄리티를 보여준다. 세련되지는 않았으나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더욱 동화같이 다가오는 것이 그의 영화이다. 정형화 된 미장센을 사용하거나 이질적인 느낌의 구도를 사용하지 않는다. 그는 이론에 충실한 장면연출 보다는 이야기에 충실한.. 현재 주인공들의 감정이나 상황을 잘 표현하고 녹여들게 할 수 있는 장면을 우리들에게 보여준다.
동화같은 이야기... 동화같은 장면... 동화같은 음악...
'이와이 슌지'감독의 작품들을 왜 '이와이 월드'라고 부르는지 이제는 다들 공감할 수 있을 것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하나와 앨리스>는 <러브레터>나 <4월 이야기>와 같은 전작들의 힘에 비해서는 크게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이것은 본인이 여고생도 아니고.. 그렇다고 그들의 마음을 잘 이해하는 그러한 남자도 아니기 때문에 이렇게 느꼈는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작품 역시 '이와이 월드'의 작품인 것만은 확실하다.
주인공 '하나(스즈키 안 역)'와 '앨리스(아오이 유우 역)'가 만들어가는 동화같은 이 이야기는 한장의 화려한 유화다. 여고생들의... 그러면서 단짝인 두 친구들이 '사랑'과 '우정', 그리고 그러한 과정에서 겪게 되는 '아픔'을 통해 그들이 겪게되는 성장과 그들의 감정을 감독은 대사와 장면, 음악으로 부드럽게, 그러면서 오묘하게 묘사한다. 특히나 영화의 후반부에 등장하는 '앨리스'의 발레 장면이나 '하나'의 고백하는 장면은 이 영화 최고의 장면으로 생각된다.
음악이 흐르는 한장의 동화같은 미술...
<하나와 앨리스>였다.
p.s 1. 좋은 곡들이 많으나... 엠블에서는 여러곡을 올릴 수 있는 에디터 기능이 없어서 한 곡만 올린다. 많은 분들이 그렇게 말씀하신다. 전작들에 비해 '이와이 슌지'의 느낌이 죽었다고... 하지만 음악을 잘 모르는 나에게 있어선 이 영화의 음악도 그리 나쁘지만은 않게 들린다. 그래서.. 14곡 정도 들어 있는 OST 중에서 한 곡만 올리지만 관심있으니 분들은 전곡을 다 들어보기를 권한다. 물론 영화를 보고 난 뒤 말이다.
p.s 2. 제길... 엠블에서는 직접적으로 포스팅에 음악을 다는 방법을 몰라서 매번 파란 블로그에 올린 다음 복사해서 사용했는데...
갑자기 파란블로그에 글이 안 올려진다. ㅎㄷㄷ;; 음악은.. 나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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